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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을 읽다

괴테 산문집 『이탈리아 기행』

by 언덕에서 2024. 4. 16.

 

 

괴테 산문집 이탈리아 기행

 

 

독일 대문호 괴테의 여행기로 1786년부터 1788년까지 있었던 이탈리아 여행 당시의 편지 및 일기를 주로 정리한 내용이다. 1816년과 그 이듬해에 2부로 나누어 출판하였는데,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자기 고백과 체험을 서술한 자서전 성격의 글이다.

 바이마르에서 10년 가까이 궁정생활에 시달리며 시인으로서 활동하지 못하였고, 슈타인부인에 대한 정신적 사랑이 차츰 울적한 괴로움으로 더해져, 드디어 1786년 9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괴테는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의 기록은 30년이 지난 뒤에야  <나의 삶에서. 두 번째 국면의 제1부>(1816)와 <나의 삶에서. 두 번째 국면의 제2부>(1817)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것이 『이탈리아 여행』에서 소개한 1부와 2부이다. 그리고 1829년, 여기에 책의 3부인 ‘두 번째 로마 체류가 더해져서 『이탈리아 여행』의 전체 원고가 완성되었다.

 1786∼1788년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 도중 고국 독일에 있는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와 일기 등을 손질하여 엮었으며, <시와 진실>(1811∼1833)에 이은 자전적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예술적으로나 인간적으로 균정과 조화를 추구하는 고전주의에 대한 괴테의 지향성이 잘 나타나있으며, 동경하던 땅 이탈리아의 예술과 인간 그리고 자연에 접하여 성숙함으로써 시인으로 다시 살아나는 과정이 생생하게 서술되어 있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제1부는 카를스바트에서 로마까지의 여행,

제2부는 나폴리와 시칠리아 섬을 다녀온 기록이다.

제3부는 1787년 6월∼1788년 4월까지 두 번째로 로마에 체류하면서 기록한 글을 모은 것이다.

 제3부의 ‘보고(報告)’는 당시의 기록을 참조해 노경의 괴테가 새로 작성한 글이다. 옛 이탈리아의 젊은 괴테와 훗날의 노대가가 서로 만나는 듯 편지와 보고가 교차되는 구성 속에 보다 심오해진 괴테의 삶의 변화와 그 종합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중 제3부는 제1부, 제2부와는 색다른 구성을 보여준다. 체류 일정에 맞추어 그날에 일어난 일과 생각을 기록한 서신들이 편집되고, 중간 중간 그달 중 특히 기억되는 사건이나 정신적 감흥을 ‘보고(報告)’라는 형식으로 기술하여 삽입하고 있다.

 “제 여행의 중요한 의도는 육체적·도덕적 폐해를 치유하는 것이었습니다. (…) 다음은 참된 예술에 대한 뜨거운 갈증을 진정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전자는 상당히, 후자는 완전히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괴테가 이탈리아 여행을 감행한 동기는 대략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소년 시절부터 간직했던 남국에 대한 동경심,

 둘째, 바이마르의 편협성에서 도피하려는 충동,

 셋째, 오랫동안 침체되어 있던 예술가 정신을 되찾고 싶은 욕구다.

 괴테는 이 여행에 대해 “익은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은” 필연성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흥미 위주의 여행기가 아닌, 대시인이 겪은 삶의 일대 전환기적 체험의 기록으로 보아야 한다. 

 

 

 『이탈리아 여행』은 괴테의 재탄생을 잉태한 이탈리아 그랜드 투어의 기록이다. 좋은 교육을 받고, 매우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서 일찌감치 정치가, 학자,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은 괴테였지만 그는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만 37세 생일이 지난 어느 날, 괴테는 남몰래 그토록 동경했던 이탈리아로 떠난다.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던 괴테의 여행은 놀라운 성장의 기록과 함께 2년 가까이 계속되었다.

 여행의 기록은 30년이 지난 뒤에야 <나의 삶에서. 두 번째 국면의 제1부>(1816)와 <나의 삶에서. 두 번째 국면의 제2부>(1817)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것이 『이탈리아 여행』에서 소개한 1부와 2부이다. 그리고 1829년, 여기에 책의 3부인 ‘두 번째 로마 체류가 더해져서 『이탈리아 여행』의 전체 원고가 완성되었다.

 ‘내가 로마로 들어선 날부터 진정한 재탄생이 시작된 것이다.’(244쪽)

 여행자 괴테는 자기가 보고 있는 대상들, 즉 이탈리아의 자연, 거대한 유적과 찬란한 르네상스의 예술에 경탄하는 동시에 그 모든 것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자신의 내면에 집중했다. 덕분에 『이탈리아 여행』은 작가의 시선과 내면을 생생하게 묘사한 가장 매력적인 여행기로 탄생할 수 있었다. 이토록 생생하게 묘사된 작가의 성찰은 그랜드 투어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또한 이미 작가로서 명성을 떨친 괴테였던 만큼 그의 문장은 오락성과 문학성의 경계를 절묘하게 오간다. 자연 탐구, 사람에 대한 관찰, 해박한 예술 지식을 신선한 관점과 은근한 유머로 버무리며 지루할 틈이 없는 참신한 여행기를 완성했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온 괴테는 개인적인 삶에서는 물론 예술가로서도 커다란 변화를 보이며 예술가로서의 풍성한 결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괴테의 작품은 유럽의 변방이었던 독일의 위대한 도약에 발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