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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동아리'의 어원

by 언덕에서 2023. 9. 8.

 

'동아리'의 어원

 

 

조조(曹操)가 죽고 나서 그의 맏아들 비(丕)가 위왕(魏王)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는 동생들이 역심(逆心)을 품은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아우 식(植)은 문장에 뛰어났었는데, 그를 잡아들인다.

 “일곱 걸음을 옮길 동안 네가 시를 지을 수 있다면 살려주마.”

  이것이 유명한 칠보시(七步詩)라는 것인데 다음과 같다.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 [煮豆燃豆萁(자두연두기)]

가마솥 속에 있는 콩이 우는구나.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어찌하여 이다지도 급히 삶아대는가.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비(丕)와 식(植)은 한동아리였다. 한동아리끼리 어째 이러냐고 콩과 콩깍지를 비유한 것이다. 상추나 갓이 자랄 대로 자란 다음에는 동이 선다. 무 이파리에서도 동이 서서 무 장다리가 되고 이어 노란 꽃을 피워 벌나비를 끌어들인다. 그게 동이다, 결국 동아리이다.

 남과 북의 우리 겨레 6천만은 한동아리이다. 목적이 같은 사람들이 한 패거리를 이루고 있음을 이르게 된 것은, 동아리를 훨씬 좁은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본디는 한 뿌리에서 난, 말하자면 피가 엇섞인 끼리끼리였다. 한동에서 나온 것이, 비록 가지를 친다고 해서 다르다고 하겠는가. 뿌리는 역시 무요, 갓일 뿐이다. 거기서 출발이 된 것이다.

 ‘동’이라는 말이, 그 한 뿌리를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는 동이라는 말이, 그렇게 한데 묶인 존재라는 뜻의 우리말로 무장다리처럼 새끼 쳐서 꽃 피우고 있음을 본다.

▷동강나다 : 동이 깨어지다.

▷동개 : 활과 화살을 함께 넣을 수 있게 만든 기구.

▷동그라미 : 떨어짐이 없이 팽팽한 관계로 이어져 있는 것.

▷동나무 : 단으로 묶어놓은 잎나무

▷동떨어지다 : 함께 있지 않고 떨어지다.

▷동무 : 늘 함께 어울리는 친구

▷동이 : 어떤 물건을 담아서 한 운명으로 있게 하는 존재.

▷동이다 : 칭칭 한 운명으로 있게 하다.

▷동정 : 저고리를 한데 어울리게 하는 것. 엇의 매무새가 그것으로 집약된다.

  ‘동’은 다시 ‘덩’ㆍ등‘과도 같은 동아리를 이루었으니 ’덩어리‘는 흩어져 있지 않고 한데 뭉쳐 있는 상태이고, ’덩이‘ 또한 ’덩어리‘와 같은 뜻을 지니는 것이었다.

▷덩굴 : 한 부리에서 뻗어나간 줄기들이다. 그것은 다른 식물을 휘감아도 제 뿌리가 있는 것이다.

▷덩지 : 사람의 몸 부피. 한데 엉겨 있는 상태를 이른다.

▷둥우리 : 대같은 것으로, 한데 얼리게 할 목적으로 얽어놓은 것.

▷둥주리 : 짚으로 엮은 둥우리

▷둥치 : 나무의 밑동

▷둥그러미 : 동그라미의 큰말

 살펴 보자니, ‘동아리’는 한 ‘밑동’을 지녀, 그것이 한 ‘덩어리’로 ‘덩굴’을 이루어 뻗어나가게 되어 있구나.

 

 

- 박갑천 : <어원수필(語源隨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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