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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헤밍웨이 장편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

by 언덕에서 2018. 7. 10.

 

 

 

 

 

헤밍웨이 장편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

 

 

 

 

 

미국 작가 E.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1899∼1961)의 장편소설로 1926년에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때의 부상으로 성불구가 된 신문기자 제이크 반스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전개하는 1인칭 소설이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는 전쟁 중 특별지원 간호사가 된 영국의 귀족부인 브렛 애슐리와 제이크를 중심으로,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의 생태를 그렸다. 표제는 구약성서의 <전도서>(1:5)에서 인용한 것으로, 작품의 권두에는 “당신들은 모두 잃어버린 세대입니다”라고 작자에게 말한 미국의 여성작가 G.스타인의 말을 빌렸다. 여주인공 브레트는 제이크와 사랑하는 사이지만, 성적인 초조함과 욕구불만에서 이 남자 저 남자를 전전한다.

 헤밍웨이는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캔자스시티의 [스타(Star)]지 기자가 되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 때인 1918년 의용병으로 적십자 야전병원 수송차 운전병이 되어 이탈리아 전선에 종군 중 다리에 중상을 입고 밀라노 육군병원에 입원, 휴전이 되어 19년 귀국하였다. 전후 캐나다 [토론토 스타]지의 특파원이 되어 다시 유럽에 건너가 각지를 시찰 여행, 그리스-터키 전쟁을 보도하였다. 파리에서 G.스타인, E.파운드 등과 친교를 맺으며 창작상의 많은 것을 배웠다. 1923년 <3편의 단편과 10편의 시(詩)>를 처녀 출판하였고, 1925년 주로 청소년기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단편집 <우리들의 시대에>를 발표하였으며, 다음 작품 <봄의 분류(奔流)>(1926)에 이어 발표된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1926)에 이르러 그의 명성은 결정적인 것이 되었다.

 그는 이 작품에서 파리와 에스파냐를 무대로 찰나적ㆍ향락적인 남녀들을 중심으로 전후 풍속을 묘사하여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의 대표작가로 지목되었다. 1928년 귀국, 같은 해 아버지의 권총자살 등 어려운 사건에 부딪히게 되었고, 그 이듬해 전쟁의 허무함과 고전적인 비련을 테마로 한 <무기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Arms)>를 완성, 전쟁문학의 걸작으로서 국외에서도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헤밍웨이는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영화 <태양은 또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 , 1957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시간적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주인공 제이크 반스는 미국인이지만 파리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성기 부위에 부상을 당해 성불구가 되었지만, 병원에서 만난 브렛 애슐리와 사랑하는 사이이다. 현 시점에서 브렛 애슐리는 이미 두 번 이혼했고 지금은 마이크 캠벨과 약혼한 사이이다.

 소설의 제1부는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의 파리에서의 사교생활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로버트 콘은 브렛 애슐리에 대해 연정을 품게 된다.

 제2부에서 주인공 일행은 에스파냐 팜플로나 지방으로 투우 축제를 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여기서 유대인으로 불리는 로버트 콘은 마이크 캠벨, 주인공 등과 갈등을 벌인다. 한편 브렛 애슐리는 유명한 19세의 투우사 로메로와 사랑에 빠지고 로버트 콘은 그를 때려눕힌다. 브렛과 로메로는 한때 도망을 치지만 로메로가 브렛을 떠나고, 브렛은 다시 주인공 제이크 반스에게 도움을 청해 두 사람은 재회하게 된다.

 

 

영화 <태양은 또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 , 1957

 

 

 이 작품의 배경은 1차 대전 종전 후의 프랑스 파리이다. 헤밍웨이는 1921년부터 파리에서 신문 특파원으로 주재하며 당시 거기 머물던 거트루드 스타인, F. 스콧 피츠제럴드, 에즈라 파운드 등의 문인과 교분을 나누고 영향도 받는데 이때의 경험이 온전히 이 작품에 녹아들었다. 이들은 모두 일종의 망명 작가(expatriate)로 서 파리의 뒷골목에서 이 술집 저 카페를 전전하며 퇴폐적이고 목적없는 삶을 영위한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도 주인공 제이크와 친구들은 하루 저녁에도 여러 곳의 술집을 드나들며 밤거리를 배회한다. 그래서 스타인이 헤밍웨이와 대화를 나누던 중에 자신을 포함한 이들 군상을 가리켜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라고 칭했는지도 모른다. 작품의 권두 발문에도 나와 있는 이 말에서 ‘잃어버린’은 ‘길을 잃은’이라는 뜻 외에도 ‘목적을 상실한’이라는 뜻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속표지에는 “당신들은 모두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입니다.”라는 거트루드 스타인 여사의 유명한 문장이 실려있다. 분명,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풍속소설이자 청춘소설로, 전쟁에 휘말린 젊은 세대의 전후 반응을 가장 먼저 작품화한 소설이다. 헤밍웨이 자신도 참전했다가 이탈리아 전선에서 부상당했다. 전쟁을 직접 겪은 젊은이가 그려낸 세대적인 자화상이란 점에서 높은 평판을 받았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참혹한 전쟁을 직접 겪고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잃어버린 세대’이다. 이 작품의 절정인 팜플로나 축제 대목은 단순히 힘차고 역동적인 투우 묘사가 중심이 아닌 듯하다. 마음속에 상처와 어두운 그림자가 있기 때문에 자연과 활력을 절실하게 추구하며, 낚시와 투우가 주는 충실감과 생명감이 싱싱하게 떠오른다.

 이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는 본질적으로 이중구조를 갖고 있다. 전후세대의 환멸을 그린 작품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단순히 소박한 생명력을 찬미하는 소설도 아니다. 이러한 두 대조적이며 대립적인 태도와 모티프가 뒤얽혀 이 작품의 싱싱한 활력의 원천을 이룬다. 청춘은 언뜻 날카롭고 연약해 보이지만, 실은 질기고 방자한 강인함을 감추고 있다. 그러한 젊음의 본질을 작가는 무심한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