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古典을 읽다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고, 더구나 임금보다 더 귀하다' 『맹자』

by 언덕에서 2010. 1. 5.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고, 더구나 임금보다 더 귀하다' 맹자

 

 

  

유교사상을 완성한 맹자의 철학이 담긴 정치사상서 <맹자>를 번역한 책이다. 전국시대의 사회적 혼란과 사상적 위기 상황 속에서 공자의 가르침을 지키고 그것을 현실에 접목시키려고 했던 맹자의 사상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의미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인간과 사회, 역사 등을 대상으로 한 맹자의 다양한 언급들을 구체적인 맥락 위에서 해석하고 있다. <맹자>라는 책은 유가 철학의 추상적인 이론서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맹자>를 유학의 근엄한 경전이 아니라 실용적인 정치사상서로 생각하고 전국시대의 구체적인 역사의 무대 위에 올려놓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인간과 사회, 그리고 역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맹자의 다양한 언급들이 구체적인 맥락 위에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맹자라면 전국시대 노나라 사람으로 성선설을 주장했다는 아주 단편적인 지식만을 갖고 있던 젊은 시절의 나에게는 이 책을 통해서 맹자가 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왕도 정치를 주장한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실로 큰 성과였다. 봉건사회였던 그 당시로서는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고, 더구나 임금보다 더 귀하다.'는 것은 매우 개혁적인 말임에 틀림없다.

 맹자의 주장에 의하면 음악을 즐겨도 백성과 함께, 사냥을 즐겨도 백성과 함께 하여야만 백성은 물론 사회도 살찌는 것이다. 혼자서 아무리 좋은 음악을 들어도 여러 사람들이 둘러앉아 '얼쑤' 하며 어울릴 수 있는 음악보다는 못하다는 사실에서 맹자의 세계관을 읽을 수 있다.

오늘날의 세계는 너무나 복잡하고 냉정하다. 자기에게 이로운 일만을 하려고 할 뿐 조금만 불리해도 고개를 돌려버린다. 이런 현실에서 덕을 베풀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보내어도 받지 않는 편지라 비슷하다고나 할까?

 맹자가 제(齊) 나라 선왕(宣王)을 찾아갔을 때 일입니다. 마침 겨울 별궁에 머무르고 있던 선왕은 맹자에게,

 "현자(賢者)도 이런 즐거움이 있습니까 ?”

하고 물었습니다.

 맹자는 ‘있습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즐거움을 함께 즐기지 못하면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비난하게 됩니다. 윗사람이 즐거움을 나눠주지 않는다고 윗사람을 비방하는 것도 옳지 못하지만, 백성의 윗사람이 되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나누지 않는 것도 또한 잘못입니다. 백성의 즐거움을 함께 즐기는 사람이라면 백성 또한 윗사람의 즐거워함을 함께 즐길 것이며, 백성의 근심을 함께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백성 또한 그의 근심을 함께 걱정할 것입니다. 천하의 사람과 함께 즐기고 천하의 사람과 함께 걱정한 사람으로 천하에 패업을 이룩하지 못한 사람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맹자의 이와 같은 말은 오늘의 우리 현실에 대한 무거운 교훈이 아닐 수 없다. 경제적으로 우리 나라도 많이 발전했지만 우리는 가끔 과거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지금 사회가 소망하는 것은 더 잘사는 것도 좋지만, 함께 잘살기를 더 바라고 있다. 조금 덜 먹을지라도 상하가 진실로 사랑하며 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를 원하는 것이다.

골고루 잘사는 사회, 남에게 정을 베풀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사회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가 갖는 간절한 소망일 것이다. 이 시대에 맹자의 가르침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