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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허먼 멜빌 장편소설 『백경(白鯨. 모비 딕. Moby Dick / White Whale)』

by 언덕에서 2011. 6. 22.

 

허먼 멜빌 장편소설 『백경(白鯨. 모비 딕. Moby Dick / White Whale)』

 

 

 

미국 소설가 H. 멜빌(Herman Melville.1819-1891)이 1851년에 지은 장편소설로 ‘모비 딕’이라는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헤브(Ahab)의 복수담이다.

 책을 펼치면 서툰 낱말이 많이 튀어나온다. 육지 사람들로서는 상상도 못 할 험악한 바다생활이 펼쳐진다.

 포경선 피쿼드호의 선장 에이헤브는 고래에 대한 복수심으로 동료들의 충고도 아랑곳 않고 백경을 찾아 대서양에서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으로, 태평양으로 항해를 계속한다. 어느 날 돌연 백경이 나타나 3일이나 사투를 계속한 끝에 선장은 작살을 명중시켰으나 결국 고래에게 끌려 바다 밑으로 빠져들어 가고 피쿼드호도 침몰한다는 비극의 내용을 단 한 사람 살아남은 선원 이스마엘이 전하는 형식의 소설이다. 한때 포경선을 탄 경험이 있는 멜빌은 작은 배로 거대한 백경과 싸우는 웅장한 광경을 잘 묘사하였다. 발표 당시에는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였으나, 20세기에 이르러 재평가되어 격조 높은 서사시적 산문의 아름다움과 함께 세계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이 이야기의 화자 ‘이스마엘’은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 아브라함의 사생아로 태어나지만, 곧 추방되어 황야를 떠도는 방랑자가 된다. 이스마엘은 바로 멜빌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육지생활에 불만을 품고 포경선을 타게 되는데, 이 작품은 그의 선원생활을 토대로 하여 쓰였다.

 

영화 <백경 Moby Dick> , 1956 제작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자신의 이름을 이스마엘이라고 부르는 작중 화자는 육상의 생활에 불만을 품고 생명력이 있을 것 같은 바다를 동경하여 그곳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

 어느 날 밤, 이스마엘은 싸구려 여관에서 작살꾼인 퀴퀘그를 만나 한 방에서 자게 된다. 둘은 여기서 함께 바다로 나가기로 약속하고 포경선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낡고 허름한 피쿼드 호라는 포경선을 만나 크리스마스 날 아침 항해에 나선다. 피쿼드 호 선장인 에이헤브는 모비 딕이라는 백경에게 한쪽 다리를 잃고는 복수를 맹세한 노인으로, 일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배가 남하하여 따뜻한 지역에 도착을 해서야 이스마엘과 퀴퀘그는 선장의 모습을 보게 된다.

 밀향고래의 뼈로 만든 의족을 한 에이헤브 선장의 모습에 둘은 전율을 느낀다. 선장은 선원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다리를 잃게 한 고래, 모비 딕을 처치하는 것이 항해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모비 딕은 선원들에게 전설화된 고래로, 인간들에게 악의 화신과도 같은 존재이며, 공포의 대상이다. 에이헤브 선장은 어떤 고난도, 선원들의 희생도 불사하며 복수의 일념으로 끈질기게 추적한다. 피쿼드 호는 다른 배들로부터 백경의 행적에 대해 정보를 받으면서 인도양, 대서양, 태평양을 헤매며 항해를 계속한다.

 그러던 중 드디어 백경을 발견한다. 친신만고 끝에 복수의 기회를 얻은 에이헤브는 모비 딕과 3일간의 처절한 혈투를 벌인다. 첫날, 백경의 등에 작살을 꽂지만, 모비 딕은 보트를 뒤엎어 버리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둘째 날도 작살을 꽂는 데 성공하지만, 배가 뒤집어지고 선원의 목숨만 앗아간다. 셋째 날, 더욱 난폭해진 백경은 피쿼드 호로 달려들고, 복수에 불타 있는 에이헤브 선장은 고래를 향해 작살을 던진다.

 그러나 에이헤브는 고래의 목에 꽂힌 작살의 밧줄에 목이 감겨 물속 깊이 사라지고 만다. 피쿼드 호의 모든 선원들이 죽음을 당하고 이스마엘만이 지나가던 배에 의해 구조된다.

 

영화 <백경 Moby Dick> , 1956 제작

 

 

 이 작품은 배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이스마엘이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19세기 중엽 미국의 주요 산업이었던 포경업에 대해 공상과 리얼리즘을 섞어 서술하고 있다.

 이 작품은 모비 딕이라는 악의 화신과도 같은 흉포한 살인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고 복수심에 불타 있는 한 인간의 집념을 그리고 있다. 오로지 복수의 일념으로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을 항해한 끝에 드디어 모비 딕을 만나게 되고, 사흘간의 처절한 사투 끝에 에이헤브 선장은 백경 모비 딕과 함께 바다로 돌아가고 만다.

 에이헤브 선장의 행동이 비록 맹목적이고, 광적이며, 비극적일지라도 그의 집념과 투지는 생에 대한 숭고함을 갖게 한다.

 작품 내용 중에 경학(鯨學)에 관한 이야기며, 여러 문헌을 발췌한 부분이 많다. 이는 「백경」이 멜빌이 포경선에서 겪은 체험과 고래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조사를 바탕으로 오랜 집필 과정을 거쳐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빼어난 작품임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비록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했으나, 제1차 세계대전을 겪은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인간 정신의 심연을 들여다본 멜빌의 대표작으로 신비로운 고래 모비 딕과 그에 대한 복수심으로 광기에 휩싸인 선장 에이허브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운명적인 대결을 상징한 문학으로 높게 평가받는 작품이다. 거대하고 흉포하며 교활한 고래 '모비 딕'에게 한쪽 발을 물어뜯긴 에이허브 선장은 복수를 향한 일념으로 선원들과 함께 이 흰 고래를 찾아 대서양과 태평양, 인도양을 항해한다. 일본 열도 앞바다에서 마침내 오랜 적을 만난 그는 사흘 간의 치열한 사투 끝에 작살을 고래의 몸에 명중시키지만, 작살의 줄이 목에 걸려 고래와 함께 바다 깊이 가라앉아 최후를 맞는다. 작가는 결국 비극적 최후를 맞는 에이허브의 고독한 싸움을 통해 인간과 인생의 암담함, 인간심리의 착잡함을 상징적으로 그려낸다. 사나운 흰 고래 모비 딕에게 한쪽 다리를 빼앗긴 이래 복수의 화신으로 변한 선장 에이헤브(Ahab)는 끝까지 복수를 하려고 그 흰 고래의 행방을 추구하여 겨우 목표로 한 상대와 만났으나, 아차 할 순간 실수로 격투 도중에 바닷속으로 끌려들어 가 죽고 만다.

 줄거리는 매우 간단하지만, 이 속에는 우의가 풍겨져 있고, 결국 악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유한한 몸으로써 무한한 것에 도전하는 작자의, 인간적인 비극을 취급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비극을 묘사하는 데 있어 작자는 독특한 문체와 힘찬 리듬으로 비장한 감개를 부어 넣는 문장을 내놓았다. 그리고 이 문장 속에는 고래와 바다에 관한 많은 지식이 깃들어져 있어 웅대한 바다의 서사시를 만들어 냈다.

 이 작품은 미국문학 최대 걸작 중의 하나일 뿐 아니라, 가끔 <신곡> 및 <리어 왕>과도 비유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