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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이중섭의 생애는? 『이중섭 평전』

by 언덕에서 2009. 12. 2.

 

 

이중섭의 생애는? 이중섭 평전

 

 

 

 

 

이중섭이라는 화가의 개인의 일생에 대하여 평론을 곁들여 적은 전기문이다. 이중섭은 20세기에 활동했던 국내 어느 미술가보다도 문제 의식을 갖고 탐구해볼 만한 점이 많은 화가이다. 그는 전통적인 감수성을 바탕으로 표현기법의 자기화를 이룩한 천재적인 근대화가였으며, 그 생애의 비극성으로 인해 일반에게는 신화처럼 덧씌워진 이야기들로 더 많이 회자되었다. 화가 이중섭과 그의 작품에 관한 논문도 적지 않으며 주변인들의 회고글이나 인터뷰가 여러 잡지에 실리는 등 이중섭은 그간 여러 사람과 매체에 의해 관심있게 다루어져왔다.

                                                                   

 

 

 작품은 그것을 낳은 시대적 상황과 개인적인 삶의 굴곡을 떠나서는 올바로 이해될 수 없다. 이중섭은 피폐했던 고난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순수한 성정과 불 같은 정열로써 우리 민족 또는 자기 자신의 고통스런 자화상을 쉬지 않고 그려냈다. 그의 그림에는 뼈와 가죽만 남은 채 고통으로 울부짖는 조선의 소가 있고 서로 끌어안으려 몸부림치는 봉과 황이 있으며 바닷가에서 천진난만하게 물고기와 게와 어울려 노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의 그림에는 삶에 대한 태도와 민족의식,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희망이 있으며 또한 압제와 분단의 아픔으로 일그러진 민족의 신음소리와 가슴 떨리게 그려보는 도원의 이상향이 있다. 그러므로 그의 생애를 평전으로 정리하고 작품을 편년화시킨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가 삶의 각 시기마다 창조해낸 수많은 작품들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중섭을 유복자로 알고 있다. 1970년대 후반에 출간되었던 시인 고은의 이중섭에 관한 전기에 그렇게 씌어져 있었고, 그러한 소문은 이중섭 생애의 비극성과 함께 정설처럼 굳어졌다. 그러나 이중섭의 아버지 이희주는 이중섭이 5세 무렵까지 살아있었다. 이중섭이 태어난 후 형 이중석이 결혼을 했는데 형수가 시집왔을 때 시아버지는 살아 있었다고 한다.
또한 중등학교 시절 이중섭이 받은 미술교육에 관해서는 그간 매우 소홀히 취급되어왔으나, 이중섭이 오산학교에서 만난 도화교사 임용련과 그의 부인 백남순은 화가로서의 이중섭의 생애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사람들이다. 이 책에서는 최근의 조사 자료와 오산학교 선후배들의 증언들을 토대로 하여 이들과 이중섭의 미술세계가 갖는 연관성을 꽤 소상히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이중섭의 일본에서의 활동에 대한 상세한 연구(김영나 교수)가 발표되었는데, 이 연구에는 그동안 자주 이야기되었으나 흔적을 찾지 못했던 루오 양식이 이중섭에게 미친 영향을 살필 수 있는 사례가 포함되어 있어 이를 이 책에 반영시킨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루오풍을 창조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저항적이고 격렬한 성격의 소 그림에 관한 자료도 책의 집필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발굴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불운한 시대를 살아갔던 불행한 화가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책이다. 미술과 예술가의 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의심치 않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