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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백범 김구 지서전 『백범일지(白凡逸志) 』

by 언덕에서 2009. 11. 18.

 

 

백범 김구 지서전 백범일지(白凡逸志)

 

 

 

 

 

 

민족의 영원한 지도자인 백범 김구(金九)의 자서전이다. 1947년 12월 15일 도서출판 국사원(國士院)에서 아들 김신(金信)이 펴낸 초판본을 필두로 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10여 본이 각 출판사에서 의하여 중간되었다.

  전기문학의 현대적 고전으로 독립운동의 증언서이다. 상해(上海)와 충칭(重慶)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직을 지내오며 틈틈이 써놓은 이 책 친필 원본은 백범김구선생 기념사업회에 보존되어 있던 친필본을 김지림(金志林)이 윤문하여 이 책이 간행되었다. 

 

 

 

 

 

  항일독립운동의 최전선에서 생사를 기약할 수 없어 유서 대신으로 민족독립운동에 대한 경륜과 소회를 기록한 만큼 비장감이 넘치는 감동을 준다. 상ㆍ하편과 말미에 수록된 〈나의 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편은 김인(金仁)ㆍ김신(金信) 두 아들에게 쓴 편지형식으로 머리말을 1929년 5월 3일 상해에서 기록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 책 서두에 실린 ‘저자의 말’은 1947년 개천절로 명기되어 있어 <백범일지>가 근 20년에 걸쳐 완성된 것으로 된다.

  과장이나 수식이 없이 사실대로를 밝히는 데 주력한 이 전기에서, 상해 집필의 상편이 <우리집과 내 어린 적><기구한 젊은 때><방랑의 길><민족에 내놓은 몸>의 순서로 엮어져 있다.

  하권은 김구가 주도한 1932년 한인애국단(韓人愛國團)의 두 차례에 걸친 항일거사, 곧 이봉창(李奉昌)의사의 1ㆍ8일왕(日王)저격의거와 윤봉길(尹奉吉)의사의 4ㆍ29상해의거로 임시정부가 상해를 떠나 중국 각처로 표류하다가 충칭으로 옮겨가 제2차세계대전 중에 집필한 것으로서 칠순을 앞둔 망명가의 회고기록이 되고 있다.

  하권에는 <3ㆍ1운동의 상해><기적 장강 만리풍(寄跡長江萬里風)> 등의 제목 아래 광복군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국제연합군의 힘으로 민족해방을 맞게 되기까지의 투쟁역정을 엮고 있는데 하권에서 보이는 임시정부의 환국이나 삼남(三南) 순회 대목의 기술은 1945년 말 또는 1946년 초에 첨가한 것으로 보인다.

 

 

 

 

 

  상ㆍ하편 뒤에 붙은 <나의 소원>은 <민족국가><정치이념><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등 세 편의 글로 된 완전독립의 통일국가 건설을 지향하는 김구 민족이념의 역사적인 문헌으로 정평이 있다. 특히, 이 문헌은 엄항섭(嚴恒燮)이 엮은 <김구선생 최근 언론집>(1948)에도 수록되어 있어 민족통일의 교본으로 보급되어 왔다.

  광복 후 국사원에 설치된 출판소에서 김지림·김흥두(金興斗)가 편집 실무와 보급을 맡아 나오게 된 <백범일지> 초판본의 반응이 예상 밖이어서 이듬해 1948년 3월 1일자로 재판본도 잇달아 나오게 되었다.

  권두 22면의 화보와 본문 400면 B6판 세로쓰기 국·한문 혼용의 초판본 체재에 담긴 한 개인의 자서전임에도 쉬지 않고 읽히는 만년 베스트셀러로 되고 있다.

  이 책이 1989년 초여름 TV드라마로 방영될 만큼 큰 감동을 주는 것은 민족주체성의 교본과도 같기 때문인데, 원본을 토대로 한 미국 컬럼비아대학 소장의 김구가 미주 동포에 보낸 필사본 외에도 내용을 다소 늘여 베껴둔 김구의 친필 아닌 필사본도 나돌고 있어 한국 서지학사에 있어서 특기할 책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