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로호프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Тихий Дон, Quiet Flows the Don)』

 

숄로호프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Тихий Дон, Quiet Flows the Don)』

  

 

러시아의 작가 숄로호프(Mikhail Aleksandrovich Sholokhov.1905 ~ 1984)가 쓴 대하소설로 1928년 제1부 발표부터 1940년에 제4부가 완결되기까지 실로 십수 년이 걸렸다. 코작(카자흐)민족의 일대 서사시라고도 할 대작으로서 러시아공산혁명¹의 역사를 전해주는 대표적 걸작이다. 숄로호프는 이 한 작품으로써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혁명 속에서 자기의 갈 길을 발견하지 못한 채 백위군²과 적위군³ 사이를 몇 번이고 방황하다가 결국 파멸하지 않을 수 없었던 돈 강변의 성실한 코사크 청년 그레고리 메레호프와 정열적인 유부녀 악시냐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이야기의 주제로 하여, 역사의 폭풍 속에 말려든 한 인간의 운명을 여러 가지로 묘사하였다.

 주인공 그레고리는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청년이지만 자신의 양심이 명하는 대로 반혁명군(反革命軍)과 적군(赤軍) 사이를 전전하면서 파국에 빠져든다. 남의 아내와의 격렬한 사랑으로 살아가면서, 혁명에 의해 유린당하는 주인공의 비극을 돈 지방 카자흐들의 운명과 함께 묘사하고 있다. 수많은 폭력과 죽음으로 채색된 극단적인 면도 있지만, 러시아혁명의 본질과 개인의 존재 이유를 묻는 이 작품은 그 양에서나 질에서 러시아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꼽힌다.

 숄로호프는 이 작품으로 1965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36년, 1957년 소련에서, 2006년 영국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돈강의 위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부. 코사크족 중농집안의 청년 그레고리 메레호프는 우크라이나 돈 강부근 타타르스키 마을에 살고 있다. 그는 마을의 유부녀 약시냐와 사랑에 빠진다. 그레고리 집안에서는 동네 사람들의 소문을 두려워 해 그들을 떼어 놓으려 한다. 그레고리는 악시냐와 함께 마을에서 도망을 친다. 고향을 떠난 그레고리는 악시냐와 합께 행복한 가정을 일구어 가려는 꿈에 부푼다. 그 후 제1차 세계 대전이 터지자 그레고리는 전쟁터로 나간다.

 2부. 그레고리가 전쟁터에 나간 사이에 악시냐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이웃동네의 귀족 장교인 예브게니중위의 유혹에 빠지게 되고 그의 정부가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레고리는 악시냐와 헤어져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 사이에도 제1차 세계대전은 계속된다. 한편 10월 볼세비키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러시아에는 붉은 군대(적위군)와 제정러시아군(백위군)간의 내전이 시작된다. 그 무렵 그레고리가 사는 타타르스키 마을에도 전쟁의 파도가 밀려온다. 전쟁은 주민들에게 백위군과 적위군간의 선택을 강요하게 되고 결국 주민들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동족상잔이 계속된다.

 3부. 붉은 군대와 제정 러시아군(백위군)의 내전은 더욱 치열해 진다. 좌우 양진영으로 동원된 타타르스키 마을의 코사크 족들의 희생도 더욱 커진다. 백위군의 장교가 된 그레고리는 또다시 악시냐를 만나기 시작한다. 실망한 그의 부인 나탈리아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리고 전쟁터에서 백위군으로서 용맹을 떨치던 그레고리의 형 표트르와 많은 친구들도 적위군에 의해 세상을 떠난다.

 4부. 붉은 군대(적위군)와 백위군(제정 러시아군)간의 내전은 점차 레닌이 지휘하는 붉은 군대의 승리로 끝나간다. 백위군에 가담했던 그레고리도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고향 마을은 레닌의 공산당의 지배하에 들어가 있다. 한편 그레고리의 매부(妹夫)이자 고향친구 미하일은 그레고리를 공산당 인민위원회에 고발하려 한다. 그레고리는 이에 불안을 느끼고 악시냐와 함께 고향을 떠난다. 그러나 도주하는 중에 악시냐는 패잔병 무리들에 의해 사살 당하고 만다. 이념과 체제를 둘렀싼 동족상잔의 싸움에 지친 그레고리는 오랜 방황을 끝내고 타타르스키 마을에 돌아오지만 백위군과 적위군으로의 숱한 변신을 거듭한 그에게는 안주할 곳이 없다. 그는 아들 미샤를 안고 고향마을 주변을 끝없이 헤메일 뿐이다.

 

 

영화 <고요한 돈강 And Quiet Flows The Don> , 1957 제작

 

 

 숄로호프의 이 소설은 웅장한 스케일이란 면에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비견할 만큼 방대한 대하소설이다. 작자가 제기한, 혁명에서의 참된 모럴은 무엇인가, 격동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의 개인이란 도대체 어떠한 존재인가라는 테마는 자유의지로 살아가는 모든 개인들에게 매우 현실적인 의미를 가진다.

 또 그는 이 작품에서 역사를 거시적으로 묘사하는 한편, 개인의 생활을 자연주의적인 섬세한 표현으로 그리는 톨스토이류의 사실주의를 완성했다. 반혁명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했다 하여 처음에는 비판을 받았었으나 숄로호프는 이 작품으로 세계문단에서 주목을 받아 1965년 노벨문학상을 지명 받았다. 그러나 그 당시 소련당국의 압력으로 수상을 하지는 못했고 돈강 근처의 한 농장에서 조용히 살다가 1984년에 세상을 떠났다.

