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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사람이 사람됨으로 『한용운 채근담』

by 언덕에서 2010. 1. 4.

 

 

 

사람이 사람됨으로 한용운 채근담

 

 

 

 

 

세상을 살아가는 법도에 대한 지혜와 마음의 사색을 전해주는 책이다. 1915년 만해 한용운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저술하고, 1917년 신문관에서 발행했던 책이다. 다른 고전과는 달리 그 뜻이 쉽고 명쾌하며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마음가짐과 몸가짐에 대한 충고와 안내를 담고 있다. 특정한 사상과 관점에 얽매이지 않고 일반적인 인간의 속성에 대한 경고와 금언들이 마음의 행복을 찾아준다. 이 책은 마음속의 행복을 건네주는 책으로 정의하고 싶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고의 지혜서를 꼽는다면 서양의 탈무드가 있고, 동양에는 채근담이 있다. 이 책은 다른 어떤 고전과는 달리 그 뜻이 쉽고 명쾌하며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적절한 마음가짐과 몸가짐에 대한 충고이자 안내서이다. 특정한 사상과 관점에 얽매이지 않고 일반적인 인간의 속성에 대한 경고와 금언들이 마음밭의 행복을 찾아준다. 그래서 때로는 울림과 감동이 적지 않다.

 

 

 

 

 

 이 책은 <수성>,<응수>,<평의>,<한적>,<개론>등 다섯 편으로 분류되어 있다. 만해가 이 책을 출간한 당시, 초판은 인기가 있어 몇 달 만에 매진되었다고 한다. 읽다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강조하는 면도 있어 지루하기도 하다. 이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인간 삶에 대한 통찰과 수신의 덕목들로 가득하다는 측면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며 생의 목적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데 큰 도움이 될 만하다. 곁에 두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 번씩 읽을 때마다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 책이다. 선인들은 예부터 입을 모아 말해왔다. 나무뿌리(菜根)를 먹듯 담담하고 평범하게 세상사를 마주대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자기 삶을 편안하게 영위할 수 있으리라. <菜根譚>의 교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욕망을 이기지 못하면 사람이 욕망의 부림을 받는 것이니 변지는 이상하게 여길 일도 못됩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의 수많은 값비싼 의관을 보고 좋아하는 자는 엄연히 인간은 인간이로되 그 정신은 한번만이 아니라 이미 여러 번 변지가 된 것입니다. 마치 봄의 성벽에 떨어지는 꽃잎과 같고 급한 물살에 휩쓸려 내려온 돌과 같아 헤아려 볼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것이니 이것은 욕망에 구속이 되어 스스로 사물에게 사역을 받는 것입니다. "

 

 

 

 

 

 이 책은 주로 세파에 시달리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신조와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즐거움을 말하고 있으면서도, 일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어두운 시대를 살다 간 선비의 깊은 고뇌를 함께 담아내었다.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며 생의 목적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데 도움을 주며, 이를 통해 분명한 삶의 나침반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현대에 엄청나게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진정으로 내 마음을 울리는 단 한 권의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을 성장시키고 키워내는 하나의 '감동'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것은 진정한 삶의 나침반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채근담>은 옛 사람들이 들려주는 선비의 몸가짐과 마음의 자세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어쩌면 너무도 뻔한 말이지만 나이가 들어 읽으면 읽을수록 그 맛이 깊고 향기로운 내용으로 가득 찬 책임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알면서도 모르는 것이 삶의 길이란 것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다.

 

 

 

 

 

 <채근담>의 채근菜根은 '나무뿌리'라는 뜻이다. 담(譚)은 '이야기'를 뜻한다. 송나라 때의 왕신민은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씹어 먹을 수 있으면 곧 백가지 일을 가히 이루리라."고 하였다. 나물 뿌리와 같은 음식을 먹고 지낸다면 이 세상에 못할 일이 없다는 말이다. 채근담은 두 종류의 책이 있다. 하나는 명나라 때 홍자성이 지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청나라 때 홍응명이 지은 것이 있다. 일각에서는 홍자성과 홍응명이 한 사람이라는 출처가 있지만 이는 분명치 않다.

 이와 달리 한용운의 채근담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저술하였으며 풀이도 현대감각에 맞게 해 그 의미를 전달하는데 훨씬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책은  화가 날 때, 우울할 때 읽으면 마음이 절로 가벼워지는 책으로 현대인들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안정을 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심리적으로 급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정신적인 안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병이 바로 심리가 안정되어 있지 않을 때 생기기 때문이다. <채근담>을 읽으면 그런 불안한 심리가 사라지고 마음이 절로 가벼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