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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헤르만 헤세 장편소설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

by 언덕에서 2011. 6. 10.

 

 

헤르만 헤세 장편소설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

 

 

 

 

 

독일 소설가 H.헤세(Hermann Hesse, 1877∼1962)의 초기 작품으로 1906년에 발표되었다. 작가의 마울브론신학교 시절 체험을 바탕으로, 천부의 소질이 있는 한 소년이 몰이해한 어른들의 세계에서 상처를 입고 고민하는 것을 묘사한, 서정미가 짙은 작품이다. 

 실제로 헤세는 명문 마울브론 신학교에 입학하지만, 그곳의 속박된 기숙사 생활에 견디지 못하고 탈주, 자살을 기도한다.

“이 소설은 체험에 의한 것으로, 고통 받았던 생활의 단편이 숨쉬고 있다.”

 고 그는 고백하고 있다. 작중의 자유분방한 시인적 기질을 가진 헤르만 하이로나와 한스를 통해 작가는 1인 2역을 맡고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작가의 유년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문학에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어른들의 비뚤어진 기대와 욕망, 권위적이고 위선적인 기성사회와 규격화된 인물을 길러내는 교육제도에 희생되어 결국 창의성과 순수한 본성을 잃어버리고 삶의 수레바퀴 아래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194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독일 소설가 H.헤세( Hermann Hesse, 1877∼1962 )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4살이 된 '한스'는 독일 어느 시골 라틴어 학교의 학생이다. 그는 언제나 1등을 차지하는 우수한 소년으로, 총명해 보이는 이마, 빛나는 눈동자, 품위 있는 몸가짐으로 여러 사람에게 사랑과 믿음을 받고 있다.

 주에서 주관하는 시험에 합격하면 신학교에 입학하여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지만, 그것은 선택된 극소수의 학생에게만 허용된 좁고 험난한 길이다. 한스는 매일 밤늦도록 공부한 보람이 있어 시험에 2등으로 합격한다.

 한스는 신학교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얻어 그의 앞에는 빛나는 미래가 펼쳐진다. 여기에서 한스는 '하이르너'라는 소년과 친하게 되는데, 하이르너는 자유분방한 성격과 아름답고 훌륭한 말솜씨, 게다가 고대 건축과 조각에도 깊은 이해가 있는 소년 시인이었다. 한스는 하이르너에게 왠지 마음이 이끌렸는데, 그것은 난생 처음으로 느끼는 자유에 대한 동경이었다.

 신학교의 엄격한 교육은 하이르너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마침내 그는 학교 규칙을 어기고 선생에게도 반항을 하는 불량 학생으로 낙인이 찍히고 만다.

 소심한 한스는 하이르너와 가깝게 지내게 되면 자신도 불량 학생으로 생각될까 봐 차츰 그를 멀리한다. 한스는 하이르너와의 우정을 배신했다는 죄 의식으로 고민하지만, 겨울이 되어 두 사람은 다시 우정의 꽃을 피운다. 그러나 하이르너는 신학교를 탈출하여 결국 퇴학당하고 한스도 열등생으로 낙인이 찍혀 학교에서 쫓겨난다.

 고향으로 돌아온 한스는 이미 다른 사람들로부터 옛날처럼 사랑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자살의 유혹에 사로잡힌 한스는 비참한 생각을 하던 중, 죽음의 그림자에 이끌려 나골트 강에 몸을 던져 꽃 같은 목숨을 끝마친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르만 헤세의 사춘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총명하고 기품있는 한 소년이 어른들의 비뚤어진 기대, 권위적이고 위선적인 기성사회와 규격화된 인물을 길러내는 교육제도에 희생되어 결국 순수한 본성을 잃어버리고 삶의 수레바퀴 아래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뜻한 언어로 청춘의 권리를 주장하는” 이 책은 헤세의 분신인 두 소년 한스 기벤라트와 헤르만 하일너를 통해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지 않고 억지로 ‘사회의 유용한 일원’을 만들려는 사회와 학교라는 권력을 고발하며, 오늘의 청소년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민감한 정신의 소유자이자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어린 신학도 한스 기벤라트는 헤세의 분신이다. 그가 엄격한 신학교의 규율을 이겨내지 못하고 신경쇠약에 걸려 학교에서 쫓겨난 점, 작은 고향 도시로 돌아와 공장의 견습공으로 새로운 삶을 열어보려 했던 시도 등은 헤세의 우울한 청소년기와 겹치는 장면들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헤세가 세계와의 갈등을 극복하고 마침내 자아를 발견하여 자신의 고통스런 체험을 예술로 승화시킨 반면 한스는 엄격하고 딱딱한 집안 분위기, 그에 버금가는 학교 교육 및 사회의 전통과 권위에 눌려 파멸하고 만다는 점이다. 그랬을 때 "수레바퀴 아래서"란 비유적 표현에서 우리는 한 개인의 내면과는 상관없이 강압적으로 돌아가는 물리적 세계의 톱니에 짓눌린 여린 영혼을 떠올릴 수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세기 전환기의 독일 사회를 배경으로 하여 억압적이고 위선적인 교육 제도를 비판한 교육 소설이다.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학교 제도와 아버지, 목사, 교장, 학교 교사들의 몰이해와 명예욕 속에서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소년이 어떻게 상처받고 희생당하는지 보여준다. 이 작품의 배경인 19세기 말 독일에서는 청소년의 자살, 특히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자살이 심각한 사회 문제였다. 일주일에 한 명씩 학생들이 자살한다고 주장하는 통계학자도 있었고, 청소년의 자살을 마치 세기 전환기의 문화 현상처럼 여기기도 했다. 그리고 1880년에서 1918년 사이에 독일에서는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특히 많이 나왔는데, 『수레바퀴 아래서』는 독일 교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했을 뿐만 아니라 독일 문학사에서 기숙학교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확립하였다. 그리고 200여 년 전을 배경으로 하지만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시대성을 가지고 교육의 현실과 고단한 청소년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

 이 소설은 헤세의 자서전적인 요소가 짙게 풍기는 작품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국가시험, 신학교 입학, 신학교 탈출 사건 등은 바로 작가인 헤세 자신의 체험이다. 주인공 한스는 '나'라는 좁은 세계를 벗어나 '다른 세계'에 눈을 돌림으로써 약속된 미래를 잃어버린다. 여기서 '다른 세계'는 '하이르너'라는 친구로 표현되고 있다. 한스는 결국 약속된 미래를 잃어버렸을 뿐 아니라, 자유에 대한 꿈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질서'라는 큰 수레바퀴 아래 깔려 희생되고 만다.

 우리는 '한 어린 영혼이 고뇌하면서 주위를 살펴보고 있지만, 누구 한 사람도 그를 애정으로 감싸주지 못하고 무관심하였다.'는 사실에 진한 슬픔을 느끼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