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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D.H. 로렌스 장편소설 『아들과 연인(Sons and Lovers) 』

by 언덕에서 2011. 9. 23.

 

D.H. 로렌스 장편소설 『아들과 연인(Sons and Lovers)』

 

영국 소설가 D.H.로렌스(David Herbert Lawrence.1885∼1930)가 쓴 초기의 대표적 장편소설로 1913년 간행되었다. 다분히 자서전적인 소설이며, 작가의 가정에 실재하고 있는 인물이 남김없이 작중에 투입되어 있다. 표제는‘ Mrs. Morel‘s Sons and Lovers’의 뜻이며, 광부인 모렐 부부의 가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자는 자신의 청춘의 체험을 통하여, 폴을 중심으로 한 어머니와 미리엄 사이의 사랑의 갈등을 그리면서 현대 청년 군상의 비극적 정신생활을 묘사, 사실적인 필치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 속에 작가 자신의 은밀한 부분들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로렌스의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의 중요한 틀인 무지한 아버지와 교양 있는 어머니, 그 사이에서 어두운 청춘기를 보내는 아들,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미묘한 심리 등은 모두 작가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다.

 

영국 작가 D.H.로렌스( David Herbert Lawrence.1885∼1930)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광부인 모렐 부부의 가정이 배경이다. 아버지 월터 모렐은 무식하고 거칠며 가정에 등한한 탄광부이고, 어머니 거트루드는 온화하고 교양 있는 여자이다. 장남 윌리엄이 런던에서 일하다 약혼자와 함께 귀향한 후 폐렴과 매독으로 죽어버렸기 때문에 둘째 아들 폴의 장래에 대해 대단한 기대를 걸고 있다. 계급, 교육 정도의 불균형으로 불행한 부부생활에서 기댈 곳은 오직 자식뿐이기 때문이다.

 2부는 폴과 어머니, 폴의 애인 밀리엄, 유부녀 클라라 도즈와의 관계가 중심을 이룬다. 어머니에 대해 압박감과 애정을 동시에 느끼는 폴은 애인들에게서 어머니의 사랑과 똑같은 애정을 느끼고 싶어 한다.

 밀리엄과의 관계에서 폴은 정신만을 중시하는 밀리엄의 사랑의 방식에 만족하지 못하고, 어머니가 방해를 했기 때문에 실패로 끝나고 만다. 폴은 다음으로 여권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연상의 여인 클라라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밀리엄에 대한 폴의 미련과 남편에 대한 클라라의 집착 때문에 둘의 사랑 역시 좌절되고 만다.

 폴이 25세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폴은 완전히 고독 속에서 방황한다. 그러나 차츰 어머니의 굴레를 벗어나 자립의 길을 모색해 나간다.

 

 

 무식하고 무기력한 노동자 아버지와 지적이고 자의식이 강한 어머니 아래에서 성장한 한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소년이 주인공이다. 남편을 경멸하는 어머니는 모든 애착을 쏟았던 큰아들을 사고로 잃자, 둘째 아들 폴에게로 그 애착을 옮긴다. 그러나 연인과도 같은 어머니의 사랑이 아들들의 삶을 지탱하는 너무나 강력한 힘이었기에 오히려 폴은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하여 폴은 미리엄과의 정신적인 사랑도, 도스 부인과의 육감적인 사랑도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작가의 청년기 체험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성장 소설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즉, 지나친 기대와 애정을 쏟는 어머니 아래서 정신적 자유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한 청년의 심리적 갈등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폴 모렐은 작가 로렌스의 분신이며, 폴의 연인 밀리엄과 클라라는 각각 로렌스가 연모했던 제시 쳄버스, 스승의 아내였으나 후에 로렌스와 결혼한 프리다 부인을 모델로 하고 있다.

 폴은 자신에 대해 지나친 기대와 대리 만족적 욕구를 지닌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영혼과 육체의 안식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밀리엄, 클라라와 사랑에 빠져 보지만, 두 여인의 사랑의 방식에 대한 불만족과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실패하고 만다. 아들 폴과 어머니의 관계는 평범한 모자 관계를 넘어서 연인 사이 같은 느낌까지 주며, 어머니와 아들의 연인 사이에 묘한 질투와 반목의 감정이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로렌스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부분이 많은 작품이『아들과 연인』은 로렌스를 평생 따라다녔던 집착과 불안정한 애정을 묘사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