 『고요한 돈 강』은 혁명의 와중에서 자기의 살아갈 길을 찾지 못한 채 백군과 적군 사이에서 헤매다가 마침내 파멸하는 성실한 카자크 청년 그레고리 멜레호프와 정열적인 아내 악시냐와의 비극적 연애를 중심으로 제1차 세계대전, 혁명, 내전으로 이어지는 동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운명을 묘사했다. 이 소설은 민족적 대서사시이며, 혁명 이후 러시아 문학의 최고걸작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으로 숄로호프는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두 번째 장편 <열려진 처녀지>(1부 1932, 2부 1960)는 1930년대 집단화운동과 이에 직면한 농민들의 고뇌, 백군 잔당과 부농의 음모를 묘사한 작품으로, 제1부를 발표하고 제2부를 완결하는 데 거의 30년이나 걸렸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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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숄로호프 문학의 일관된 큰 주제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표류하는 개인의 운명이었다. 혁명ㆍ국내전ㆍ집단화운동이라는 역사적 대사건을 사실에 기초하여 거시적 각도에서 묘사하는 한편, 그중에서 개인의 운명과 생활을 자연주의적이라고 할 만큼 미세하게 묘출하는 수법은 <전쟁과 평화>등 톨스토이가 쓴 사실주의의 강한 영향을 찾을 수 있으며, 방언을 많이 사용해 지방색이 풍부한 문장은 고골리의 영향으로 지적된다.

 이런 의미에서 숄로호프는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과 소련 사회주의 초기에 현저하게 발전하던 활기를 강하게 결속시켜 20세기의 새로운 문학을 탄생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작 『고요한 돈 강』에서 그가 제기한, 혁명에 있어서 진정한 도덕이란 무엇이며, 무엇이 악인가 하는 문제는 극히 현실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단순한 역사소설ㆍ대하소설의 범주를 넘는 호소력이 강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이념 논쟁이 극심한 오늘날에도 이념이 개인의 삶을 지배하느냐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79년에 그의 <선집>이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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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숄로호프(Mikhail Aleksandrovich Sholokhov.1905.5.24∼1984.2.21): 러시아 소설가. 남러시아의 돈 강(江) 근처 카자크 마을 출생. 중학생 시절에 국내전쟁(國內戰爭)에 참가, 그 후에 하역(荷役)ㆍ교사 등 여러 가지 직업에 종사했으며, 1923년부터 문학 활동을 시작하여, 국내전쟁 시대의 돈 카자크의 생활을 취재한 많은 단편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1925년 이후는 자기 고향에 정주(定住)하여 러시아문학의 최고걸작의 하나인 장편 <고요한 돈 강(江)>의 집필에 착수, 1928년에 제1권, 1929년에 제2권, 1933년에 제3권, 1940년에 제4권을 내어 완성시켰다. 그리고 1930년에 두 번째 장편 <열려진 처녀지>를 쓰기 시작하여 1932년 제1부를 발표하고, 1959년에 제2부를 완성했다. 제2차대전 때에는 보도원(報道員)으로 참전하고, 파시스트에 대한 증오의 감정을 고무한 단편 <증오의 가르침>(1942), 러시아군의 위력을 예술적으로 묘사한 <그들은 조국을 위하여 싸웠다>(1943∼1944)를 썼다. 오랫동안의 문학적 공로에 의해서 레닌훈장을 수여받았고, <고요한 돈 강>은 스탈린상을 수상했다.

 

☞대하소설 : 사람들의 생애나 가족의 역사 따위를 사회적 배경 속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포괄적으로 다루는 소설 유형. 구성의 규모가 크며, 사건이 중첩되고 다수의 줄거리가 동등한 중요성을 띠고 전개된다.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따위가 있다.

 

 

1. 1905년의 제1차 러시아혁명과 1917년의 3월혁명(구력 2월)을 포함하는 러시아의 사회변혁 혁명을 일컫는다. 1905∼1907년의 혁명을 소련에서는 제1차 러시아혁명이라 하였고, 1917년 3월(구력 2월)과 11월(구력 10월)의 혁명을 소련에서는 전자를 ‘2월혁명’ 또는 ‘2월 부르주아 민주주의혁명’, 후자를 ‘대(大)10월 사회주의혁명’이라고 하였다. 이는 혁명 전 러시아에서는 16세기까지 유럽에서 쓰였던 '율리우스 력(Julian calendar)'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태양력인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을 혁명 이후에 받아들인다. 율리우스력은 그레고리력보다 13일이 늦다. 따라서 러시아혁명이 일어난 날짜는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1917년 2월 23일과 10월 24일이지만, 그레고리력으로는 각각 3월 8일과 11월 6일이 된다. 러시아에서는 1917년의 두 차례 혁명을 ‘2월혁명’과 ‘10월혁명’으로 나타낸다. 러시아가 구력과 신력의 차이를 설명하면서까지 '2월혁명', '10월혁명'이란 표현을 고집한 것에는 자신의 혁명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러시아혁명 [Russian Revolution, ─革命] (두산백과) [본문으로]
2. 1917년 러시아 혁명 때, 공산당의 적군(赤軍)에 대항하여 정권을 다시 찾으려고 왕당파가 조직한 반혁명군. [비슷한 말] 백군. [본문으로]
3. 러시아 혁명 기간인 1918년 1월, 차르 정권을 뒤엎고 볼셰비키의 지도 아래 노동자들로 편성한 군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