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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을 읽다

고대소설 『장국진전(張國振傳)』

by 언덕에서 2019. 12. 12.

 

 

고대소설 장국진전(張國振傳)

 

 

  

작자ㆍ연대 미상의 고대소설로 2. 국문 필사본ㆍ활자본으로 목판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필사본은 서울대학교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는데, 서울대학교 도서관 소장의 제명은 장국회전(張國會傳)’인 것이 특징적이다. 활자본은 1916년 [동아서관]을 비롯하여 1921[대창서원] 등에서 출판하였다 군주에 대한 충의를 주제로 다룬 장국진의 영웅적인 일생을 그린 허구적 군담소설ㆍ영웅소설로 필사본이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작품의 줄거리는 기존의 영웅소설이나 군담소설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군담의 비중이 크며 다채로운 흥미를 끌어내고 있다. 특히 도술전의 성격이 두드러진다 작품의 시대 배경은 중국 명나라 때이다. <구운몽>과 흡사한 점이 많은데, 다른 점은 주인공의 부인이 남모르는 전공을 세우는 것으로 구성과 묘사가 군담소설로는 비교적 낫다는 평도 있다.

  주인공 장국진의 부인인 이 부인의 활약상은 <박씨부인전>의 박씨 부인과 상통하는 점이 있다. 다만 전장에서 정체를 숨기고 직접 나서서 싸운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국진이 여장을 하고 이 소저를 직접 선보는 장면이나 이 소저의 시비 이름이 춘운인 점 등은 <구운몽>과 같다. 기존의 영웅소설들과 달리 작품 결말에서 주인공의 죽음과 자식들의 번성이 다루어지지 않았는데 영웅소설의 후대 작품으로 여겨진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때승상 장경구는 늦도록 자식이 없다가 부처께 발원하여 장국진을 얻는다. 7세 때 장국진은 달마국의 침입으로 부모를 잃고 술집에서 말을 먹이는 일을 하는 등 고생을 한다. 이때 달마국의 백원도사가 장국진의 영웅성을 보고는 잡아다가 강물에 던져 죽이려고 한다. 그러나 청의동자의 도움으로 여학도사의 제자가 되어 경서와 도술을 익힌다. 7년 후, 속세로 돌아와 수소문 끝에 부모와 상봉하고 천상 배필인 이창옥의 딸 이계양에 구혼하나 거절당한다.

  이후 국진은 장원급제하여 천자의 주선으로 계양과 혼인하고 병부상서 유봉의 딸과도 혼인한다. 국진은 서주어사가 되어 백성들을 진휼하고, 달마왕의 침입을 물리친다. 천자가 승하하여 태자가 즉위하자 장국진은 이참의 참소로 유배를 가다가 달마국에 잡혀 갇힌다. 달마왕이 재차 침입하나, 국진이 탈출하여 막는다.

  이때 국진이 병이 들어 위험에 처하자 계양이 남장하고 나아가 남편의 병을 고치고 적군과 싸워 승리를 거둔다. 개선하여 국진은 호왕에 봉해지고, 두 부인은 왕비로 봉해져 행복한 삶을 산다.

 

 이 소설은 무예가 뛰어난 장국진이 나라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울 때 달마국과 천원국의 두 왕과 싸워 이기고, 그들의 아들대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줄거리로 되어 있는데, 환상 세계와 현실이 뒤엉켜 사건을 이루고 있다.

 풍운갑과 절윤도 및 청학선이 등장하는가 하면, 용궁에 가서 선약을 얻기도 하고, 용궁의 선녀의 도움으로 전쟁에서 이기는 부분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인 이 씨 부인이 전장에 나가서 도술로 남편을 돕고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내용은 <박씨부인전>의 박씨 역할과 흡사한데, 전장에 남자 복장으로 나가 직접 투쟁한다는 면에서는 박씨보다도 더 적극적이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여성영웅소설과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소설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 눈부신 활약을 하는 장국진 이야기로, 중국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 영웅 소설이다. 장국진은 <유충렬전>의 유충렬과 매우 유사하다. 장국진이 원래 별(천상 벼락성)의 하강이라는 점, 28(宿)를 응하는 흑점이 있는 점, 칠성을 타고난 만고의 충신이라는 점, 도사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그의 상대역 역시 후원받는 도사가 있는 점, 자미성이 황제의 별로 되어 있는 점, 천문을 보고 천자의 위기를 알아내는 점 등이 유충렬과 같은 점이다.

 그러나 장국진이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하고그의 입공을 위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 씨 부인이 곁에 있다고 하는 점에서는 유충렬과 구분된다장국진전에 나오는 계화라는 이름은 <박씨부인전>에도 나오는 이름으로이를 통해서 이 두 작품이 상호영향 관계에 있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장국진이 이 소저와 선을 보기 위하여 여자 옷으로 바꾸어 입고 봉황을 타는 장면은 <구운몽>의 양소유가 정 소저의 선을 보기 위하여 여자 옷으로 갈아입고 봉황을 타는 대목과 역시 일치하며, 이 소저의 시비 이름이 '춘운'인 점도 <구운몽>에 등장하는 시비 이름과 일치한다. 이것은 장국진전<구운몽>의 영향을 받은 데 기인하는 것임을 입증하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