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 장편소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Victor Marie Hugo. 1802~1885)의 장편소설로 1862년 간행되었다. 1845년부터 1862년에 걸쳐 완성된 이 작품은 총 5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위고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인도주의적 세계관으로 일관된 파란만장한 서사시적 작품으로서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작이다.
원 이름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이는 그러한 사람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사회의 부조리, 비합리성에 대한 작가의 고발을 전하고 있다.『레 미제라블』은 배고픈 조카들을 위해 빵 한 덩이를 훔친 죄로 무려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장 발장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다시 세상으로 나온 장 발장은 은 식기를 훔치려다 미리엘 주교로부터 한없는 자비를 배우게 되고, 거기서 얻은 깨달음으로 사랑과 선의를 다시금 베풀며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길을 보여 준다. 장 발장의 이야기뿐 아니라, 세상의 가혹함을 보여 주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 위고는 당대 프랑스 역사와 사회의 비정함에 대해 낱낱이 파헤친다.
한국에서는 1918∼1919년 우보(牛步) 민태원(閔泰遠)이 [매일신보]에 <애사(哀史)>란 제목으로 번안하여 처음 연재하였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배고파 우는 어린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감옥에 들어간 장 발장은 19년간의 옥살이를 끝내고 출감한다. 수염은 자랄 대로 자랐고, 등에는 무엇을 잔뜩 쑤셔넣은 배낭을 짊어지고, 손에는 굵은 지팡이를 들고, 큰 징을 박은 단화를 신은 채 잠자리를 마련하려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비참한 몰골에 수상쩍은 행색을 한 나그네를 보고 사람들은 문을 굳게 걸어 잠근다. 그래서 장 발장은 자신의 처지를 비참하게 만든 사회에 대해 냉소와 증오심을 키운다. 그가 보낸 19년은 절도죄로 5년, 네 번의 탈옥에 대한 형벌로 14년을 받은 것이었다.
장 발장은 여관마다 방이 없다는 핑계로 거절당하고 어느 집 앞 돌계단에 주저앉았다. 이 집이 바로 밀리에르 신부 댁이었다. 밀리에르 신부는 행색이 남루한 장 발장에게 잠자리와 식사를 대접하였다. 그러나 장 발장은 밀리에르 신부의 은식기를 훔쳐 달아났다가 다시 체포되어 끌려가는 신세가 된다. 이때 밀리에를 신부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이 은식기는 자신이 장 발장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증언하고 장발장을 풀어주게 하였다. 거기다 그는 장 발장에게 은촛대 2개를 주었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삶에 눈뜨게 된 장 발장은 다시는 죄를 짓지 않기로 굳게 결심한다.
장 발장은 도망치듯 그 고을을 빠져나와 하루종일 미친 사람처럼 마구 걷기만 했다. 장 발장은 은접시를 팔아 이 고을에서 저 고을로 떠돌아다니며 몽트리웃까지 왔다.
이곳에서 우연히 불이 난 곳을 보고 두 아이를 구출하였는데, 이 아이들은 바로 헌병대장의 아이들이었다. 때문에 그는 통행증을 보일 필요도 없이 영웅처럼 받들어져 마들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졌다. 그는 그곳에서 사업에 성공하여 마을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인망을 쌓아 시장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이때 욕심이 많고 악랄한 테나르디에 가에 딸을 맡겼다가 양육비를 버느라고 신세를 망친 팡티느를 구해 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당시의 사회는 전과자에게 이런 사회 복지가 인정되지 않고 있었다. 과거의 장 발장을 알고 있던 냉혹한 경감 자베르는 계속 그의 뒤를 쫓아다닌다. 그런데 어느 날 장발장으로 오인받아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되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때문에 장 발장은 고민 끝에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형을 받는다. 다시 수인의 몸이 된 장 발장은 교묘하게 탈옥하여 과거 시장을 할 때 불행한 여인 팡티느의 딸 코제트를 어려움으로부터 구해 낸다. 장 발장은 코제트를 데리고 파리로 갔지만, 그곳까지 쫓아온 자베르 경감을 피해 수도원으로 들어간다. 코제트와 함께 생활하게 된 장 발장은 비로소 사람과 사람 사이의 훈훈한 애정을 배우게 된다. 그리하여 수년 동안 수도원에서 생활하던 코제트는 아름다운 쳐녀로 성숙하였고, 장 발장은 행복하기만 하였다.
이윽고 두 사람은 수도원을 나왔다. 도시에 머물면서 생활하던 코제트는 어느 날 이상의 정열을 불태우는 젊은 변호사 마리우스를 만나 애정의 싹을 피운다. 장 발장은 이 일로 질투심을 느끼며 괴로워하였는데, 코제트는 장 발장에게 있어 세상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한편, 1832년 6월, 파리에서는 공화파의 반란이 일어나는데, 마리우스도 거기에 가담한다. 마리우스는 여기서 부상을 입게 되나, 장발장의 도움으로 무사히 도망친다. 또한 그를 쫓아온 자베르 경감도 포로 시절 장 발장에게 은혜를 입은 것을 기화로 장 발장을 놓아주게 되고, 이 때문에 자베르 경감은 고민하던 차에 센 강에 몸을 던지고 만다.
