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윌리엄스 2막 희곡 『유리동물원(琉璃動物園.The Glass Menagerie) 』
미국 극작가 T.윌리엄스(Tennesee Williams.1911∼1983)의 2막 희곡으로 1945년 뉴욕에서 초연되었다. 불황시대의 세인트루이스의 싸구려 아파트를 무대로 극도로 내성적이고 사교성 없는 절름발이 아가씨 로라와 구두공장에서 일하면서 시를 쓰며 선원생활을 꿈꾸고 있는 동생 톰(작자의 자화상), 과거의 화려했던 꿈을 회상하며 아이들에게 무리한 기대를 걸고 있는 어머니 아만다, 이 세 식구가 모두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고 일가가 붕괴ㆍ이산되어가는 과정을, 내레이터를 겸한 톰의 회상이란 형식으로 그려간다.
제명은 롤라가 애완하는 유리로 만든 동물인형으로서 아름답지만 약하고 하잘것없는 로라의 세계를 상징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30년대 미국 경제 공황기의 아만다의 가정이다. 아만다는 아일랜드 귀족 계층의 신분으로 하층민의 처지에 놓인 현실을 인정 못해 과거의 화려했던 한때에 빠져 살아간다. 절름발이인 딸 로라는 집안에서 유리동물과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측음기나 만지며 살아간다. 아들 톰은 늘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한다. 아만다는 중세 귀족들의 초상화에나 나옴직한 자태를 가족들에게 요구하며 귀족적일 것을 강요한다.
어느 날 아만다는 톰에게 건실한 청년신사를 로라에게 소개해 줄 것을 부탁한다. 이윽고 톰이 데리고 온 짐은 그 집안의 사람들이 행동과 자세가 아주 이상하다는데 의아해 하지만 곧 재미있어 한다. 그리고 짐은 능란한 솜씨로 로라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낸다. 로라도 짐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난생 처음 밝게 웃으며 함께 춤까지 추게 된다.
그러다 유리 동물들이 쓰러지면서 로라가 가장 아끼는 유니콘의 뿔이 부러지고 만다. 로라는 애써 짐의 미안한 맘을 누그러뜨리려 한다. 로라는 어느새 자신의 세상을 나와 바깥세상과 융화되는 듯했다. 짐은 그런 로라를 보며 보상도 할 겸,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자신 있게 발산하며 키스를 하고 만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를 너무 큰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로라를 보며 곧 실수했음을 깨닫고 후회하게 된다. 결국 그는 자신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있음을 밝히고 로라는 다시 예전의 닫힌 세상으로 들어가고 만다. 짐은 아만다에게도 자신의 약혼녀에게로 가봐야 한다며 도망치듯 나가버린다.
아만다는 톰에게 모든 화를 쏟아내게 되고 톰은 그길로 집을 나와 방랑의 길로 들어서 버린다. 그러나 어디를 가나 로라에 대한 걱정과 죄스러운 맘이 또다시 그를 짓누르고 그는 이제 마음속의 로라에게 그만 자신을 놓아주라고, 그리고 변화하는 세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가라고 애절하게 충고하듯 로라에게 촛불을 끄라고 한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12세 때 부모를 따라 세인트루이스로 옮겨 살았는데 이때부터 그는 가난이 무엇인가를 뼈저리게 느꼈고 그것은 후일 그의 창작력의 한 바탕이 되었다.
미시시피주 콜럼버스 출신인 윌리엄스는 대학을 어렵게 마치고도 여전히 돈이 궁해서 주급 17달러를 받는 영화관 안내인 노릇을 하면서 계속 글을 썼는데, 바로 이즈음에 주급 250달러를 주겠다는 헐리웃의 MGM사의 교섭을 받았고 거기서 나중 「유리 동물원」을 쓸 만한 6개월 생활비를 저축했다. 이후 월리암즈는 숱한 문학상을 수상했다. 「유리동물원」은 1945년 [뉴욕 희곡비평가협회]의 상을 받았고 그 10년 후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로 같은 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1920년대 미국 경제 공황기의 아만다의 가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상징적인 대사를 활용하여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를 그리고 있고, 내레이터를 겸한 톰의 회상이란 형식으로 그려간다. 작가가 성장한 불황 시대의 세인트루이스를 무대로 하는 등 자전적 요소가 나타난다.
♣
‘유리동물원(The Glass Menagerie)’은 로라가 살고 있는 공간을 상징하는 것으로 로라가 빠져 있는 환상 속의 세계를 상징하면서, 현실과 격리된, 로라만의 자폐적 공간이다.
브로드웨이에서의 장기 공연에도 성공한 이 희곡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자서전적 요소가 담긴 추억극이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의 내면적인 심리 묘사가 중심을 이룬다. 여주인공 로라의 병적일 정도의 자기 집착과 현실적인 어머니와의 갈등은 곧 이상과 현실의 갈등이기도 하다.
이상과 환상의 세계 속에 살고 있는 로라. 현실적인 세계에 집착하는 어머니 사이의 갈등이 극적인 긴장감을 더해 주고 있다. 희곡의 대화가 지니는 상징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으므로, 대사의 압축된 표현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칙칙한 분위기의 무대와 환상적인 스크린의 조화도 극적인 요소를 더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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