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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Nobody Knows <아무도 모른다>

by 언덕에서 2011. 11. 2.

 

 

 

 Nobody Knows <아무도 모른다>

 

 

 

 

 

 

2004년 일본의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할리우드 풍의 영화와는 달리 일본영화 특유의 아기자기함으로 인해 재미를 위해 영화를 보는 이에게는 많이 불편할 수 있는 작품이다. 1988년경에 일본 도쿄에서 일어난 실화가 바탕이 되어 영화가 만들어 졌다. 요즘 신문을 보면 4인으로 구성된 핵가족이 무너지고 1~2인이 사는 전자가족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부부만 사는 2인 가구,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대세로 부상한 것을 지적한 것인데 한때 가구 대표 형태로 여겨지던 ‘부부에 자녀 둘’ 구성의 4인 가구는 3위로 밀려났다고 한다.

  2010년 11월 현재 우리나라에는 2인 가구가 420만 5,000가구로 가장 많았다. 전체(1,733만9,000가구)의 24.3%다. 둘째로 많은 가구 형태는 1인 가구였다. 414만 2,000가구(23.9%)다. 반면 그간 줄곧 1위였던 4인 가구는 389만 8,000가구(22.5%)에 그쳤다. 혼자 또는 단둘이 사는 집이 5년 새 급속히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엔 ‘완성되지 않은 가족’처럼 여기던 1, 2인 가구가 이젠 주류가 됐기 때문이고 또 한편으로는 현대인에게 가족과 혈연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일본, 도쿄. 어느 아파트로 일가족이 이사를 온다. 이사를 하는 것은 어머니 케이코와 아키라, 교코, 시게루, 유키의 네 자녀였다. 하지만 집주인에게는 아버지가 해외 근무 중이어서 어머니와 아들 둘이서 산다고 거짓말을 했다. 여자 혼자서 아이 4명을 키운다고 하면 전처럼 쫓겨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 날 밤 식탁에서 엄마는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떠들지 말라"는 것과 "베란다나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새로운 규칙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모두 다르고 학교에 다니지도 않는다. 그래도 엄마가 백화점에서 일하고 장남 아키라가 엄마 대신 가사를 돌보며 이들은 그 나름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아키라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한다. 만약 결혼하게 되면 더 큰 집에서 함께 살 수 있고 학교에도 다닐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아침, 엄마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철이 없는 지, 아니면 매몰찬 건지, 엄마는 자신만을 위해 네 아이를 버리고 사라진다.  그때부터 아버지가 각기 다른 네 아이들은 서로 헤어지기 싫어, 도심의 작은 아파트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다. 그러나 아무도 그들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결국 막내가 굶주림과 사고로 죽고, 영화는 남겨진 아이들의 뒷모습을 비추며 막을 내린다.

 

 

 

 

 영화를 보면서 줄곧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가족의 의미를 가장 중요시여긴 사람은 3천년 전의 공자가 아닐까 한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 전국시대는 주변 도처에 오로지 싸우는 사람들뿐이었기에 그는 먼저 그러한 반목과 갈등과 증오와 투쟁이 인간의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만 했다. 인간의 모든 사회조직이 거국적인 파탄을 맞은 난세에 인간이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도덕의 배양기는 가족이었다. 공자께서는 화목한 가족에서 정상적인 사회를 본 것이다. 가족 속에서는 모든 식구들이 서로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접한다. 그것은 모두가 피를 나눈 가족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아이들이 일 년 이상을 힘들게 살아가는데도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이웃도 무관심할뿐더러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도 몇 년 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해 신병을 비관해 오던 30대 남자가 자신의 집에서 죽은 지 6개월여 만에 반미이라 상태로 발견돼 충격을 주었던 것인데, 그는 문고리에 목을 맨 상태였으며 숨진 지 6개월여가 지나면서 몸에 수분이 모두 빠져 반미이라 상태로 발견됐다. 그가 죽었고 미라가 되고 있는 중에도 가족과 이웃들은 아무도 몰랐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앞으로 가속화될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지 씁쓸하다. 전 세계인구의 반은 굶주리고 있고 1/3은 기아로 죽어가고 있는 현실인데 뭘 그러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부국으로 꼽히는 일본에서, 또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이 굶주림 때문에 죽어간다고 하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 이웃에 말 못 할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없는지 반성을 하게 만들고 역으로 따뜻한 관심을 생각케 한 영화이다.

 2004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2009년 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 초청작으로 2004년 57회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야기라 유야)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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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의 그늘 현장을 가다- 벼랑에 선 그들>24만명만 지역센터 등 혜택… 90만명 ‘나홀로 집에’ (문화일보 11/2)

'빈곤아동'에 대한 사회적 돌봄 서비스는 현재 지역아동센터와 초등돌봄교실 등이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보건복지부에서, 초등돌봄교실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고 있다.
 2일 복지부에 따르면 매일 혼자 있거나 형제자매와 함께 있어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6세 이상 18세 미만 아동은 2008년 말 기준 11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 중 방과 후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동은 올 5월 기준 3802개소에 10만2089명이다. 방과후보육과 초등돌봄교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등을 이용하는 아동은 14만여명이다. 사회적 돌봄 서비스를 받는 아동이 모두 24만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90만명에 가까운 아동이 사실상 집에서 어떤 돌봄 서비스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지역아동센터에는 주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가정의 아동이 무료로 다니고 있다. 따라서 방치되고 있는 빈곤아동은 주로 빈곤가정으로 추락하거나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경계선상에 있는 가정의 아동, 지역아동센터에 다닐 여건이 안되는 한부모·조손(祖孫)·다문화·장애가정의 아동들이다. 이들은 가정에서 혼자 지내면서 각종 범죄나 안전사고 등에 노출돼 있어 사회적 돌봄이 더욱 절실하다.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동도 센터 운영비 부족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급식 정도만 충족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30인 이상 지역아동센터는 월 평균 430만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대부분은 센터장과 생활복지사 인건비 등으로 쓰이고 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