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단편소설 『아몬티야도 술통(The Cask of Amontillado)』
미국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1809∼1849)의 단편소설로 1846년에 발표되었다. 번역자에 따라 <아몬틸라도의 통>으로도 소개되었다. 복수와 속임수를 중심으로 한 어두운 심리소설로 범죄와 탁월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데 포 특유의 고딕적이고 긴장감이 돋보이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주인공 몬트레소르의 복수심과 포르티나토의 비극적인 최후는 인간의 본성과 관련된 심리적 갈등을 묘사하는 에드거 앨런 포의 문학적 역량을 잘 보여준다.
작품에서 몬트레소르가 포르티나토에게 복수를 결심한 이유로 포르티나토가 몬트레소르의 가족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가 하는 구체적인 설명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몬트레소르는 포르티나토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가족에 대해 어떤 부당한 행동을 했다고 판단하고, 그로 인해 깊은 모욕감을 안고 복수를 결심했다고 봐야 한다. 이 모호한 설명은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으로 몬트레소르의 복수심이 감정적이며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작용함을 강조한다. 따라서, 포르티나토의 잘못은 소설의 전개에서 중요한 갈등을 제공하는 요소일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모호하게 남겨두어 독자가 몬트레소르의 심리적 불안정을 더 강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장치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화자가 몬트레소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복수의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이 포르티나토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 후 실행 과정을 회고하는 액자식 기법을 차용하고 있다.
몬트레소르는 포르티나토라는 친구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있다. 포르티나토가 몬트레소르의 가족에게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여겨지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복수할 계획을 세운 몬트레소르는 포르티나토에게 자신에게는 아몬티야도라는 고급 와인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 포도주를 줄테니 자리를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몬트레소르는 그것이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최고급 와인이라고 자랑하면서 그를 지하 묘지로 유도한다.
몬트레소르는 포르티나토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포르티나토는 와인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강한 인물로, 아몬티야도라는 와인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쉽게 유인된다.
몬트레소르는 포르티나토와 함께 지하 묘지로 내려간다. 그곳은 몬트레소르의 가족 묘지로, 숨겨진 통로와 어두운 구석들이 가득한 곳이다. 몬트레소르는 포르티나토를 점차 묘지 속 깊은 곳으로 유인하면서 와인을 조금씩 권하여 취하게 만든다.
이후 몬트레소르는 포르티나토를 묘지 안쪽에 있는 좁고 좁은 벽 속에 가둔 후, 그를 생매장하기 시작한다. 포르티나토는 처음에는 장난으로 생각했지만, 점차 심각한 상황을 깨닫고 놀라서 살려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몬트레소르는 그의 간청을 무시하고 벽을 완전히 막아버린다.
마지막 부분, 몬트레소르는 복수의 완성을 음미하며 포르티나토의 죽음을 확인한다. 이후 그는 누구에게도 자신의 행위를 고백하지 않고 포르티나토의 죽음에 대해 아무런 후회를 하지 않는다.
『아몬티야도 술통』은 에드거 앨런 포가 즐겨 다룬 심리적 서사와 복수라는 주제를 다룬 대표적인 작품이다. 고딕 문학의 전형적인 요소들—음산한 분위기, 긴장감 넘치는 줄거리 그리고 감정의 폭발—을 잘 보여준다.
소설은 복수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몬트레소르는 단순히 포르티나토에게 원한을 품은 것만이 아니라, 그의 자부심과 약점을 잘 알고 있다. 주인공은 이를 이용하여 복수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다. 복수 과정에서 그는 사디즘적 성향을 나타내며, 포르티나토의 고통을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소설은 주인공의 심리적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몬트레소르는 복수 계획을 실천하는 동안 감정을 절제하고 침착하게 행동하지만, 독자는 그의 내면의 불안과 긴장을 감지할 수 있다. 그는 포르티나토의 죽이면서 심리적 쾌락을 느끼고, 그 과정에서 복수의 정당성을 만들어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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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이유에 관한 모호한 설정은 몬트레소르의 복수심이 감정적이며 합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에드거 앨런 포의 의도적인 설정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포르티나토의 잘못은 소설의 전개에서 중요한 갈등을 제공하는 요소일 뿐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모호하게 남겨두어 독자가 몬트레소르의 심리적 불안정성을 더 강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장치라고 해야 할 듯하다.
이 소설에서 이야기 전개에서 포르티나토의 죽음을 향한 긴장감 넘치는 유도가 두드러진다. 독자는 소설의 마지막에서 몬트레소르의 복수가 완성될 때까지 결과를 완벽히 예측할 수 없다. 이야기의 결말은 강렬한 반전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고찰을 요구하고 있다. 복수라는 동기가 몬트레소르의 인간성을 어떻게 왜곡시키고, 그의 감정적 변화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데 이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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