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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경제학자가 쓴 삼국지 해설서 『삼국지 바로 읽기』

by 언덕에서 2009. 12. 6.

 

 

경제학자가 쓴 삼국지 해설서 삼국지 바로 읽기

 

 

 

이 책은 <삼국지>를 바로 알고 읽기 위해서 경제학자가 쓴 삼국지 해설서이다. <삼국지>는 불멸의 고전으로 동아시아에서는 성경이나 불경보다도 더 많이 팔리고 읽힌 책이다. 문제는 『나관중 삼국지』가 어떤 종류의 책인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 보면 천하의 악인들도 나오고 충신과 명장들이 나온다. 특히 여포나 동탁, 이각과 곽사, 조조는 악인의 대명사처럼 나오고 유비, 관우, 제갈량, 조자룡 등 소수만이 충의지사처럼 묘사되어 있다.

 사실 『나관중 삼국지』의 역사 해설 방식은 폐쇄적이고 국수주의적이다. 한마디로 중국인들의, 중국인들을 위한, 중국인들에 의한 역사해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잘못 읽으면 문화적 제국주의의 첨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삼국지』바로 읽기가 더욱 필요하다. 이 책은 '나관중 삼국지'에 대한 허와 실을 드러내어 '삼국지 신화'를 다시 평가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지적인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인간 처세술의 바이블','중국 고전문학의 백미','의리와 신의와 대의의 세계를 알게 하는 인생의 교과서'로 널리 알려진 삼국지는 항상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어왔다. 경제학 교수인 저자는 삼국지가 한마디로 역사적으로 심하게 왜곡되었고 그 의미는 너무 과대평가되었다는 점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비판한다. 수많은 사료와 해석으로, 그는 먼저 국내 유명 문인들의 무의미한 삼국지 번역경쟁에 일침을 가한다.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100만명의 병력을 동원하고 유비의 참모장인 제갈량 동남풍을 불러일으켜 대승을 했다는 게 나관중 삼국지 초반의 중심된 내용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것이 중국인들의 과장된 뻥튀기 소설임을 과학적, 실증적으로 밝히고 있다. 정사에 있는 내용에는 적벽에서 손권.유비군과 대치시 전염병이 창궐하자 조조는 그냥 슬며시 철수했을 뿐이다. 동남풍이 맞고 그러고를 떠나 동남풍이 존재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었던 것이 적벽대전의 실상인 셈이다. 이 책의 모든 부분의 <나관중 삼국지>의 과장된 면을 파헤치고 그 원인을 분석하는데 주력한다.

 저자는 '나관중의 삼국지' 자체가 중국인의 입장과 세계관을 반영, 기술한 모순적인 부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을 아무리 고쳐 제대로 번역을 한다 해도 모두 대동소이한 내용이 되고 만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현대인들에게 필독서나 처세술서로 읽히는 것을 경계한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적인 시각이 아닌 인문 사회과학적 시각으로 새롭게 삼국지를 해석한다. '나관중 삼국지'에 대한 허와 실을 드러내어 '삼국지 신화'를 재해석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지적인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충효, 춘추사관, 대의명분등으로 삼국지를 이해하는 관점에서 탈피하여 삼국지 시대의 각국의 지형과 농업생산력을 계산하고, 군주들을 그들이 펼친 경제정책과 외교정책의 관점에서 재평가하며, 기술수준과 병법등 실증적인 자료들을 기반으로 삼국지의 과장된 전모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다시금 나관중 삼국지를 읽고 싶을 만큼 정사 삼국지와 비교하면서 나관중의 촉한공정이야기를 자세히 분석해낸 수작이다. 또한 경제학자가 쓰면 이렇게 당시 전쟁에 소요된 경비분석과 병력의 숫자 - 조조군사 적벽대전의 백만군사는 거짓이다 - 들에 대한 타당성을 나름대로 분석한 것도 특이하다. 끝으로 저자의 쥬신(동이)족에 대한 이해는 우리 사학계가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기성사학계를 향해 경제학자 입장에서 냉철하게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