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춘 영화의 고전 <초원의 빛>
1961년 엘리아 카잔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10대 청춘 영화의 고전'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영화감독ㆍ연출가ㆍ소설가로도 유명한데 터키 이스탄불 출생이다. 카잔은 그리스 집안 출신으로 4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그는 매사추세츠 주 윌리엄즈타운의 윌리엄스대학에서 공부했고, 그곳에서 외롭고 불행하게 보낸 시절이 그 자신에게 특권에 대한 깊은 반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회고했다. 그는 예일대학교의 [드라마스쿨]에 다녔으며, 1932~39년 리 스트래스버그와 해럴드 클러먼이 이끄는 뉴욕 시의 [그룹 극단]에서 배우로 일했다.
이 영화는 영화 속 주인공 나탈리 우드가 사랑의 열병을 앓는 청춘 영화로도 유명하다. 배경은 특이하게도 영화 제작년도보다 30~40년은 앞서는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이는 이후 대공황을 주요 소재로 써먹기 위한 노림수라는 평가도 있었다. 한편으로 정신건강 의학계에서는 이 영화를 '양극성 장애'를 최초로 묘사한 영화로 언급하기도 한다.
1981년에 TV용 영화로 리메이크했는데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외화 중 하나다. 나탈리 우드를 기억하는 한국인들은 이 영화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아역배우로 인기를 얻고 있던 나탈리 우드와 첫 주연작인 이 영화 한편으로 소녀들의 우상이 된 웨렌 비티는 이 영화 이후 실제로도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 영화는 그해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흥행몰이에 대성공을 한 이 영화를 보면 어쩌면 2010년대 한국의 경제와 사회문제 노조문제 그리고 청소년들의 문제가 흡사 한국의 현재를 모델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기하면서 촬영한 것 같아서 소름끼칠 정도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배경은 1920년대 미국 캔자스주의 작은 마을과 고등학교다. 잘 생긴 부잣집 소년 버드(웨렌 비티)는 여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가 좋아하는 소녀는 윌마(나탈리 우드)이다. 그녀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아름답고 모범적인 학생이다.
혈기 왕성한 버드는 윌마와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윌마는 이를 거절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이고, 성에 대해 무지했던 그녀는 버드와의 육체적 관계가 두려웠다. 결국 버드는 다른 여학생과 어울리고, 심약한 윌마는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며 자살을 시도한다. 그녀의 부모는 딸의 상처를 감싸려고 그들의 교제를 금지하자 그녀는 더욱 악화되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게다가 버드의 집도 파산하게 되어 버드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세월이 흘러 그들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버드는 윌마의 친구였던 안젤리나와 결혼하여 평범한 기술자가 되었고, 윌마 역시 병원생활을 마치고 평범한 숙녀가 되었다. 우연히 재회한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지만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29년대의 미국인데, 급속히 발전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풍요로움의 늪에 빠져버린 미국인과 무너진 가족문화의 정체성 속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은 해이해진 도덕풍토에서 마약과 혼음과 학교폭력과 왕따를 일삼는다.
영화에서 보이는 자가용 문화는 당시 미국 청년들에게 스피드광의 모험주의와 속도의 대결로써 청춘을 불태우게 했으며 급기야는 "남자친구 라이벌과의 목숨 건 자동차 경주"를 자청한 학교폭력의 두목이 자동차와 함께 절벽에서 떨어져 비참한 최후를 보이기도 한다.
뉴욕의 증권가는 일시에 폭락하고 거부였던 여주인공 나탈리우드의 아버지는 주가폭락으로 고층빌딩에서 자살한다. 아름답고 순수했던 여고 3년생 나탈리우드는 자신의 육체를 학대하며 창녀처럼 건달들과 놀아나면서 수렁으로 빠져들고야 만다. 마침내 순수한 사랑을 잃고 방황의 미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
나탈리우드의 처녀성을 유린하는 단역 촬스브론슨의 연기와 나탈리우드의 격정적 섹스씬은 쉽게 무너지는 여고생들의 모럴에 대한 표현으로 적나라하기 짝이 없다.결국 지나친 경제의 발전과 돈의 노예가 된 인간들은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파멸의 길로 빠져든다. 당시 미국인들은 개인만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고 인권을 강조했다.
뒤늦게 자신의 모습을 찾은 나탈리우드는 옛 남자친구를 수소문 끝에 찾아가지만 그는 시골 목장마을에서 평범하고 뚱뚱한 시골처녀와 결혼하여 아기를 낳고 농사꾼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행복을 빌어주며 말없이 떠나는 아름다운 처녀의 뒷모습에 인생의 회한이 잔잔히 흐른다.
어쨌든 간에 1932년대의 미국 사회 정치 경제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한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서 당시의 미국역사를 우리가 곰곰이 돌이켜보고 문제점을 찾아내고 교훈을 배울 것은 배워 깨달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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