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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윌리암 골딩 장편소설 『파리대왕(Lord of flies)』

by 언덕에서 2022. 10. 27.

 

윌리암 골딩 장편소설 『파리대왕(Lord of flies)』

 

 

영국 소설가 윌리엄 골딩(William Gerald Golding. 1911∼1993)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1954년 발표되었다.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다. 무인도에 고립되어 야만 상태로 돌아간 소년들의 원시적 모험담을 통해 인간내면에 잠재해 있는 권력과 힘에 대한 욕망을 우화적으로 그려낸 우화풍의 소설로 인간악의 일면을 교묘하게 묘사해 냈다. 두 차례 영화로도 방영되어 세계적인 관심을 끈 바 있다. 『파리 대왕』은 모든 인간 안에 내재하는 두 개의 상충하는 가치의 충돌을 탐구한 작품이다. 한쪽에서는 규범에 따라 평화롭게 살면서 욕망의 즉각적인 충족보다 도덕적 선을 추구하려는 본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폭력을 통해 우위를 점하고 무리를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고자 하는 충동이 존재한다.

  비록 장교의 눈에는 소년들의 삶의 투쟁이 재미있는 놀이로 비춰졌을지언정 소위 성인들이 저지른 인간본성의 적나라한 표출은 소년들의 삶과 다를 바 없다. 아무도 없는 섬 소년들이 장악한 그곳에서 그들 사이의 음모와 권력 그리고 편가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저자는 소년들의 벌거벗은 몸뚱이마냥 우리 사회를 그려 넣으려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현실을 정확하게 이야기의 구조로 서술하고 있다.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다.

 

영국 소설가 윌리엄 골딩 ( William Gerald Golding.  1911 ∼ 1993)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핵전쟁이 벌어진 위기 상황, 영국은 25명의 어린 소년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려 했으나 소년들을 태운 비행기가 그만 바다에 추락한다. 랠프ㆍ잭ㆍ피기 등의 소년들은 비상 탈출, 무인도에 불시착한다. 이들은 구조를 기다리며 랠프의 지휘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며 다양한 구조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나 구조되려면 바닷가에 오두막을 지어야 한다는 랠프와 사냥을 해야 한다는 잭은 사사건건 대립하고결국 잭과 로저는 갱단을 만들어 무리를 이탈한다.

 소라를 쥔 사람이 발언권을 갖도록 하는 규칙을 무시하던 잭은 결국 랠프와 결별하게 된다. 짐승을 찾아나선 사이먼이 잭 일당에게 살해되고섬에 괴물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소년들은 안전을 위해 잭의 갱단으로 들어가고 결국 랠프와 피기만 남는다

 한편 죽은 낙하산병을 잘못 본 꼬마들이 짐승을 보았다고 하자 랠프는 수색대를 조직한다. 잭의 사냥패들은 자기들을 자축하기 위해 춤을 추고 주문을 외운다. 이때 짐승의 정체가 시체임을 알려주기 위해 나타난 사이먼을 죽이고 만다. 문명세계의 사회관습은 붕괴되고인간 본성에 잠재한 권력욕과 야만성이 드러나면서 섬은 지옥으로 변한다잭의 사냥패는 진지를 구축하고 핏기의 안경을 훔친다. 안경이 없어 불을 피울 수 없게 된 랠프 일행은 잭을 찾아가 안경을 돌려 달라고 호소한다. 그 사이 잭과 한패인 로저는 피기에게 바위를 굴려 떨어뜨리고 도망친다. 광기에 찬 잭과 로저는 점점 더 포악해져서 피기마저 죽임을 당한 것이다그러나 이제 흉악해진 사냥패들로 인하여 랠프는 위험한 고비를 맞는다. 몇 번의 위기를 넘기고 바닷가로 나온 랠프와 소년들은 연기를 보고 섬에 들어 온 영국 순양암의 해군장교에 의해 구조를 받게 된다.

 

 

영화 <파리 대왕 (Lord Of The Flies)> , 1990

 

 비행기의 불시착으로 무인도에 상륙하게 된 한 무리의 아이들. 여기까지는 로빈슨크루소의 아류작들과 어느 정도 시작 배경이 비슷해 보인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에 안성맞춤인 쥘 베른의 '15 소년 표류기'와 아이들 숫자도 비슷해 보인다. 낯선 무인도에서 하루, 이틀을 보내면서 아이들은 처음에는 끼리끼리 제멋대로 생활하다가, '조직적인 활동' 즉 사회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거쳐 뭉치게 되면서 '우두머리'를 뽑게 된다. 또 그들끼리의 규칙과 지휘체계를 갖추게 된다. 

 하지만 어른이나 사회의 아무런 보호도 없이 아이들이 야생과 죽음, 절망만이 가득한 무인도의 삶에 맞닥뜨려지자, 그들에게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비이성, 이기주의외 폭력성이 싹트게 된다. 결국, 아이들은 기존 룰을 지키려는 쪽과 룰을 파괴하고 야만과 비이성에의 삶을 추구하는 쪽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한쪽은 상대편을 폭력으로 해치고 심지어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살인마저 서슴지 않게 된다. 

 

 

 이러한 아이들의 눈과 행동, 언어, 이미지를 통해 저자는 인간들 본연의 야만과 잔인성, 이익을 사이에 둔 두 집단간의 첨예한 대립과 성격을 극명하게 묘사해 준다. 아이들의 삶이 생존으로 위협받을 때, 그 아이들이 벌이는 춤과 노래, 놀이가 더는 유희가 되지 못한다. 극기야 반대편의 아이들을 참혹하게 살인하는 과정의 묘사는 인간 본성과 인간 역사에 대한 적나라한 서술이다.

 1983년 노벨문학상은 "사실적인 신화 예술의 명쾌함과 현대의 인간 조건을 신비스럽게 조명하여 다양성과 보편성을 보여주었다"라는 수상 이유와 함께 저자에게 수여되었다.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작가가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인간의 사악함을 무인도에 불시착한 소년들의 행동 양식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983년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인간의 잠재된 심리와 폭력적 상황을 우화적으로 묘사한 이 소설은 사회관습이 매우 빨리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표현하여,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네안데르탈인의 최후를 배경으로 한 <계승자들(The Inheritors)(1955) 역시 근본적으로 난폭하고 타락한 인간성을 그렸다. <핀처 마틴(Pincher Martin)>(1956)에서는 전함이 어뢰에 맞아 고통스런 죽음을 맞게 된 해군장교가 죄책감에 싸여 옛날을 회상하는 것을 묘사했다. 소설 <끝없는 추락(Free Fall)>(1959)과 <첨탑(The Spire)>(1964) 역시 ‘벌이 꿀을 만들어내듯이 인간은 악을 만들어낸다’는 골딩의 신념이 잘 반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