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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 단편소설 『선물(The Red Pony)』

by 언덕에서 2020. 5. 11.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 단편소설 『선물(The Red Pony)』 

 

  

미국 소설가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 :1902~1968)의 단편소설로 1937년에 발표되었다. 중편소설 <붉은 망아지>는 『선물』, 대산맥, 약속, 그리고 민중의 지도자라는 단편소설 네 개로 이루어진 중편소설이다. 그러니까 오늘 소개하는 작품은 중편소설 <붉은 망아지>의 일부분인 『선물』편인데 중편 전체의 이야기는 아버지에서 선물 받은 붉은 망아지의 죽음, ‘파이사노로 불리는 빈민층 노인의 삶, 서부 횡단의 역사처럼 쇠락해버린 외할아버지 등의 내용이다.

  <붉은 망아지>라는 중편소설의 일부분인 단편소설  선물은 주인공의 아버지의 농장에서 일어난 '붉은 망아지'에 관한 사건과 연관된 인물을 통해 열 살 소년이 나름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성장소설이다.

  스타인벡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읽어야 할 내용으로도 권유받는 이 작품은 일명 스타인벡 컨트리라 불리는 캘리포니아 주의 샐리나스와 몬터레이를 지리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곳은 스타인벡의 고향이자 장편소설 <에덴의 동쪽>을 비롯한 주요작품의 핵심적인 무대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중편소설 <붉은 망아지>에서 볼 수 있는 샐리나스와 몬터레이,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스타인벡 문학 전반의 분위기를 익히기에, 충분하다. 또한, 이 작품은 근년에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구입해 읽었다고 해서 더욱 화제가 되었는데, 수차례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영상으로도 인기를 누렸던 현대의 고전이다. 스타인벡은 1962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영화 <The Red Pony > 1949 (American rural drama film)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배경은 1930년대의 미국 서부이다.

  소년 조디는 농장에서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농장에서 일하는 인부 빌리 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조디에게 붉은 망아지 한 마리를 사다 준다. 가족은 ''라는 뜻을 가진 '가빌란'이라 이름 지어주고 온 마음을 다하여 망아지를 돌보았다. 조디에게 붉은 망아지는 또래에게 자랑거리이자 그들과는 한 단계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물이기도 하며, 부모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할 때 그저 그 앞에 서 있기만 해도 무한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존재이다.

  어느 날, 조디는 비가 오지 않을 거라는 빌리 벅의 말을 듣고 망아지를 밖에 놔두고 학교에 갔는데 그날은 빌리 벅의 말과는 다르게 세찬 비가 내렸다.

  붉은 망아지가 감기에 걸릴 것 같아 애를 태우지만, 그는 학교에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 집에 돌아오자 망아지는 세찬 비를 그대로 맞으며 마구간 밖에 묶여 있었고 그 결과 망아지 가빌란은 독감에 걸리고 만다. 가족 모두와 빌리 벅이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의 정성으로 가빌란을 돌보지만 가빌란은 죽어버린다. 결국 조디는 가발란의 시체가 독수리의 먹이가 되는 모습을 지켜 볼 수밖에 없다. 

 

영화 <The Red Pony > 1949 (American rural drama film)

  (전략)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세상에 조금씩 눈뜨게 되면서 궁금한 것은 늘어가는데 어른들은 그것을 무시하거나 귀찮아하며 자기들의 필요에 따른 교훈이나 지시만 되풀이한다. 답답해서 또래를 찾아가 보지만 막혀 있기는 마찬가지다. 자신의 무지가 물음으로 드러나는 것 때문에 질문을 망설이게 되고, 용케 그 야릇한 자존심을 버려도 원하는 답을 얻는다는 보장은 없다.

 아이들이 동물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그같이 닫혀 있는 사람들과의 의사소통구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예 말이 통하지 않기에 말이 필요 없는 존재, 오직 정신적인 느낌만으로 교감이 가능한 존재가 동물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조디가 빨간 망아지를 만나게 되는 것은 바로 그런 시기다. 아직 세상이 낯설고 두렵기만 한 그 어린 망아지는 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알맞은 친구가 된다이제 어서 날이 지나가 등에 안장을 얹고 망아지에 올라타는 날이 오면 주인공은 드디어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와 완전한 일체감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뒤로 한 채 망아지는 죽어버린다. 세상에 있는 단 하나의 친구이자 동지이자 희망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주인공에게는 이제는 앞날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한 절망이 극도의 분노와 폭력을 불러일으킨다.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0178쪽에서 인용함)

 

 

 

 

  부모의 뜻을 거역하지 않는 조디는 자신의 분신처럼 망아지를 돌보고빌리 벅을 누구보다도 좋아하고 믿고 따른다. 그러나 그가 신처럼 완벽한 사람으로 간주하던 빌리 벅도 실수를 하여 망아지를 죽게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자신의 망아지를 잃고 농장에서 생활하는 조디는 이후 아픔을 이겨내고 어느새 성큼 자라난다.

 이 작품은 존 스타인벡이 말년에 발표한 서정적인 작품으로 나중에 작가가 직접 각색하여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원래는 4부작 중편소설로 구성돼 있는데 위의 내용은 그중 '선물'이라고 불리는 한 부분이다.

  작중 조디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망아지와 관련된 책임과 죽음의 문제를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은 조디가 성숙으로 나아가는 첫 번째 단계이다.  둘째, 조디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냉담함을 발견한다. 독수리가 가빌란의 시체를 게걸스럽게 먹는 것을 보고 그는 두 번째 교훈을 깨닫는다. 소년 조디는 이러한 날개 있는 죽음의 침략자가 자연에서 합당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냉담한 힘과 싸우려고 할 때 독수리는 단지 상징일 뿐이다가빌란의 시체을 향한 독수리의 공격을 눈여겨보고 조디는 세 번째 교훈을 얻는다. 죽음은 마지막 불변의 이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조디는 성년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