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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래빈드라나트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시집 『기탄잘리(Gitanjali)』

by 언덕에서 2017. 7. 5.

 

래빈드라나트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시집 『기탄잘리(Gitanjali)』

 

 

인도의 시인 레빈드라나트 타고르(1861 ~ 1941)의 서정시집 『기탄잘리(Gitanjali)』는 ‘신(神)에게 바치는 송가(頌歌)’라는 뜻으로, 157편을 수록하여 1910년 인도에서 출판되었다. 그 중에서 57편을 추려 타고르 자신의 영역(英譯)으로 1912년에 영국에서 출판하였고, 다음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유럽에서 절찬을 받았다.

 이 시집은 타계한 자기 ‘부인과 세 아이들에게 바치는 책’으로 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가 종교적이며 상징적인 것으로, 영어 번역으로 인해 원시(原詩)의 유려한 운율과 힘찬 느낌을 잃은 점이 있다는 것이 평자들의 의견이다. 그렇지만 이는 영역때문이라기보다 영어에 의한 새로운 작품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신(神)에게 돌아가 몸을 의지함과 열렬히 공경하고 사랑하는 정(情), 즉 뜨거운 신앙을 뼈대로 한 이 시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

 

'나는 당신을 모든 면에서 보며 

모든 면에서 당신과 교제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당신에게 사랑을 바칩니다'

 

에서 보여주듯 경건하면서도 감미로운 시가 많다. 한국에서는 1923년 김억(金億)이 이문관(以文館)에서 간행한 번역본이 최초의 것이다. 그의 시는  당시의 문예지인 <청춘>·<창조>등에 소개되었고, 김억에 의해 시집 기탄잘리 "신월"· "원정" 등이 번역되었다. 이렇게 번역된 타고르의 시는 임을 노래한 연시, 산문시의 가락 등에서 일제 하의 나라 ‘조선’의 시인이자 독립 투사인 한용운 등에게 영향을 끼쳤다.

 

 

 

 

 

 

『기탄잘리(Gitanjali)』는 벵골어로서,  '기탄'은 노래, ''안잘리'는 ' 합창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까 시의 제목인 '기탄잘리''합창하여 신을 찬미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이 작품은 1910년에 벵골어로 총 157편이 발표되었으나,  1912년에 이 가운데 53편을 고르고 다른 시집의 시를 첨가하여 103편의 내용을 타고르 자신이 직접 영어로 번역하여 발표하였다

  이 시집은 영국에서 출간된 이후 서구의 독자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는데 예이츠, 파운드 등 많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 시집은 타고르 자신이 직접 영역한 만큼, 그것은 번역이라기보다는 영시로의 새로운 창작으로 볼 수 있으며, 이 작품으로 타고르는 1913년에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시집 『기탄잘리』전체에서 서정적 자아는 기도하는 자세로 신을 섬기고 있다. 이 시에서도 서정적 자아는 만상의 그늘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임을 끊임없이 기다리고 있다.

 임에게 드릴 꽃밖에는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처녀는 임을 경배할 줄 모르는 먼지 속의 인간들 속에서 불시에 자기를 찾아온 임을 꿈꾸기도 한다이 작품 전체의 시상은 임을 멸시하는 사람과 애타게 기다리는 나그리고 일시적 거처에 불과한 자기 집으로 태연히 돌아가는 사람과 밤 늦도록 임을 기다리는 나의 대비의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서정적 자아가 찬란한 빛 속에 황금의 깃발을 펄럭이며 임이 내려와 임을 기다리지 않았던 사람 속에서 자기를 선택하는 꿈을 꾸는 모습은 절대자에 대한 끊임없는 기원이자 찬미라고할 수 있다시집 <기탄잘리>는 모두 103편으로 되어 있는데 제목 없이 번호만 붙어 있다.

   영국의 식민지인 인도의 시인이 노벨상을 받았다는 것이, 역시 식민지 상태에 있었던 우리 민족에게 큰 영향을 불러일으켰다타고르는 우리나라 일제하의 조선에 '쫓긴 이의 노래(The Song Defeated)'(1916)와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In the Golden Age of Asia)'(1929)라는 두 편의 시를 보내기도 했다.

 

 

 

 

 

 


 

 

님이 세워 놓은 이 장막 위에 밤과 낮의 화필이 무수한 형상을 그려 놓았습니다. 그 장막 뒤에는 님의 자리가, 놀라울 만큼 신비로운 곡선으로 짜인 님의 자리가, 그 모든 삭막한 직선들을 거부하는 님의 자리가 있습니다.

 님과 내가 연출하는 놀라운 장관(壯觀)이 하늘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님과 나의 곡조가 울리자 온 대기가 가늘게 떨리고, 님과 나의 숨바꼭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 세월이 흐릅니다.

--- 제71편 

 


 

님은 한 송이 작은 야생화를 완성하기 위해 백 년의 세월을 보내고 다시 또 백 년의 세월을 보냅니다.

 우리에게는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시간이 없기에 우리는 순간의 기회를 잡으려 다투어 몰려듭니다. 머뭇거리기에는 우리가 너무도 가난합니다.

--- 제82편 

 


 

세상의 아침으로 나와 햇살을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나는 즉시 내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는 불가사의한 힘이 내 어머니의 형상으로 나를 팔에 안고 있음도 나는 즉시 느꼈습니다.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러서도 똑같은 미지의 힘이 일찍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낯익은 모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 생명을 사랑하기에 죽음 역시 마찬가지로 사랑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엄마가 오른쪽 젖가슴에서 젖을 빨던 아기를 떼어 내면 아기는 울 것입니다.

  하지만 아기는 곧 왼쪽 젖가슴에서 위안을 되찾고 울음을 그칠 것입니다.

---제 95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