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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법륜스님이 본 붓다에 관한 이야기 『붓다, 나를 흔들다』

by 언덕에서 2010. 1. 7.

 

 

법륜스님이 본 붓다에 관한 이야기 붓다, 나를 흔들다

 

 

  

 

매주 일요일 정오에 불교방송(BTN) TV에서 방송하는  '즉문즉설'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기아·질병·문맹퇴치운동, 인권·평화·통일운동, 생태환경운동을 실천해 온 운동가요, 수행자인 법륜스님이 그 분이다. 이 책은 법륜이 본 붓다에 관한 이야기를 수록한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붓다를 만나 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낸 것으로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붓다, 나를 흔들다’는 개인 차원의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2부 ‘붓다, 세상을 깨우다’에는 세상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사례들이 담겨 있다.

3부 ‘붓다, 길을 가리키다’에서는 수행자(출가 수행자든 재가 수행자든)로서의 삶의 자세를 담았다.

 

 상대방이 나를 비난할 때, 하나뿐인 자식을 잃었을 때, 집단간에 분쟁이 생겼을 때, 수행자로서 법을 어겼을 때, 살생을 했을 때 등 일상에서 언제고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로 괴로워한 사람들을 붓다는 어떻게 도왔을까? 정토회 지도법사인 법륜이 쓴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법륜은 이 책에서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교사로서의 붓다의 면모를 만날 수 있게 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변화된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길을 구체적으로 밝혀준다는 점이다.

 

 

 붓다를 만난 사람들이 변화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붓다의 말씀을 듣고 꿈에서 깨어났기 때문이다. 만약 꿈에서 강도에게 쫓기던 사람이라도 꿈에서 깨어난다면 더 이상 “강도가 어디 갔지? 누가 강도를 잡았지? 어떻게 해서 곤경에서 벗어났지?” 하고 묻지 않는다. 더 이상 강도에게 쫓기지도 않는다. 그것이 꿈이었음을 알아버린 것이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다. 이 책은 이처럼 붓다를 만나 진리의 말씀을 듣고 꿈에서 깨어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동시에 붓다가 어떻게 그들을 깨닫게 했는지를 보여준다.

 

 

 붓다는 어느 것이 옳다든지 혹은 그르다든지 하여 옳고 그름을 판정하기보다는 늘 스스로 알아서 깨닫도록 했다. 상대의 주장을 부정하거나 비난하거나 배척하지도 않았다. 상대방 말 속의 모순을 지적해 줌으로써 질문자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했다. 이렇게 스스로 깨달은 사람은 다시는 그 문제에 대해 의문이나 의혹을 품지 않는다. 붓다는 또 합당하고 합리적인 언어로, 상대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했다. 이론적인 이야기를 어렵게 한 적도 없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알쏭달쏭하게 한 적도 없다. 그래서 붓다의 말은 아무리 무지한 사람이라도 한 번 들으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외아들을 잃은 한 여인이 있었다. 괴로움에 빠진 이 여인이 붓다를 찾아와 아이를 살려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붓다는 여인에게 사람이 한 번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 한 움큼을 얻어오라고 한다. 그깟 겨자씨 한 움큼이면 아들을 살릴 수 있다는 말에 그 길로 온 도시를 다 뒤지고 돌아다녔다. 하지만 얻은 건 겨자씨가 아니라 어느 집도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은 없다는 사실이었다. 비로소 여인은 태어남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닫고 죽은 아이에 대한 집착에서 놓여나게 된다. 이 여인은 붓다의 법에 귀의해 수행 정진해서 더 큰 깨달음을 얻기에 이른다.

 

 이 책에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축복처럼 가득하다. 그리고 각 이야기에 담긴 붓다의 지혜를 법륜 스님은 오늘의 우리의 삶과 연결지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욕쟁이 아수린다카 이야기를 통해서는 화를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법을, 상사병이 난 비구에게는 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법을, 석가 족과 꼴리 족 사이에 전쟁으로까지 번질 뻔한 물싸움 이야기를 통해서는 사회적 갈등을 화합하는 법을 일러준다. 또 하인에게 절을 올린 일곱 왕자들 이야기를 통해서는 차별적인 제도를 넘어서는 법을, 붓다의 아이를 배었다고 중상 모략한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세상의 비난을 받아들이는 법을, 아들 라훌라를 출가시킨 이야기를 통해서는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법을, 살인자에서 수행자로 다시 태어난 앙굴리말라 이야기를 통해서는 ‘지금 여기’를 사는 법을 이야기한다. 2,500년 전 붓다를 만나 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까닭은 붓다의 이야기가 단순명쾌하기 때문이며,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진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수행자로서, 또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법륜 스님의 인간적인 경험이 나와 나, 나와 너, 나와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