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케인 장편소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Postman Always Rings Twice)』
미국 소설가 제임스 M. 케인 (James M. Cain, 1892~1977 )의 대표작으로, 1934년에 발표되었다. 미국의 대공황 시절, 갈수록 고립되고 혼란스러운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일어난 욕망과 배신과 살인을 그린 작품이다. 범죄소설로 분류되는 이 작품은 노르웨이 영화 · 할리우드 영화 · 연극 등 다양한 매체로 각색되었으며, 현대 범죄문학의 중요한 기초를 마련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고속도로변 샌드위치가게의 섹시한 안주인은 바람처럼 나타난 새 종업원과 눈이 맞아 중늙은이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완전범죄를 모의하고 실행에 옮긴다. 이 작품은 성과 폭력을 주제로 한 미국판 이색 범죄 미스터리 소설이다. 방랑자 프랭크가 불쑥 뛰어든 고속도로변 샌드위치 식당은 배불뚝이 그리스인 주인과 젊고 섹시한 미모의 아내 콜라가 경영하는 가게이다. 이곳에서 일하게 된 프랭크는 요염한 콜라와 깊은 관계를 맺고 거추장스러운 남편을 살해하기 위한 완전범죄를 계획하여 성공한다. 이 소설은 1930년대 미국을 무대로 한, 폭력과 치정을 밀도 높게 그려낸 하드보일드 문학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비정상적인 인간관계와 도덕적 혼란을 다루며 그 속에서 발생하는 사랑과 죄악 그리고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묘사했다. 비도덕적인 주인공과 사회와 단절된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치명적인 이야기이다. 1946년 테이 가넷 감독에 의해, 1981년 밥 라팔슨 감독에 의해 여러 차례 영화로 제작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프랭크 체임버스는 떠돌이 부랑자로, 가진 것 없이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변의 작은 간이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한다. 식당 주인 그리스 이민자 닉은 일손이 필요하다며 그에게 일을 제안한다. 처음에는 망설였던 프랭크는 젊고 매력적인 안주인 코라를 보고 일을 받아들인다. 코라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닉과 사랑 없는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프랭크와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리며 비밀스러운 관계를 시작한다.
코라는 닉과의 따분하고 억압적인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고, 두 사람은 닉을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첫 번째 시도는 실패로 끝나지만, 닉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간다. 그러나 코라와 프랭크는 포기하지 않고 더 치밀하고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셋은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프랭크와 코라는 기회를 잡아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닉은 결국 사고로 위장된 상황에서 목숨을 잃게 되고, 두 사람은 닉이 없는 새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살인과 범죄의 무게는 둘의 관계를 점점 갉아먹는다. 서로에 대한 신뢰는 금이 가기 시작하고, 검찰의 의심과 법적 압박 속에서 둘의 관계는 갈등과 배신으로 치닫는다. 그러던 중, 코라와 프랭크는 함께 자동차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여행 도중 교통사고가 발생해 코라는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이 사고는 처음에는 단순한 비극처럼 보이지만, 검찰은 프랭크가 닉을 죽인 전례를 들어 코라의 죽음 역시 프랭크의 고의적 범죄일 가능성을 의심한다. 결국, 프랭크는 자신이 실제로는 무고함에도 불구하고 살인 혐의로 기소되어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이 소설은 욕망과 도덕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며, 등장인물들이 저지른 범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관한 도덕적 선택을 묘사한다. 프랭크와 코라의 비도덕적인 관계는 결코 좋은 결말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치정과 범죄가 밀접하게 얽힌 관계임을 강조하며, 치정이 어떻게 사람들을 범죄로 이끌 수 있는지 그리고 범죄가 어떻게 두 사람의 관계를 변형시키는지를 교과서처럼 설명하는 듯하다.
이 소설은 영화화되었을 때 각색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되었지만, 그 본질적인 테마와 긴장감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특히 할리우드 버전은 1940~50년대 필름 누아르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로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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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어두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낸 '누아르 소설'의 창시자, 제임스 M. 케인의 데뷔작이다. 모순으로 가득한 미국 사회 이면의 욕정과 탐욕을 냉정하게 그려낸 미국 하드보일드 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알베르 카뮈는 데뷔작이자 대표작 '이방인'(1942)을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서 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체의 감정을 배제한 채, 마치 타블로이드 신문의 기사처럼 써 내려간 이 소설은 ‘누아르 소설’ 장르의 문을 열었다. 그런 이유로 케인은 “타블로이드 살인 사건의 시인”이라 불리기도 한다. 비정한 현실에 몸서리치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낭만적인 정서를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 번 울린다』는 단순한 범죄소설을 넘어서,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그로 인한 파국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제임스 M. 케인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 욕망의 위험성과 불법적인 사랑이 가져오는 결과를 실감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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