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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톨스토이 단편소설 『바보 이반(Иван-дурак)』

by 언덕에서 2017. 3. 22.

 

 

 

톨스토이 단편소설 『바보 이반(Иван-дурак)』

 

 

러시아 문호 레프 톨스토이(Tolstoi.Lev Nikolaevich, 1828∼1910)의 단편소설로 1886년 발표되었다. 러시아에서 옛날부터 전해오는 민간설화를 바탕으로 만년에 쓴 작품이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의 걸작으로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읽히는 작가 톨스토이는 1860년대 초부터 학교를 세우고, 농촌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며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그가 처음 교육 사업을 시작할 무렵 가장 큰 어려움은 어린이가 읽을 수 있는 양질의 책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톨스토이는 스스로 어린이들이 읽고 즐길 수 있는 초등 교과서를 쓰기 시작한다. 그는 병과 싸우면서 '초등 교과서' 집필에 온 힘을 쏟아 마침내 완성했으나 이 책은 교육용일 뿐, 일반 대중까지 아우르는 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아쉬움을 느낀다. 그리하여 톨스토이는 복음서의 이야기와 민중들이 오랫동안 지녀 온 여러 민화들, 인류의 행복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들을 훌륭한 문장으로 재창조해 민중에게 전한다.

 톨스토이가 자기의 무저항주의, 반전주의, 금전 부정 사상, 사랑의 복음 등 이른바 ‘전향1(轉向)’ 후의 제 이론이 담긴 민화이다. 우둔하지만, 정직한 막내 동생 이반이 마지막에 가서는 형들을 지배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바보 이반의 이야기」는 탐욕스러운 형들과 달리 묵묵히 땅을 일구며 성실히 살아가는 막내 이반 때문에 악마들이 죽음을 맞는데 결국은 ‘바보’같은 면이 형들을 이긴 원동력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시골에 농부가 세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큰 아들 세묜의 직업은 군인이었고, 둘째 아들 타라스는 장사꾼이었는데, 셋째 아들은 사람들이 바보라 놀리는 이반으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바보 이반은 심성이 착하였는데 두 형은 모두 자기 욕심과 돈만 밝히는 사람들이었다. 그렇지만 착한 이반 덕분에 세 형제는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악마가 사이좋게 지내는 이 세 형제를 보고 시기하여 이들의 사이를 갈라놓기로 마음먹는다. 결국 이 악마는 다른 세 악마에게 명령을 내려 세 형제들이 서로 싸우도록 부추긴다. 세 악마는 형제 한 명씩을 맡아 불행에 빠뜨리는데 바보 이반을 맡고 있던 악마는 계속 실패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던 악마가 오히려 이반에게 들키게 되고, 이반은 악마를 죽이려고 하는데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약초를 주며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나머지 두 악마도 이반을 괴롭히려고 하지만 번번이 이반에게 들키고 만다. 이 악마들 역시 이반에게 신비한 힘을 알려주고 도망치게 된다.

 마음씨 착한 이반은 이 힘을 형들에게 가르쳐 주어 모두 부자가 되게 하였고, 그 돈과 권력을 이용해 왕좌에까지 오르게 된다. 재물과 권력에 관심이 없던 이반은 마침 병에 걸린 공주를 도와주기 위해 이전에 악마에게서 받은 신비한 약초를 이용한다. 덕분에 이반은 공주와 결혼해 왕이 된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악마는 분노하여 이반의 형들을 모두 파멸시킨다. 이반이 다스리던 나라도 망하게 하려고 계획을 세우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결국 악마는 이반의 나라를 망하게 하기 위해 꾀만 부리다가 그만 죽고 만다. 

 

 

 

 

 이 소설은 3형제와 도깨비를 통해 제정 러시아의 성실한 농민들을 옹호하고, 무위도식하며 농민들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징병하는 상인계급과 귀족계급 등 기득권층들을 비판하고 있다. 또한 비폭력이 폭력을 극복한다는 비폭력주의와 침략전쟁에 대한 징집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왕이 된 이반이 왕비, 말을 하지 못하는 여동생 그리고 민중들과 함께 성실하게 일하여 소박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작가의 사회개혁이념을 보여준다. 그 뿐만 아니라 바보이반이라는 인간상을 통해 이 세상의 타락성 등을 깊게 논하고 있다. 또한 이반의 형들을 토대로 인간이 얼마나 나쁜지, 또한 타락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그의 만년의 예술관에서, 이런 간소한 작품이야말로 참다운 예술이라고 하였다. 이밖에 <사람은 왜 사는가><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세 사람의 은자> 등 수많은 민간설화를 만년에 썼지만 <바보 이반>은 그 대표적인 것으로서 유명하다.

 이 작품 속에는 작자의 무저항주의ㆍ금전부정사상ㆍ사랑의 복음 등 아른바 ‘전향(轉向)’ 후의 제 이론이 포함되어 있다.

 

 

 

 

 

 

 

 

 

 

 

  1. 《안나카레니나》는 서술기법과 문체가 《전쟁과 평화》와 비슷하지만 예술적인 면에서 보다 뛰어나며 주인공들은 내부갈등으로 인간적 파멸에 이르는 비관적 소설이다. 이 무렵부터 톨스토이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무상 때문에 일어난 정신적 동요로 과학·예술·철학 등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하고《교의신학비판(敎義神學批判, 1880)》 《참회(1882)》 《교회와 국가(1882)》등에서 사상이 체계화되었다. 전향 후 사상을 보통 <톨스토이주의>라고 하는데, 타락한 그리스도교를 배제하고 원시 그리스도교에 복귀, 근로채식·금주·금연을 표방하고 간소한 생활의 영위와 악에 대한 무저항주의와 자기 완성을 통해 전세계 복지에 기여하려는 것이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