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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을 읽다

조설근 장편소설 『홍루몽(紅樓夢)』

by 언덕에서 2022. 9. 5.

 

조설근 장편소설 『홍루몽(紅樓夢)』

 

 

중국 청(淸)나라 작가 조설근(曹雪芹: 이름 霑.1644∼1911)이 지은 장편소설로 <석두기(石頭記)> <금옥연(金玉緣)> <금릉십이채(金陵十二釵)>라고도 한다. 이 소설의 판본은 80회본과 120회본이 있는데, 80회본은 필사본이다. 120회본은 고악(高具)이 쓴 40회본을 덧붙여서 1791년경 정위원(程偉元)에 의해 간행되어 ‘정갑본(程甲本)’이라 하고, 이 ‘정갑본’을 개정한 것이 1792년에 간행하였다는 ‘정을본’이다.

 원작 부분의 등장인물에 대한 세밀한 성격묘사와 속작(續作) 부분의 기복이 넘치는 구성 등 청대의 으뜸가는 소설로 꼽히는 이 작품은 1792년에 ‘정을본’이 처음 간행된 이래, 100종 이상의 간본(刊本)과 30종 이상의 속작이 나왔다. 또, 작자와 모델에 관한 평론도 속출하여 ‘홍학(紅學)’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근대 이후, 후스(胡適)ㆍ위핑보(兪平伯) 등은 이 작품에 대하여 조설근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소설은 중국 소설 중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일컬어진다. 이 소설은 조점이 살아 있을 때 베이징에서 필사본으로 나왔다. 조점이 죽은 지 거의 30년 후인 1791년 이 소설은 정위원(程偉元)과 고악(高顎)에 의해 총 120장으로 된 완결판이 나왔다. 그러나 마지막 40장은 고악이 위조를 했는지, 조점이 실제로 쓰고 정위원과 고악이 그것을 발견해서 마무리를 했는지, 아니면 무명의 작가가 썼는지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영화 <The Dream Of The Red Chamber >, 1977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무대는 주로 금릉(金陵: 南京)에 있는 가씨(賈氏)의 저택 안이다. 등장인물은 500명을 넘는다. 주인공은 옥을 입에 물고 태어난, “여성은 맑고 깨끗한 물로 되어 있고 남자는 더러운 진흙으로 되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여성주의자인 가보옥(賈寶玉)과  총명하지만 병약한 그의 사촌 누이동생 임대옥(林黛玉), 그리고 가정적이며 건강한 설보채(薛寶釵)이다.

사치와 대관원(大觀園) 등의 건축으로 가씨 집안은 서서히 기울기 시작한다. 가씨 집안에서, 가보옥은 설보채에 대해서도 호감을 느끼지만, 임대옥을 더 사랑한다. 그러나 집안의 실권을 쥔 할머니 사태군(史太君)은 임대옥의 몸이 허약하다는 이유로 그들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보옥이 집안의 계략으로 설보채와 마음에 없는 혼인을 함에 따라 가보옥과 임대옥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집안의 계략에 속은 가보옥이 설보채와 결혼하던 날, 임대옥은 쓸쓸히 숨을 거둔다. 안타까운 그리움 속에 그들의 만남은 죽음의 결별로 끝나고 만다. 인생무상을 느낀 가보옥은 과거장에서 그대로 실종된다. 가보옥은 마침내 사랑의 허무함을 절실히 깨닫고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는 출가하고 만다.

 후일, 아버지 가정(賈政)과 비릉의 나루터에서 만나지만, 가보옥은 눈인사만 보내고 승려와 도사 사이에 끼여 눈길 속으로 사라진다.

 

영화 <The Dream Of The Red Chamber >, 1977

 

 이 소설은 사실주의와 로맨스, 심리적 동기부여와 운명, 일상생활과 초자연적인 사건이 함께 섞여 있다. 치밀하게 구성된 작품이라기보다 여러 일화를 나열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이 소설은 친척이 많은 가씨 가문의 몰락을 그렸다. 등장인물이 400명을 넘으며 그중 주요 인물만도 30명이 넘는다.

 그러나 소설의 주인공은 젊고 재능이 많지만, 고질병이 있는 집안의 상속자 가보옥이다. 어머니와 할머니에 의해 버릇없이 길러진 가보옥은 엄격한 유학자인 아버지에게 계속 꾸중을 듣는다. 아버지는 아들이 많은 사촌누이나 하녀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이런 관계 중에서 보옥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대상인 임대옥과 나중에 보옥의 아내가 되는 설보채와의 관계가 가장 중심적이다. 이 작품과 작품 속의 가보옥이라는 인물은 작가 조점의 자서전적인 성격을 띠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청대 초기 상류사회 대가족의 이미지를 잘 묘사했다.

 

 

 『홍루몽』은 저자가 비참한 현실에서 화려했던 유년 시절을 되돌아본 자서전적인 소설이다. 원래는 조설근이 '석두기(石頭記)'란 제목으로 80회까지 써서 미완성인 채로 세상에 내놓았다. 그러나 나중 사람이 40회를 덧붙여, 모두 1백20회의 현존하는 『홍루몽』을 완성했다. 그리고 그 인쇄본은 1791년에 출간되어 급속도로 민간에 퍼지기 시작했다.

 이 소설의 모델이 일찍부터 문제가 된 것은, 주로 그 여실한 인물 묘사 때문이었다. 모델의 상정은 많은 사람에 의해 몇 번 시험 되었으며, 마침내 홍학(紅學)이라는 이름까지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후스(胡適)의 <홍루몽 고증>이 나오게 되면서 이 작품이 작자 자신의 문학적 자서전임이 입증되었다.

 조설근은 청나라 시대 초기에 명문 가정에서 출생하여 행복한 생활을 하였으나, 중도에서 집안이 몰락하고, 만년에는 불우하게 되었다. 그는 그 자신의 불우함을 통탄한 나머지 아직 쇠하지 않은 재필을 들어 스스로의 운명을 서술하였다. 따라서, 이 소설은 그 후반으로 나아감에 따라 애수의 빛이 농후하며, 마침내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고 마는 것도 이와 같은 작자 자신의 운명과, 그에 대한 감개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뒤의 40회 부분이 그 이전 부분과 약간 필치가 다르고 총체적으로 박력이 떨어지는 감이 있으나, 작자가 다른 까닭이므로 부득이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