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셜터 장편소설 『올 댓 이즈(All That Is)』
미국 소설가 제임스 셜터(James Arnold Horowitz,1925~2015)의 마지막 장편소설로 2013년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전쟁 이후 미국 사회와 주인공의 삶을 중심으로 한 다사다난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올 댓 이즈』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해군으로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던 한 미국 남성의 일대기다. 주인공 필립 보먼은 전쟁이 끝나고 대학을 나와 기자로, 출판사 에디터로 비교적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가는 동안 숱한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며 마음속 공허함을 메워간다. 맞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과 이혼, 공허감을 메우기 위한 임시적인 연애들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뉴욕의 단골 카페와 레스토랑의 모습, 편집인으로 일하면서 맞닥뜨리는 작가와 동료 그리고 출판계의 다채로운 모습과 일화들을 나열한다. 작가는 사소해 보이는 일상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주인공 필립 보먼의 삶을 나열한다. 수없이 스쳐 가는 사람과 장소,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만남으로 가득 찬 필립 보먼의 인생은 전후 경제적 부흥 속에서 목적 없이 지나온 미국 중산층 남성 삶의 전형이다. 제임스 설터의 잔여물 없는 정확한 문체와 젊고 감각적인 대화들에 전후 세대들의 삶이 담겨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선에 참전한 해군 장교 필립 보먼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전쟁이 끝난 후, 필립은 귀환하여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지만 전쟁 경험은 그에게 깊은 내면적 흔적을 남긴다. 그는 뉴욕에서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면서 자기 삶을 꾸려가고자 한다. 보먼은 전쟁 이후의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자리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이는 미국 전후사회의 모습이다.
보먼은 출판계에서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아가며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그중에서도 에닐라와의 결혼은 그의 삶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그러나 이 결혼 생활은 곧 문제가 생기고, 이혼하게 되면서 보먼은 삶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게 된다. 이후 그는 여러 연애를 경험하며 사랑과 상실, 인간관계의 복잡한 면을 체험한다. 그의 개인적 여정은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면서도 동시에 점점 더 깊은 고독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보먼의 삶에서 가장 큰 위기는 연애와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실감이다. 그는 반복적으로 사랑에 실패하여 더 고독해진다. 특히 로레타와의 관계에서 그는 강한 애착을 느끼지만 이 관계 역시 끝을 맞이한다. 사랑과 상실을 계속 겪으면서 상실감이 점차 그를 지배하게 된다.
보먼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고하며 인생의 절정을 맞이한다. 그는 과거의 상처와 후회 그리고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해 깊이 성찰한다. 결국 그는 자기 삶을 받아들인다. 소설은 그가 사랑했던 모든 것, 그리고 그가 잃은 것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올 댓 이즈』는 전쟁 이후 세대의 혼란과 불안을 중심으로 인간관계와 사랑, 상실 그리고 고독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필립 보먼은 전후 세대의 인물이다. 전쟁이 끝난 이후의 삶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분투하지만 그가 찾은 것은 결국, 사랑의 불완전함과 삶의 고독이다. 셜터는 보먼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인생의 보편적인 주제들을 탐구하며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내었다.
이 소설에서 셜터는 특유의 문체로 일상적인 삶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심오한 순간들을 표현한다. 사랑과 상실은 이 작품의 중심 주제로, 보먼은 여러 차례 사랑을 겪고 상실을 경험하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변화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가 겪는 상실과 고독은 결코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이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본질적으로 맞이해야 하는 고독이라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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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이즈』는 발표 당시 많은 언론과 독자가 예상했듯이 제임스 셜터의 마지막 소설이 되었다. 이 작품이 마지막이 될 것임을 작가 자신도 예감했는지 작품 곳곳에는 제임스 설터 특유의 취향과 기억이 짙게 배어 있다. 허구를 온전히 꾸민 것으로는 보지 않았던 그가 삶을 정리하는 단계에서 쓴 작품이다.
어느 때보다 진솔하고 여유롭지만 치밀한 문장으로 전하는 한 미국 남성의 일생에서 이제는 고인이 된 제임스 설터의 모습을 그려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올 댓 이즈』는 셜터의 마지막 소설이자 그의 문학적 성숙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간 존재의 복작함과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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