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힐턴 장편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턴(James Hilton, 1900~1954)의 장편소설로 1933년에 발표되었다. 이 소설은 이상향 샹그리라(Shangri-La)를 배경으로 하며, 모험과 철학적 성찰을 결합한 작품이다. 특히 "샹그리라"라는 이름은 현대에 이상향의 대명사로 사용될 정도로 문화적 영향을 미쳤다.
‘샹그리라’는 티베트어로 ‘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의미이다. ‘샹그리라(Shangri-La)’의 기원이 티베트 불교에서 전해지는 신화의 도시 '샹바라(Shambhala)'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이는 평화와 행복의 장소를 뜻한다. 제임스 힐턴이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그려낸 신비로운 지상낙원 '샹그리라'는 먹을거리가 풍성하고, 가보트 춤곡과 사람들의 노랫소리가 이어지며, 수만 권에 이르는 장서를 보유한, 풍족한 세계이다. 동시에 평화적인 세계관 속에 유·불·도교 사상의 숨결이 공존하며 중용의 미덕을 갖춘 곳, 수십 년간 젊음을 유지하는 불가사의한 비결까지 겸비한 이상 사회이다. 샹그리라야말로 날마다 피로에 젖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안식과 삶의 평화를 선사하는 꿈의 공간으로 새겨진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영국에서 당대에 상상력과 영상미를 가장 탁월하게 표현한 작품을 쓴 젊은 작가에게 수여되는 [호손덴 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샹그리라’는 이상향을 뜻하는 보통명사로 사전에 등재되기에 이르렀다. 정교한 플롯과 깔끔한 문장을 통해 정체 모를 신세계를 하나씩 파헤쳐 가는 즐거움을 안겨 주는 장편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은, 1930년대 최초로 만들어진 [포켓북스] 시리즈의 효시로서 페이퍼백 혁명을 일으켰다. 또한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1937년과 1973년에는 두 차례나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으며, 2009년 4월, 미국에서는 『잃어버린 지평선』의 신판이 출간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31년, 티베트 근처에서 영국 외교관 휴 콘웨이(Hugh Conway)를 포함한 네 명의 승객이 비행기에 납치된다. 그들은 미지의 산악 지역에 불시착하여 수수께끼의 장소 샹그리라로 안내된다. 샹그리라는 히말라야산맥 속에 숨겨진 도시로 완벽한 평화와 조화를 이룬 공동체 마을이다. 이곳 사람들은 오래 사는 비결을 알고 있으며, 외부 세계의 분쟁과 탐욕에서 벗어나 있다.
콘웨이와 동료들은 샹그리라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점차 빠져든다. 특히 콘웨이는 이곳의 지도자인 라마(Lama)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샹그리라의 비밀을 알게 된다.
라마는 콘웨이에게 샹그리라가 외부 세계가 파멸될 때 인류 문명을 보존하기 위해 설계된 장소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인간의 탐욕과 전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며 영원한 평화와 지속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샹그리라의 평화로운 삶에 매료된 사람도 있지만, 몇몇은 외부 세계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특히 콘웨이의 동료 말린슨은 샹그리라의 이상적인 삶에 동의하지 못하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콘웨이는 갈등에 빠지지만, 결국 말린슨과 함께 샹그리라를 떠나기로 한다. 콘웨이는 힘겨운 여정 끝에 외부 세계로 돌아오지만, 샹그리라에서 경험한 평화와 조화는 그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는 샹그리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그곳을 다시 찾지 못한다. 샹그리라는 그에게 이상향으로 남는다.
주인공 콘웨이는 바스쿨의 영국대사관에 10년이나 근속한 유능한 외교관이다. 1931년 5월, 바스쿨의 토착민들이 폭동을 일으키자, 그는 최후까지 그곳에 머무르면서 백인을 슬기롭게 피난시킨다. 그 후 비행기로 바스쿨을 떠났다고 전해졌으나, 곧 소식이 끊기고 만다. 몇 개월 후, 그의 옛 동창 러더퍼드는 그가 극도의 피로와 기억상실증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차츰 되살아나는 기억을 더듬어 가며 이야기하는 그의 체험담이 이 작품의 줄거리가 된다. 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독자까지도 이상환 몽환의 세계로 납치해가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콘웨이의 내적 갈등과 샹그릴라의 신비로운 매력을 통해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향의 본질을 탐구할 수 있다. 또한 현대 문명의 문제점과 이상적인 공동체에 대한 힐턴의 메시지를 음미하며, 작품 속 철학적 성찰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샹그릴라의 독특한 설정과 아름다운 묘사를 통해, 독자는 비현실적이면서도 강렬한 매력을 지닌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잃어버린 지평선』은 단순한 모험소설을 넘어, 이상향과 인간의 내면에 관한 깊은 철학적 탐구를 담은 작품이다.
♣
작품 속에서 샹그리라는 인간이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를 상징하며, 영원한 젊음과 평화,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그려진다. 소설은 전쟁과 탐욕으로 물든 현대 문명에 대한 반성과 인간 내면의 평화를 찾으려는 노력을 강조한다. 샹그릴라의 비밀인 장수와 불멸은 인간이 시간과 죽음에 대해 갖는 두려움과 욕망을 대변한다. 샹그리라는 동양 철학과 서양 이상주의가 결합한 장소로, 문화적 다양성과 조화의 상징이다.
그리고 히말라야산맥의 고립된 위치는 이곳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순수한 공간임을 강조한다. "샹그리라"라는 개념은 오늘날 이상향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작품은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과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제기한다. 이 소설은 1937년에 프랭크 카프라(Frank Capra)에 의해 영화화되었으며, 이후에도 여러 매체에서 각색되었다. 『잃어버린 지평선』은 출간 직후 대중과 비평가 모두에게 호평받았으며, 1934년 [호손덴 상(Hawthornden Prize)]을 수상했다. 1930년대 대공황과 세계 대전의 위기 속에서, 독자들은 샹그리라를 이상적인 피난처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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