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高朋滿座

제레미 리프킨 『육식의 종말』

by 언덕에서 2018. 1. 17.

 

 

제레미 리프킨 『육식의 종말』

 

 

 

미국 경제학자·사회학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 1945~ )의 저서로 2008년 발표되었다. 현대 문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인간의 식생활이다. 특히 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생기기 시작한 문제는 여러 분야에 걸쳐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지구에 존재하는 12억 8천 마리의 소들이 전 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곡물의 70%를 소를 비롯한 가축이 먹어치운다. 70억의 전 세계 인구 중 절반이 굶주리고 있고, 그 중 반은 굶어서 죽어간다. 소가 먹어치우는 곡물은 굶주리고 있는 인간 수십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양이다. 동양인들도 점차 육식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서구 사회의 전철을 밟고 있다. 육식으로 인해 생태계는 파괴되고 인류는 온갖 병에 시달린다.

 이 책은 원시 시대 인간이 소를 숭배해왔으며, 21세기에는 인류가 육식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끝을 맺는다. 이 상태로 간다면 지구의 건강을 회복시키고 날로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 살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저자 제레미 리프킨은 지구에서 축산 단지들을 해체시키고 인류의 음식에서 육류를 제외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수십 년 동안 우리가 이루어야 할 중요한 과업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저자의 지적보다 현재 우리가 어떠한 상태에 있는가를 알아차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소를 중심으로 인류의 역사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핀다. 그는 소고기를 즐기는 문화가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왔다고 주장한다. 소고기는 인간에게 탐욕과 절망이라는 양면을 선사했다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인간과 소의 관계는 농업혁명 전후와 과학기술의 발달 전후로 나뉜다. ‘소’라는 존재는 신성한 숭배의 대상에서 인간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해체의 대상으로 격하되었다. 쇠고기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육대주를 황폐화시키면서 소수 자본가들의 이기심을 정당화시켰다. 전 세계 10억 마리 이상의 소들은 엄청난 식욕으로 지상의 모든 풀을 먹어치운다. 그 결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방출시키고 대륙을 사막화시키며 동시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거듭난다. 호주의 경우, 인구보다 소의 숫자가 40% 이상 더 많다. 이렇게 황폐화되다가는 병든 지구는 재생능력을 잃을 가능성이 많다. 오염된 지구는 미래 세대에 `환경적 부채`의 형태로 축적된다.

 가난한 나라들은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시달리지만, 세계 곡물 수확량의 1/3은 인간이 아닌 소를 비롯한 ‘가축’들이 소비한다. 그 ‘가축’의 대부분은 ‘소’다. 미국의 경우 생산되는 곡물의 2/3는 가축의 몫이다. 잘 사는 나라의 국민은 심장발작, 당뇨병, 암 등 풍요의 질병으로 죽어가고, 못 사는 나라의 국민은 영양결핍과 기아로 죽어간다. 지구와 환경은 공유되지만 파괴와 보존은 철저히 분리된다.

 

 

 

 언젠가 ‘햄버거 병’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어린아이의 장기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게 손상되었다. 미국의 과학적 분업을 통해 이루어진 ‘공장’에서의 도축환경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만큼 비위생적이다. 도축된 소 옆에 피범벅이 된 내장이 버려져있고, 내장 위에는 작업자가 버린 담배꽁초와 가래가 범벅이 되어있다. 작업자가 사라지면 쥐들이 와서 내장과 고기를 갉아먹는다. 최대한 많이 빠른 시간에 가장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방식으로 기계화한 도축환경은 이 세상 모든 더러움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 축산업자들의 로비는 소비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미국농무부(USDA)의 검열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만들었다. 서부 대륙을 목축지로 만들기 위해 유럽계 이주민들은 야생의 버팔로를 학살했다. 그리고 버팔로를 기반으로 살아가던 미서부 인디언을 대량 학살했다. 이러한 행위 역시 소를 통한 수입원을 얻기 위한 경제 활동이었다.

