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하디 장편소설『테스(Tess of the Durbervilles) 』
영국 작가 토머스 하디(Thomas Hardy.1840~1928)의 장편소설로 1891년 출판되었다. 정확한 제목은 <더버어빌 가의 테스>이며, ‘순결한 여성’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영국 소설 사상, 19세기 후반기의 걸작이라 일컬어진다.
하디의 소설들은 주어진 환경이나 운명에 의해 희생당하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전체적 소설의 분위기는 침울하고 비관적이며, 그의 섬세한 자연 묘사는 어두운 소설의 분위기 형성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하디가 살던 19세기는 다윈의 <종의 기원> 발표 이래로 신에 대한 믿음이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하디도 전통적인 기독교 신의 존재보다는 인간의 운명은 인간 그 자체로는 어쩔 수 없는 초자연적 힘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었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테스’도 연속적인 불운 속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순진한 시골 처녀 테스가 가혹한 운명과 위선적인 사회 질서에 의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운명과 환경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주는 작품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가난한 농부의 딸 테스는 순진하고 아름다운 소녀이다. 그녀는 가난한 집안 살림을 돕기 위해 더버빌 가에 들어가 하녀로 일하게 된다. 그 집의 알렉이라는 바람둥이 아들은 테스의 아름다움에 취해 그녀의 순결을 빼앗고 만다. 임신한 테스는 집으로 돌아가 아이를 낳지만 알렉에게 도움을 받을 생각이 조금도 없다.
힘들더라도 자기 힘으로 아이를 키울 결심을 하고 삯일을 하지만, 아이는 결국 병에 걸려 세례도 못 받고 죽는다. 새로운 생활을 찾아 목장에 가서 젖짜는 일을 하던 테스는 그곳에서 클레어를 만나고, 결혼에까지 이른다.
첫날 밤, 클레어는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며 용서를 빈다. 이에 용기를 얻은 테스도 알렉과의 관계를 고백하지만 클레어는 테스를 용서하기는커녕 남미로 떠나 버린다.
테스는 슬픔에 잠겨 친정으로 돌아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마저 죽자 가족은 집마저 잃게 된다. 이때 알렉이 나타나 가족을 도와줄 테니 함께 살자고 한다. 테스는 어쩔 수 없이 좋아하지도 않는 알렉과 살기로 한다.
한편, 남미로 갔던 클레어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테스에게 돌아오지만 테스는 이미 늦었다고 거절한다. 클레어가 테스를 찾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알렉이 클레어를 비난하자 테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칼로 알렉을 찔러 죽인다. 그리고 클레어를 쫓아간다. 둘은 짧으나마 행복한 나날을 지내지만 뒤쫓아 온 경관에게 붙들려 테스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고 만다.
비극의 아름다움이 모여 만든 감동의 대서사시이자 토마스 하디가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는 『테스』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시골 처녀의 비극적인 인생 역정을 그린 작품으로, 인습적 관념을 대담하게 다루면서도 애틋한 슬픔과 감동적인 비극미를 자아내는 20세기 문학의 선구적인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19세기 말의 영국 사회의 모순적인 사회 구조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도덕적, 종교적인 편견에 대한 하디의 고발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영국 시골 사람들의 근대화와 산업사회의 문명에 밀린 비극적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 하디는 자신의 향토에 대한 인간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 자연주의적인 문학관에 접근했으며, 인간의 비극상이 무엇인가를 제시하였다. 어느 문학 작품치고 그 작자의 인생관에 결부되지 않고 탄생한 작품은 없을 것이나 『테스』의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예는 그리 흔한 것이 아니다. 또한 인간과의 중압 밑에서 허덕이는 인간들의 공동운명체적 상황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연민의 정은 『테스』가 지니는 작품의 흥미와 시적인 향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매력적인 인물들의 성격이 빈틈없이 구성된 짜임새에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다.
♣
이 작품 『테스』는 19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토머스 하디의 걸작으로 출간 당시 선정적인 내용을 다뤘다는 이유로 당대의 보수주의자들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평단은 이 소설을 하디의 가장 뛰어난 성취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외모의 농촌 노동계급 여성 테스가 도덕적 편견과 저항할 수 없는 운명에 희생되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당시 사회의 이중적이고 편협한 가치관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또한 미혼모에 살인자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습을 대담하게 거스르면서도 사랑 앞에 진실했던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애틋한 슬픔과 감동을 자아낸다.
『테스』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세간의 논쟁거리가 되는 ‘순결’이다. 이 작품의 시대가 빅토리아 왕조란 것과 환경이 웨섹스 지방이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한 여자가 두 남자를 취하고, 함께 생활하던 남자를 살해한다는 것은 현세적으로 판단해도 심판대를 벗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사회 제도 혹은 관습적 윤리관으로 매도할 때 남는 문제점은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가에 대해 저자인 하디는 육체적 정조를 강조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하는 것에 정신적인 정조를 치유법으로 제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소설은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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