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영화의 효시 - 루이스 마일스톤 작. <서부전선 이상없다>
1930년 미국영화인 이 작품은 감독 루이스 마일스톤, 각본 맥스웰 앤더슨, 제작사 Universal Pictures로, 류 아이레스ㆍ루이스 홀하임ㆍ존 레이 등이 출연했다. 1930년 제3회 아카데미 감독상ㆍ작품상 수상 작품으로 원작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소설이다.
전쟁에 대한 회의(懷疑), 비참함, 공허함이 잘 드러난 사상 최고의 반전(反戰)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작품은 명예를 위해 독일군에 입대한 젊은이 몇 명의 모험을 추적해 나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들이 찾은 것은 공포, 히스테리, 의미 없는 죽음뿐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파울 보이머는 급우인 크로프, 뮐러, 켄메리히 등과 함께 담임선생인 칸토레크에게 설득되어 나이 열아홉에 지원병이 되어 10주간의 훈련을 받고 서부전선(西部戰線)에 출정(出征)한다.
그들은 우편배달부 출신 하사관 힘멜슈토스의 음흉한 장난에 시달려서 학교에서 배운 세계관이 산산이 부서진다. 전상(戰傷)을 입은 켄메리히는 죽고, 독가스 공격을 받고 사체(死體)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경험, 전선에서 그들을 괴롭히던 힘멜슈토스 하사관에의 복수, 그러는 동안 클라스메이트는 여러 가지 시련을 겪고, 신병교관(新兵敎官)이 되기도 했다.
그들 150명의 중대(中隊)는 32명이 남아서 전방에서 교대되어 후방에 나와 프랑스 여자와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다시 전투가 치열하여 보이머는 크로프와 함께 전방에 나갔다가 모두 부상을 입고 병원에 보내진다. 이때의 부상으로 전우(戰友) 크로프는 다리를 자르고, 신뢰하던 중대장은 전사(戰死)하고, 사랑하던 전우들이 쓰러져, 마지막 파울 보이머도 죽고 만다.
한 학생이 조국을 지킨다는 사명감에 불타 1차대전에 참전하지만, 전쟁의 비참함과 굶주림,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살생을 겪으며 자신의 생각이 환상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전쟁에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이 영화의 라스트 씬은 영화와 문학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유명한 장면이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전사했다는 간단한 서술과 함께 그날은 전선이 조용하여 사령부에 올린 보고서에는 '서부전선 이상 없음'이라고 되어있었다는 이야기로 끝이 난다.
영화에서는 지친 주인공이 잠시 전선이 조용한 틈을 타서 참호 밖을 내다본다. 그의 눈앞에 나비가 한 마리 앉아있다. 나비를 향해 뻗어가는 그의 손. 그러나 나비를 잡기 전에 총성이 한발 울린다. 그리고 힘없이 꺾어져 땅에 떨어지는 그의 손. 그리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는 평화주의적 메시지가 워낙 강해서, 당시 몇몇 군국주의 국가에서는 상영이 금지되거나 비난을 받았다. 이 영화의 스타였던 루 에어스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위생병으로 근무하며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양심에 따라 전쟁을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이 영화의 시각효과와 카메라의 움직임은 매우 뛰어나다. 특히 크레인에서 찍은 전투장면에서는 수천 명의 엑스트라가 등장하며, 참호를 따라 총알이 날아다닌다.
그러나 대사가 나오는 장면은 여전히 구식이었다. 배우들은 마치 대사를 큰 소리로 읽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대조적인 모습은 영화산업이 시각적으로 세련된 무성 장편영화로부터 예술적으로는 원시적인 유성영화로의 이행기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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