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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윤혁 단편소설집 「세월」

by 언덕에서 2022. 5. 20.

 

 

윤혁 단편소설집 「세월」

 

                                                     신세림출판사 2022. 5월

 

 책 소개

 (전략) 작가는 일상 대부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생의 가치들은 별것이 아니라는 식의 화두로 독자에게 던진다. 그리고 그 가치는 거머리 같이 붙어 떨어지지 않는 가난, 가난을 짓누르는 빚, 삶을 피멍 들게 하는 가족 사이의 폭력, 자식의 변고 등 선택의 여지 없이 온전히 받아내야 했던 사건이자, 소망 없는 불행의 연속들에 관한 수많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 같은 이야기이다.
 각 단편의 소재가 되는 작가의 기억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평범한 일상이지만 작중 인물의 상황에선 이해할 수 없거나 어쩔 수 없어 아픈 상처가 되고 말았던 조각들이다.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에게 ‘기억’이란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에게 ‘기억한다’라는 일은 작품을 통해 일상의 상처와 그 흉터를 곱씹어 반추하는 행위이다. 이 기억들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건 당시와 현재라는 시간의 간격을 통해 회생하고 사건 자체와 거리감을 유지하도록 한다. 그래서 그 거리를 통해 성찰과 반성의 과정을 거쳐 작품 속에서 승화시킨다.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가는 언어의 집에 일상과 삶의 기억을 하나하나 되살려내었다. 다시 사람에게로, 삶으로 되돌려 놓는 과정을 통해 나의 일상일 수도, 누구의 일상일 수도 있을 그 평범한 일상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적고 있다.
 작중인물들의 슬픔이나 눈물의 원인은 작품에서 보듯 철없는 미성숙, 몰염치, 심지어는 악마성에까지 이른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독자는 그것과는 반대편에 있는 유약해 보이기도 하는, 선한 사람을 적시며 따뜻이 안아주는 이야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 작가의 이야기와 언어가 만들어가는 집은 한계가 뚜렷한 인간에 대한 비관과 절망을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는 그것을 넘어서려 애쓰는 흔적이 역력하다. 익명으로 일생을 살다 떠나가는 ‘우리’ 모두에게 하나하나 집을 지어주며, 그것을 통해 우리 각자의 삶이, 그 유일했던 사건들이 결코 익명이 아니라고 역설하는 것 같다. (후략)

             -  자료 제공 <교보문고>, <Yes24>

 

목차

첫사랑

가족

봄날은 간다

기망

아니다 그렇지 않다

백자주병

베짱이

지금도 사랑 속에서

세월

화양연화

 

작품해설 _ 이재영(문학평론가, 독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