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Louise Glück, 1942~2023)
루이즈 글릭은 1942년 4월 22일 뉴욕에서 태어나 롱아일랜드 사우스 쇼어에서 자랐다. 그는 1996년 폴란드 작가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이후 [노벨문학상]을 받은 첫 번째 여성 시인이었으며, 미국 여성 문학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93년 흑인 여성 소설가 토니 모리슨 이후 27년 만이었다. 글릭은 1968년 첫 시집 ‘맏이’(Firstborn)를 냈고 1993년 [퓰리처상]을 받은 ‘야생 붓꽃’(Wild Iris)을 포함해 12권의 시집을 펴냈다.
글릭은 고등학교 시절 거식증에 걸렸다. 학교를 그만두고 치료에만 전념해야 할 정도였다. 결국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7년여 재활치료 기간 동안 그녀는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글릭은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새러 로렌스(Sarah Lawrence) 칼리지와 컬럼비아대학에서 시 창작 과정을 수강하며 시를 공부했다.
글릭은 두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했다. 시를 쓰며 시련을 통과했다. 1980년엔 화재로 전 재산을 잃었다. 그러나 시인에겐 신화와 전설이 있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유산이다. 러시아계 유태인이던 어머니와 헝가리계 유태인이던 아버지는 글릭이 어릴 때부터 그리스 신화를 들려주고 읽혔다. 신화는 그녀의 시 세계에 중요한 기둥이 됐다. 5년 후 발표한 시집 <아킬레스의 승리>(The Triumph of Achilles, 1985)로 평단에서 찬사를 받았다. 1992년에 낸 <야생 붓꽃>(The Wild Iris, 1992)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자연과 신성(神性)의 대화가 담긴 시집이다.
[뉴욕타임스]는 “글릭은 고전 신화, 종교, 자연 세계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라고 했다. 글릭은 인터뷰에서 시인으로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단어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발견해요. 엄청난 공백 속에서 어떻게든 문장을 재건하거나 포기해야 하지요. 늙는다는 것은 유쾌하지 않고 몸은 아프지만 예술가의 관점에서 보자면 여전히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2020년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루이즈 글릭을 발표하며 “개별적 실존을 보편적으로 만드는 분명한 시적 목소리를 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2023년 10월 13일 [뉴욕타임즈]는 “트라우마와 상실에 대해 탐구를 한 글릭이 금요일 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사망했다”라고 전했다. 글릭의 친구이자 예일대 영문과 전 동료였던 리처드 데밍은 글릭의 사인이 암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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