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교양지 [백민(白民)]
종합교양지로 [백민문화사] 발행되었다. 1945년 12월에 창간되어 1950년 6ㆍ25전쟁으로 통권 21호로 종간되었다. 발행인은 김송, 편집인은 박연희였고, 초기에는 격월간으로 펴내다가 월간으로 바뀌었다. [백민]은 '백의민족'(白衣民族)의 준말이며, 이 잡지를 통해 "계급 없는 민족의 평등과 전세계 인류의 평화"에 보탬이 되는 민족적이고 자주적인 문학에 이바지하고자 했다.
이 잡지를 중심으로 활동한 작가는 김동인ㆍ김광주ㆍ안수길ㆍ황순원ㆍ이무영ㆍ임옥인ㆍ장덕조ㆍ최인욱ㆍ최태응ㆍ정비석ㆍ엄흥섭 등이 있고, 김동리ㆍ조지훈이 순수문학론을 펴서 좌익의 계급문학론과 맞섰다. 한편, [백민]의 시단은 김안서(金岸曙: 김억)ㆍ서정주ㆍ조지훈ㆍ박두진ㆍ박목월ㆍ윤곤강ㆍ유치환ㆍ구상 등에 의해 장식되었다. 이 잡지를 통해 등장한 신인들로는 소설에 홍구범ㆍ손소희ㆍ박연희ㆍ유주현, 시인으로는 김윤성ㆍ이인석ㆍ설창수ㆍ김종문 등이 있다.
역사ㆍ정치ㆍ사회ㆍ철학ㆍ문화ㆍ문학에 관련된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했다. 특집으로 당면한 민생문제와 독립의 길을 암시한 <식량해결과 독립전취> <소련의 내막> <독립지상, 좌우합동하자> <문화의 비판정신> <조선신문계의 전망> 등과 시ㆍ소설 등 문학작품을 실은 <민족문학> <단편소설 12인집> <조선문학 건설에 대한 제의> <33인집> 등이 실려 있다. 이중 <조선문학건설에 대한 제의>는 박종화ㆍ염상섭ㆍ백철ㆍ윤곤강 등이 당시 한국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문학인의 사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글이며, <33인집>은 김송이 현대 민족작가 33인을 뽑아 집필을 의뢰한 글로, 소설에 염상섭의 <굴레>, 전영택의 <소>, 이무영의 <전기(戰記)> 등 33편이 실려 있다.
그밖에 이 잡지에는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평론도 실려 있는데, 백철의 <문학 작품에 있어서의 사실과 낭만의 세계>(1946. 6)는 당시 창작방법론을 논한 것이고 <신윤리문학의 제창>(1948. 3)은 신흥운동으로서 신윤리문학을 제창하고 좌우 대립된 한국문단을 통일시키고자 한 내용이다. 홍효민의 <문학의 역사적 실천>(1948. 7) 역시 '조선적 정의'를 내세우면서 좌우대립을 극복하고자 했다. 국어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이희승은 <국어순화문제>(1947. 1)에서 외국어를 쓰지 말고 표준어를 쓰며 말의 뜻을 바르게 살리자고 했으며, 이병기는 <한자 존폐에 대한 소감>(1947. 9)에서 한자와 우리말과의 관계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것은 민족 전통의 뿌리를 찾아 외래문화의 침투를 경계하고 자주적인 문화를 이루려는 노력이었다.
1950년 6월에 세종로의 중앙문화협회가 제호를 [문학]으로 바꾸어 속간되었다. 이때는 시인 김광섭이 발행인이 되어 편집, 발행하였으나 제22호와 제23호의 2호만이 나왔을 뿐 곧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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