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킨스 장편소설 『두 도시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
영국 소설가 C.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1812∼1870)의 장편소설로 1859년 발표되었다. T.칼라일의 <프랑스혁명>(1837)을 읽고 자극받은 작자가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런던과 파리를 무대로 하여 쓴 역사소설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기의 복잡한 정경을 화려하고 능숙하게 그려내지만, 실은 위기에 직면한 개인이 겪는 선택의 문제, 타인에 대한 연민과 자기희생, 인간의 악덕과 미덕이라는 흔하고도 진부한 주제를 다룬다. 타인을 억누르고 착취하지 말 것, 상처와 원한을 되갚으려는 악순환에 빠지지 말 것, 사랑과 희생, 책임감을 지닐 것, 이와 같은 당위적인 결론을 이야기한다. 디킨스는 혁명 못지않은 격변에 처한 19세기 영국 사회에서 어찌할 수 없이 휩쓸리고 마는 변화와 위기 앞에서 미약한 인간이 기댈 보루로서, 가장 당연한 인간적 가치들에 대해 성찰한다.
특별히 명확한 정치적 입장이나 역사관에 따라 혁명을 묘사한 것은 아니지만, 파란만장한 플롯과 긴박한 파리와 런던의 정경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디킨스의 작품으로서는 보기 드문 역사소설로 프랑스혁명 당시 런던과 파리라는 두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혁명의 역사적 기술에서 그치지 않고, 그 시대를 사는 인간의 심리를 정밀하고 다채롭게 그려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바스티유 감옥에 18년간 부당하게 감금되었다가 풀려난 알렉상드르 마네트 박사는, 로리의 도움으로 딸 루시를 만나 영국으로 건너온다. 마네트 박사와 루시가 런던에 정착해 고통스러운 기억으로부터 회복되어가던 중, 파리에서 건너올 때 우연히 같은 배를 탔던 찰스 다네이가 반역죄로 기소되어 증인으로 재판에 참석하게 된다. 찰스 다네이는 변호사 시드니 카턴의 도움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나고, 그 후 찰스 다네이와 시드니 카턴은 마네트 부녀와 교류하게 된다. 시드니 카턴과 그의 친구인 변호사 스트라이버, 찰스 다네이, 이 세 사람이 루시에게 청혼하는데, 루시는 찰스 다네이와 결혼한다.
두 사람이 아이를 낳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찰스는 프랑스 하인 가벨이 감옥에서 보낸 다급한 편지를 받고 그를 구하기 위해 프랑스로 향한다. 프랑스에서는 혁명의 뜨거운 불길이 곳곳에 번지고 있었고, 소작농에게 갖은 횡포를 부린 악명 높은 후작 가문 출신인 다네이는 혁명법에 따라 감옥에 끌려가 재판을 받게 된다. 마네트 박사와 루시는 찰스를 구하기 위해 프랑스로 향하고, 바스티유에 투옥되었던 마네트 박사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시민의 영웅으로 떠올라 극적으로 사위를 살려내게 되지만, 찰스는 풀려나자마자 다시 고발당해 끌려가고 만다.
재판정에서 찰스를 기소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배후에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가 낱낱이 밝혀지면서 어지럽게 얽혀 있던 충격적인 과거가 드러나고, 찰스는 이제 어떤 희망도 없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질 운명에 처한다. 루시를 비롯해 모두가 깊은 상심에 빠지고, 찰스는 모든 것을 각오한 채 형장으로 끌려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앞에 구원의 손길을 뻗는 한 사람이 나타난다.
오랫동안 루시를 사랑해오던 영국인 시드니 카턴은 곤경이 닥치면 도와주겠다고 했던 그의 약속대로 그를 구해내고 대신 사형장으로 향한다.
프랑스혁명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히 그려낸 이 작품에서 디킨스는 런던과 파리, ‘두 도시’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주목한다. 발표 시점에 이미 70년이 지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린 이웃 나라의 혁명을 재조명함으로써 빈곤과 실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영국에서도 일어날지 모를 ‘피의 혁명’을 경고한 것이다. 디킨스는 대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의 사회갈등과 혁명으로 인해 벌어지는 광기와 폭력을 세밀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리지만 그에 담겨 있는 주제의식은 우정과 사랑, 헌신과 희생이라는 보편적인 덕목이다.
두 도시 이야기는 역사소설이자 연애 소설로, 프랑스혁명 당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랑하는 여인의 남편을 대신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한 남자의 처절하고 애절한 사랑을 표현한 이 소설은,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다루면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스한 온기와 가슴 찡한 감동을 조금도 놓치지 않고 있다.
디킨스는 이 소설을 집필하는 내내 파리에 머물면서, 프랑스혁명의 현장을 일일이 취재하였다고 한다. 그 덕분에 프랑스혁명이 일어날 당시, 런던과 파리에 살고 있던 평범한 민중들의 모습과 곪을 대로 곪은 사회상을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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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이라는 정치적 격변기를 압축해서 담아낸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이다. 작품에서 보여 준 두 도시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런던은 소박하고 안정적이며 고요한 도시인 반면, 파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민중의 저항과 울분이 가득한 도시다. 작품 속 인물들은 거대한 역사 현장의 두 도시를 넘나들며 잊히고 소외된 이들의 삶을 되새기게 만든다.
『두 도시 이야기』는 비평가들로부터 종종 ‘가장 디킨스답지 않은 작품’으로 꼽힌다.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비교적 드문 역사소설인 데다,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간결한 문체, 특유의 발랄한 유머가 배제된 음울하고 비장한 분위기, 사회비판보다는 개개 인물의 복수극과 로맨스가 전면에 나서는 점 등으로 인해 다소 예외적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숨 쉴 틈 없이 내달리는 강렬하고 긴박한 서사, 특유의 풍성하고 매혹적인 문체, 섬세하고 날카로운 관찰력, 또렷하고 생생한 인물들로 작가가 이룬 문학적 일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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