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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디킨스 장편소설 『데이빗 코퍼필드(David Cofferfield)』

by 언덕에서 2011. 5. 11.

 

디킨스 장편소설 『데이빗 코퍼필드(David Cofferfield)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1812∼1870)의 자전적 장편소설로 1849∼1850년 발표되었다. 19세기 중엽, 디킨스 시대의 영국은 심각한 경제 불황으로 인한 실업률 증가와 농촌의 피폐로 도시 인구의 급증,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 10세 미만의 많은 어린이들이 힘든 노동 현장에서 착취당하는 등 전체적으로 암담한 시대였다.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과 고난이 새겨져 있어서 주인공 데이비드는 작자의 분신으로 생각할 수 있다. 유복자로 태어난 데이비드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인해 불행하게 되며, 갖가지 고통을 참고 견뎌내며 소설가로서 대성하는 과정을 그렸다.

 두 여인 도라와 아그네스의 애정 등 정신적인 성장 발전의 요소도 가미되어 있는 점에서 하나의 '교양소설'로 볼 수도 있다. 이 밖에 작자의 아버지가 모델이라는 더없이 호인이고 낙천가인 미코버, 충실한 가정부 페고티, 가련한 소녀 에밀리 등 많은 인물이 등장하여 각기 성격과 특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때로는 주인공 이상으로 잊혀지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작자가 가장 좋아했던 작품으로서 대표작의 하나이다.

영화 <데이빗 코퍼필드 David Copperfield> , 1935 제작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6개월만에 태어난 데이빗은 상냥한 어머니와 친절한 유모 페고티의 보호 아래 밝게 자라난다. 그러나 어머니가 매드스톤이라는 냉혹한 남자와 재혼하면서 고난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데이빗은 셀럼 하우스라는 학교에 보내져 온갖 폭력과 굴욕을 경험하다가 매드스톤이 경영하는 템즈 강변의 술집에 근무하면서 굶주림과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견디다 못해 그는 여기서 도망쳐 도버에 살고있는 백모를 찾아 힘든 여행길에 오른다. 여행 도중 짐과 전재산이었던 1파운드의 금화를 나쁜 말몰이꾼에게 도둑맞았기 때문에 그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데이빗은 백모 댁에서 캔터베리 학교를 다닌 후, 죠킨드 법률 사무소 서기로 근무하던 그는 사무소장의 딸 도라와 결혼해 행복하게 지낸다. 그러나 그녀도 곧 세상을 뜨고 만다.

 데이빗은 도라가 죽은 후 오랜 친구 애그니스 위크필드와 재혼하며, 소설이 끝나갈 즈음에는 원숙한 어른이 되고 작가로 성공한다.

영화 <The Personal History of David Copperfield> , 2019 제작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가난과 고통의 비참함을 몸으로 느끼며 자랐던 찰스 디킨스 자신의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내 보여주는 인물이다. 풍부한 인간미와 유머를 지닌 등장인물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는 찰스 디킨스는 이 책에서 주인공 데이비드를 비롯해 온갖 고생을 이겨내고 중산계층에 합류하는 미코버, 충실한 가정부 페고티, 가련한 소녀 에밀리 등 개성 있는 인물들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다채롭게 담아낸다. 이 소설은 순수하고 착한 영혼의 데이빗이 많은 개인적․사회적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일생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당시 사회문제를 고발하면서 영국인들에게 위안도 안겨주었다.

 데이빗은 작가의 분신이고, 데이빗의 경험은 많은 부분 작가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의부에게 가혹한 학대를 받으면서도 꺾이는 일이 없는 데이빗은 집을 뛰쳐나와 백모에게로 향해 가는데, 그 모습은 너무나도 애처롭다. 그러나 그의 주위에는 항상 밝은 기운이 맴돌고 있다. 그는 성장해서도 그런 밝은 성격과 강한 의지를 잃지 않는다.

 

 

 데이빗은 세상의 권위, 불합리한 압력에 대해 반발은 할지언정,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지는 않는다. 얼핏 보기에 평범한 듯하지만, 세상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인물이다.

 작가의 인간애가 가장 잘 느껴지는 것은 데이빗이 술집에 있던 시절의 하숙집 주인 미코버이다. 작가의 아버지를 모델로 한 이 인물은 호탕한 성격으로. 술을 굉장히 좋아한다. 술값으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도 ‘어떻게든 되겠지’하며 항상 고급 안주만을 찾는 태평스런 성격을 가지고 있다.

 “1년 수입이 20파운드인데, 지출이 19파운드 19실링 6펜스라면 그 사람은 행복하지만, 지출이 20파운드 6펜스라면 그 사람은 불행하다.” 고 자신의 방종한 생활 태도에 대해 데이빗에게 변명하는 장면은 가히 해학적이다.

 이 소설에는 주인공 외에도 시종 변함없이 충실하게 돌봐주는 유모 페고티, 한때 주인공을 하숙시키는 가난하면서도 극히 낙천적인 미코버 등 한번 읽고 잊혀지지 않을 뛰어난 인물들이 묘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