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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朋滿座

헨리 소로우 에세이집 『월든(Walden)』

by 언덕에서 2017. 2. 14.

 

헨리 소로우 에세이집 『월든(Walden)』

 

 

 

헨리 소로우(Henry David Thoreau.1817.7.12∼1862.5.6)는 19세기 미국의 한 시대를 풍미한 사상가·수필가로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출생이다. 하버드대학 졸업 때의 연설 <상업 정신>에서는, 1주일에 하루만 일하고 나머지 6일은 사랑과 영혼의 안식일로서 자연 속에 잠겨 자연의 숭고한 계시를 받으라고 말하고, 일생 동안 이와 같은 삶을 살려고 하였다. 에머슨의 감화를 받은 그는, 초절주의1에 이 주장이 잘 밝혀져 있다. 인간의 직관력ㆍ상상력ㆍ내재신(內在神)에 의해 움직이는 자연, 구제를 필요치 않는 인간성 자체의 존엄성, 창조와 예술 세계의 자유, 인간성의 우수성, 인류와 우주에 대한 낙관적 태도, 일상 경험의 감각을 초월하여 직관에 의해 진리를 파악한다는 사상이기도 하다.">(☞超絶主義. Transcendentalism)를 친히 실천했으며, 인간이 참되게 사는 길이무엇인가를 알아내려고 자연을 벗삼아 생활하였다.

 그는 가업인 연필제조사업 외에 교사·측량·목공 등에 종사했는데 일정한 직업 없이 콩코드에 사는 초월주의자 R.W. 에머슨과 그 주변 사람들과 친교를 맺고 매일의 관찰과 사색을 많은 양의 일기로 남겼다.

 한편, 그의 어린 시절 온 가족이 노예제에 반대하여 1846년 7월 투옥되었다가 석방된 적이 있는데, 이 체험이 뒤에 발간한 저서 <시민 불복종>(1849)으로 정리되었다. 그는 개인의 양심에 바탕을 둔 불복종을 역설하고 <전혀 지배하지 않는 정부가 최상의 정부이다>라고도 주장하였는데, 뒤에 M.K. 간디와 M.L. 킹목사에게 영향을 주었다.

 소로우의 주요 저서로 『콩코드 강과 메리마크 강의 1주일』(1849) 『월든-숲속의 생활』(1854)이 있다. 그는 구체적 사물을 세밀하게 관찰하였는데, 사물을 단순히 사실로서만 보지 않고 월든 호(湖)에 대하여 “이 호수가 하나의 상징으로서 깊고 청순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을 나는 감사하고 있다.”, “내가 호수에 대해서 관찰한 것은 윤리적으로도 진실이다.”라고 역설한 것처럼 구체적 사물의 저편에 있는 보편성을 알아내려 애썼다. 사후에 <메인주의 숲>(1864), <케이프코드>(1865), <캐나다의 양키>(1866) 등의 여행기가 간행되었다.

 

 

헨리 소로우(Henry David Thoreau.1817.7.12∼1862.5.6)

 

 

 

 나는 의도적인 삶을 살아보고자 숲으로 들어갔다. 필수적인 요건만 충족한 채 살아도 삶이 가르쳐 주는 진리를 배울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또한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음을 깨닫고 싶었다. 삶이란 소중한 것이기에,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체념한 채 살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깊이 있게 삶의 정수를 빨아들이고 싶었다. 삶이 아닌 것은 모두 파괴해 버리고 강인하게 스파르타 인처럼 살아가길 바랐다. 낫을 크게 휘둘러서 풀을 바싹 베어내어 삶을 구석으로 몰아가 가장 기본적인 조건으로 압축해 버린 다음, 삶이 천박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 천박함을 전부 속속들이 알아내어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또는 반대로 삶이 숭고한 것이라면 경험을 통해 그것을 알아내어 다음번 여정에서 그 참모습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랐다. - 본문에서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 본문에서 

 

 숲속에는 모두 다른 걸음들이 있다. 개나리나무와 떡갈나무는 보폭이 다르다. 산의 기슭에는 언제나 봄이 먼저 오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아직 겨울이 머물러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같은 산인데 두 계절을 사이좋게 지니고 산다. 자연의 숲에서는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로우의 주 저서인 『월든』에는 주옥같은 에세이 18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는 저자의 호반생활에서의 자유롭고 지혜롭게 여가를 누리려는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이 글들을 통해 노동과 여가에 대한 그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밝히고, 되도록 단순하고 자족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자신의 실험적 생활을 보여준다. 또한, 이 책에는 작은 동물들과의 교감,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숲과 호수의 소리와 경치 등 월든 호반에서의 다양한 생활을 그려내면서 단순하고 자족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습득해가는 기쁨을 보여준다.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서 실제로 하루하루 살았다는 점 때문에 이 책이 유명한 것도 사실이지만 직설적이고 사실적이며 세련된 문체야말로 『월든』을 고전의 명작으로 끌어올렸다.

 

헨리 소로우가 살았던 오두막

 

 

 

 소로우가 칩거를 시작한 것이 1854년이니, 벌써 150년 전에 소로우는 물질만능주의를 거부하고 지극히 소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다.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는 소로우의 말은 사는 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레기를 쌓아가며 정신없이 살고 있는 우리의 삶에 대해 많은 성찰을 안겨준다.

 소로우의 주요 저서 『월든』은 ‘세계문학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책’으로 불린다. 소로우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나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고 측량 일이나 목수 일 같은 정직한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이 책은 대자연의 예찬인 동시에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며, 그 어떤 것에 의해서도 구속받지 않으려는 한 자주적 인간의 독립 선언문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월든』은 당시에는 별다른 시선을 끌지 못했지만, 오늘날 19세기에 쓰인 가장 위대한 책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 세계의 많은 독자에게 읽혔고 지금도 읽히고 있다.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법정 스님 등이 즐겨 읽었던 책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 무소유의 소박하고 검소한 삶만이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소로우의 사상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담아낸 『월든』은 출세지상주의와 배금주의의 헛된 환상에 시달리는 현대의 독자들에게 많은 시사점과 위안을 안겨준다.

 

 

 

* 초절주의 : 19세기 미국 뉴잉글랜드에 서 생긴 사상운동. 독일의 관념론(특히 칸트)의 영향과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은 미국의 독자적인 일종의 리얼리즘이다. 문학에서는 에머슨이 1836년에 발표한 <자연론>에 이 주장이 잘 밝혀져 있다. 인간의 직관력ㆍ상상력ㆍ내재신(內在神)에 의해 움직이는 자연, 구제를 필요치 않는 인간성 자체의 존엄성, 창조와 예술 세계의 자유, 인간성의 우수성, 인류와 우주에 대한 낙관적 태도, 일상 경험의 감각을 초월하여 직관에 의해 진리를 파악한다는 사상이기도 하다.

 

 

-월간 소식지 '맑고향기롭게' 2017년 5월호에 게재

 

 

 

  1. * 초절주의 : 19세기 미국 뉴잉글랜드에 서 생긴 사상운동. 독일의 관념론(특히 칸트)의 영향과 동양사상의 영향을 받은 미국의 독자적인 일종의 리얼리즘이다. 문학에서는 에머슨이 1836년에 발표한 <자연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