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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자주 버릴 것

by 언덕에서 2024. 2. 24.

 

 

 

자주 버릴 것

 

 

 우리 몸의 세포가 그러하듯이 새로운 것으로 바뀌어야 마땅하다. 특히 인간이 미적으로 정연하고 활동적으로 되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단순한 상황이다. 그러나 그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깔끔하지 못한 사람의 방에는 결코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온갖 불필요한 물건이 생활 공간을 점령하고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인간은 버리는 데에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일 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필요 없는 것으로 여겨 처분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배웠다. 하지만 버리는 행동 자체가 귀찮아서 있는 물건을 그대로 두기 쉽다.

 좁은 아파트에 젊은 세대와 같이 살면서, 전혀 사용하지 않는 모든 물건을 벽장 속에 꽉꽉 채워놓아서 골칫거리로 취급당하는 노인들이 상당히 많다. 한번 모조리 버려버리면 어떨까?

 물건을 버리면 집안에 새로운 공기가 많아지게 된다. 그것이 인간을 젊게 변화시킨다. 특히 전시에 청장년 시대를 보낸 사람들은 아깝다거나 언젠가 필요할 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포장지·병·상자 등을 쌓아둔다. 또한 버리는 작업이 쌓아두는 것보다 힘들어서 자연히 그렇게 되겠지만 집안에 몇 년 동안 쌓아둔 낡은 물건을 처분하는 데 막대한 돈이 들었다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일반적으로 물건은 한 개 사면 한 개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하나를 새로 챙기면 헌 물건 하나는 버려야 한다. 좁은 면적에 살아가는 서민 생활에서는 그것이 도리이다.

 

- 소노 아야코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계로록(戒老錄))(리수) 173~4

 

 


☞소노 아야코(Ayako Sono ,その あやこ ,曾野 綾子 , 본명 : 三浦知壽子, 1931~) : 소설가. 『멀리서 온 손님』이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평생 독신을 꿈꾸었지만 같은 문학 동인지 멤버였던 미우라 슈몬을 만나 22세의 나이에 결혼에 이른다. 가톨릭 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유치원 때부터 대학까지 미션스쿨에서 교육을 받았다. [해외일본인선교사활동후원회]라는 NGO를 결성하여 감사관의 자격으로 전세계 100개 국 이상을 방문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1972년에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초장기 베스트셀러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계로록戒老錄)』을 비롯하여 다수의 소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