 쇠고기 소비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입맛`의 차원을 훌쩍 뛰어넘어 인류의 가장 복잡한 문제인 경제 지배와 평등의 차원으로까지 확장된다. 지구오염, 환경파괴, 인간의 탐욕, 심리, 역사, 자본주의, 정치와 제도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광범위 한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 경제학자·사회학자 제레미 리프킨( Jeremy Rifkin , 1945~ )

 

 

 

  미국의 환경철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등을 통해 현대 과학기술과 인간의 생활 방식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해왔다. 그는 이 책『육식의 종말』을 통해 인류가 육식을 지나치게 탐식하는 문제에 대해 다방면으로 경고한다. 현대 문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인간의 식생활을 지적했다. 인간이 육식을 과다 소비하면서, 여러 곳에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2억8천만 마리의 소들이 전 세계 토지의 24%를 점유하고 있으며, 미국 곡물의 70%를 소를 비롯한 가축이 먹어치우고 있다. 고기는 곡물에 비해 매우 생산성이 낮은 비싼 먹을거리다. 고기 소비를 줄여 고기 생산에 들어가는 곡물을 활용한다면 궁핍에 허덕이는 가난한 수십억 명의 인류를 먹여 살릴 수가 있다.

 세계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지대는 최근 들어 급격히 숲이 파괴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국가 목축업자와 단합한 제3세계 정부는 열대 숲을 태워서 농장을 만든다. 숲은 소를 키우는 목장이 되거나, 사료용 곡물인 옥수수를 생산하는 농장으로 변모되고 있다. 이곳에서 사료와 소고기가 생산되는 것은 선진국 사람들의 과다한 육류소비 때문이다. 수요가 있으니 물건을 팔아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수요를 줄이면 공급 또한 줄 것이다. 그러면 아마존 숲이 목장이나 농장으로 바뀌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아마존의 숲이 파괴되어 가는 현실은 인류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 과다한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방법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고기 소비를 하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되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당장의 목표로 육류 소비를 절반 가까이 줄이자는 것이다. 인류가 채식으로 전환하면 먹는 사람의 건강에도 좋고, 불필요하게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되며, 가축을 기르는 공간에 농사를 지어 기아를 해결할 수 있고, 가축 분뇨로 인한 수질오염 및 CO₂의 방출로 인한 온실효과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생아 10명 중 1명은 첫 번째 생일을 맞지 못하는 것이 제3세계의 현실이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는 그들이 자급자족하던 땅을 소를 키우기 위한 목축지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발전과 이윤이라는 명목으로 현대 축산 단지는 자연 생태계를 파괴했다. 숲이 울창한 지구의 일부분을 인간, 동물, 식물이 거주할 수 없는 메마른 황무지로 변화시켰다.

 인간의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에 대한 고대의 상징이었던 황소와 암소는 생명력을 박탈당한 채 신성함을 잃어버리고 생산의 기계로 전락했다. 소는 고대의 존재를 상실하고 순전히 선진국 국민의 먹거리가 되어버렸다. 쇠고기 신화는 반복적으로 남성 지배를 영속화하고 계급 차별을 조장했으며, 국수주의와 식민주의의 이익을 증진시켜 왔다. 또한 그것은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적 박탈을 영속화했다.

 

 

 

 저자는 육식의 종말이 자연을 대하는 적절한 태도에 관한 인간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육식을 끊는 행위에는 모든 대륙의 자연을 대대적으로 회복시키는 생태계적 르네상스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육식을 삼가는 사회적 결정은 금세기 인간 생존의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전지구적 식량 재분배가 이뤄지고 인류는 새로운 형제애로 살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장은 다음과 같다.

 상업적 축산 단지를 해체하면 부자들은 너그러워질 것이고 빈자들은 곤경에서 벗어나게 된다. 곡물로 사육한 쇠고기를 없애고 식품 사슬의 보다 아래쪽에 위치한 음식을 먹으면 심장질환, 암, 당뇨병 발병은 현저히 감소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다 건강해지고 긴 수명을 누릴 것이며, 건강관리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은 절약된다. 

 육식 문화를 조절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원상태로 돌리고 온전하게 만드는 징표이자 혁명적인 행동이다. 현대적인 축산 단지 해체와 인간의 음식에서 쇠고기를 없애는 것은 인간 의식에 펼쳐질 새로운 장이다. 우리와 소,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는 유대감을 다지며 새로운 인류 의식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