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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나이가 들수록 혼자 지내는 사람이 편안한 이유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在宅ひとり死のススメ)』

by 언덕에서 2022. 9. 29.

 

 

나이가 들수록 혼자 지내는 사람이 편안한 이유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在宅ひとり死のススメ)』

 

 

 

 

 “어떻게 죽는 것이 가장 편할까?” 

 아무도 지켜주는 이 없이 혼자 죽게 될까 봐 걱정인 사람들이 있다. 이 책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원제: 在宅ひとり死のススメ)는 혼자 죽게 될까 걱정인 사람들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인문서이다. 저자는 사회학자, 일본 페미니즘계의 대모 격인 우에노 지즈코(上野 千鶴子, 1948~ )이다. 저자는 “살아 있는 동안 고립되지 않는다면 고독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다. 또한, 최근 10년 동안 노후에 대한 상식이 180도 바뀌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과거에는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함께 살지 않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사고관이 180도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혼자 사는 노인에 대한 시선도 ‘불쌍하다’에서 ‘편해 보인다’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오히려 가장 불행한 사람은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맞지 않는 가족과 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특히 60대 이상 여성의 경우, 혼자 살 때 오히려 행복지수가 수직으로 상승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1인 가구의 행복지수(생활 만족도)가 2인 가구보다 훨씬 높다는 것, 자살률도 1인 가구보다 오히려 2인 가구가 높다는 것, 노후의 행복지수는 자녀의 유무와는 관계없다는 것, 요양 시설이나 병원에서 죽기 원하는 사람은 의외로 없다는 것 등을 각종 통계 자료와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증명한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자신이 살던 집에서 혼자 편안하게 죽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병에 걸리거나 돌봐줄 사람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이용해야 할 것이 바로 국가에서 운영하는 간병 보험(우리나라의 경우는 장기요양보험) 제도다.

 

 

 저자는 간병 보험(장기요양보험)이 생긴 이후 ‘돌봄 노동’이 무료가 아니라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미 70~80% 이상의 노인이 간병 보험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간병이 필요하다는 인정만 받으면 케어 매니저(우리나라의 경우 요양보호사)가 일주일에 두 번이라도 방문 간병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고독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고령화 시대의 가장 큰 관심사인 ‘어떻게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운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 사회과학 도서로는 이례적으로 아마존 종합 1위에 올랐고 현재까지 2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또한, 이 책을 포함한 저자의 ‘나 혼자 시리즈’는 일본에서 누적 13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이다.

  “가족과 함께 살면 아무래도 나를 억누르고 가족을 먼저 생각해야 하니까요. 당연히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질 수밖에요.” (60대 여성)

  “남편은 매일 텔레비전만 봐요. 말을 걸어도 대답을 안 한다니까요. 그러면서 사소한 것까지 어찌나 잔소리하는지, 짜증이 난다니까요.” (70대 여성)

  “남편은 다른 사람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죠. 제가 반대 의견을 내면 금방 큰소리를 내서 대화가 안 돼요.” (60대 여성)

  “남편이 퇴직하고 나더니 내가 어딜 가든 따라와서 피곤해요.” (60대 여성)

  “남편은 다른 식구가 아픈 것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자기 건강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난리를 치죠.” (60대 여성)

  “남편이 퇴직한 후로 집안일은 일절 돕지 않고 불평만 해서 우울해요. 온종일 컴퓨터를 하고 있다니까요. 남편의 존재 자체가 짜증 나요. 온종일 기분이 우울해요.” (70대 여성)

  “맨날 싸우기만 해서 남편이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버리니 외롭네요.” (60대 여성)

  “내가 죽으면 시신은 누가 처리해주지?”

 

 이 책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원제: 在宅ひとり死のススメ), 제목에서 '집에서 혼자 죽으라니, 도대체 무슨 말일까? 요즘 하루가 멀다고 뉴스에 보도되는 ‘고독사’(혼자 사는 사람이 사망한 후 늦게 발견되는 사건)를 권하기라도 한단 말인가?'라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고독사’ 건수가 약 3만 건이다. 우리나라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7년에 835명이었던 무연고 사망자가 2020년에는 1,385명으로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2021년 9월, 보건복지부 자료).

  이는 일본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또한 초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인 사회, 2026년으로 예상)에 가까워지면서 드러나는 사회현상 중 하나다. 1인 가구 수의 증가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2000년에 15.6%였던 1인 가구의 비율은 점점 늘어나더니 2020년 31.7%로 두 배 이상이 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사회적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이 혼자 죽게 될까 봐 걱정이다. 특히 1인 가구인 사람들은 ‘내가 죽으면 시신은 누가 처리해주지?’가 큰 고민거리다.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는 바로 이 고민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일본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로 여성학 도서뿐 아니라 ‘나 혼자 사는 방법’에 대한 실용적인 인문서를 꾸준히 출간했다. 이 책은 『싱글, 행복하면 그만이다(おひとりさまの老後)』, 『여자가 말하는 남자 혼자 사는 법(男おひとりさま道)』,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おひとりさまの最期)』 이상 세 권의 종결 편에 해당하는데, 이 시리즈는 누적 판매 부수 130만 부를 달성한 베스트셀러이다. 특히 이 책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는 고령화 시대의 가장 큰 관심사인 ‘어떻게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운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 사회과학 도서로는 이례적으로 아마존 종합 1위에 올랐고 현재까지 2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혼자 살던 노인이 집에서 혼자 죽었다’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뭘까? 외로움, 고독, 인생무상, 인간관계 단절 등등이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데이터에 의하면 전혀 다른 단어가 떠오를 수 있다. 편안함, 자기만족, 자유, 간병 보험 등등이다. 저자는 자녀가 없는 싱글의 경우 고민은 적고 자식들 눈치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지수(생활 만족도)가 높고 외로움과 불안도 훨씬 덜 느낀다는 것을 여러 데이터를 통해 제시한다. 또한, 만족스러운 노후를 보내기 위해 첫째 살던 집에서 계속 살기, 둘째 돈부자보다 사람 부자 되기, 셋째 타인에게 신세 지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 이상 세 가지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가족이 없는 노후가 비참할 것으로 생각하는 건 과거의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기존의 관념이나 통념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시각으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저자의 논지를 다시 한번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미소지니(misogyny, 여성 혐오)가 우리 사회에 큰 이슈로 떠올랐을 때 그녀의 대표작인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女ぎらい)』가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저자는 혼자 살다 혼자 늙고 혼자 죽는 시대, 저자는 이를 ‘고독사’라는 이름의 사회병리 현상으로 규정하는 시선을 거부한다. 고독사를 두려워하기보다 살아 있을 때 고립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노후 삶의 질은 신뢰할 수 있는 친구 네트워크와 얼마나 자유롭게 사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독신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노년일수록(특히 노인 여성일수록) 높다는 조사 결과도 소개한다. “가장 외로운 사람은 마음이 통하지 않는 가족과 함께 사는 고령자다. 사실 고령자의 자살률은 예상과 달리 독거 고령자보다 동거 고령자 쪽이 더 높다.” ‘임종 입회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자녀들에게도 부모가 살아 있을 때, 들을 수 있을 때 충분히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상식을 깨는 도발적인 주장과 함께, 혼자 잘 죽기를 뒷받침하는 간병보험제도, 방문 간호 등 돌봄 시스템의 문제도 자세하게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