마리우스의 몸이 완쾌되자 코제트와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이 일로 갈등을 겪던 장 발장은 마리우스에게 자신이 전과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이 말을 들은 마리우스는 코제트에게 장 발장을 멀리 하도록 한다. 이 때문에 장 발장은 비통함과 고독 속에서 나날이 쇠약해져 간다. 이때 마리우스는 자신을 구해주고 또한 코제트에게 베풀어 준 은혜를 생각하고 장 발장에게 달려간다. 거기서 마리우스는 용서를 구하고, 장 발장은 두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달팠던 인생을 조용히 마감한다.
이 작품은 대혁명 이래의 동란의 시대를 배경으로 사회의 하층에 우글거리는 민중의 무지와 비참과의 일대 파노라마를 전개하고, 거기에 인도주의에 입각한 뜨거운 기원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소설이라는 형식이 갖는 기능을 극도로 넓혔기 때문에 많은 결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세계문학 중의 최고봉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장 발장은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고, 돈도 없어 가난한 누님의 7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다. 이 죄로 감옥에 들어간 장 발장은 5년의 판결에 네 번의 탈옥을 시도하다 19년간이나 감옥살이를 한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깊은 증오심을 지니고 출감하게 되는데, 밀리에르 신부를 만나 교화되어 비로소 인간의 눈을 뜨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발전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그는 이후 불우한 사람들을 구원하는 사랑의 생활을 스스로 실천하고 숱한 시련을 이겨낸다.
코제트를 만나면서 사랑을 느끼게 되고, 비로소 인생의 행복을 깨닫지만, 그녀가 마리우스와 결혼하게 되자 다시 외로운 신세가 된다. 이 때문에 마리우스를 미워하기도 하지만, 사회악에 의해 한 차례 비인간화를 겪은 인간이 어떻게 그 영혼 속의 선한 씨앗을 지키고 성장하며, 시련을 헤쳐나는가 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역할과 부류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밀리에르 신부, 코제트, 차가운 자베르 경감, 그리고 배경이 되는 워터루 전쟁, 1832년의 반란 등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변화 또한 매우 다양하게 전개된다. 그렇지만 세평(世評)에는 등장인물의 정형화에 따른 비현실성이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빅토르 위고는 이런 등장인물을 통해 그가 지니고 있는 세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자 하였다. 이런 이유로 이 작품이 갖는 커다란 의미는 곧 인간이 지닌 선한 양심의 발전과 그 완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
빅토르 위고(Victor Hugo)는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로 프랑스 낭만파 최대의 시인이기도 했다. 위고의 아버지가 군인이었기에 그를 군인으로 출세시키고자 하였으나 그는 소년 시대부터 위대한 문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그래서 15세 때부터 희곡으로 시작하여 시, 소설을 차례대로 쓰기 시작해 일생 동안에 그가 쓴 작품만도 시집이 20권, 극작이 10부, 장편 소설이 10편, 논문집이 5권에 달하는 방대한 것이었다. 어쨌든 그가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을 때 프랑스에서는 문학자에게는 전례 없는 국장으로 그를 대접했다. 1822년에 처녀 시집인 <서정시집>을 발표하고 1827년에는 희곡 <크롬웰>을 발표함으로써 명성을 떨치기 시작하였고, 15세기의 파리를 그대로 재생하려고 시도한 역사 소설 <노뜨르담 드 빠리>(1831)는 흔히 <노틀담의 꼽추>로 더 잘 알려진 그의 최대 걸작 중의 하나였다.
여기에 소개하는 「레 미제라블」은 위고가 나폴레옹 3세를 반대하다 국외로 추방당해 망명 생활을 하면서 5년 동안 쓴 것으로, 원고지 8천 장 이상이나 되는 대작이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은 ‘비참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장발장은 가난 때문에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한 사나이지만, 주교의 사랑에 감동되어 불쌍한 이웃을 돕는 데 자신의 평생을 바친다.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때로 고통받기도 하지만, 의지가 있는 한 그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비참한 운명을 타고난 한 인간이 강인한 의지로 그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눈물겨운 과정을 엿볼 수 있어 잔잔한 감동을 안겨 준다.
'외국 현대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스토옙스키 장편소설 『백치(白痴, Идиот)』 (0) | 2011.05.27 |
---|---|
괴테 장편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0) | 2011.05.18 |
디킨스 장편소설 『데이빗 코퍼필드(David Cofferfield)』 (0) | 2011.05.11 |
마크 트웨인 장편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 (0) | 2011.05.06 |
바진 장편소설 『차가운 밤(寒夜)』 (0) | 2011.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