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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마오둔 장편소설 『자야(子夜)』

by 언덕에서 2017. 6. 21.

 

 

 

 

마오둔 장편소설 『자야(子夜)』

 

중국 소설가 마오둔(茅盾, 1896~1981)의 장편소설로 1931년부터 쓰기 시작하여 1932년 12월에 탈고하였으며 1933년 1월에 출판되었다. 국내에는 1997년 김하림에 의해 번역되어 『칠흙같은 어두운 밤도』라는 제목으로 재출판되었다.

 중국 현대문학에서 현실주의를 주장하고 좌익혁명을 내세운 장편 정치소설이다. 이 소설은 산업자본가 오손보(吳蓀甫)와 매판금융자본가 조백도(趙伯韜) 사이에서 일어나는 치열한 싸움을 묘사하고 있다. 또한 상해(上海)의 수많은 계급과 계층에 대해 언급하면서, 제국주의 세력이 중국의 도시와 농촌에 깊숙이 파고들어가 민족 산업을 파산시키고 봉건지주를 몰락시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마오둔의 가장 대표적 작품으로 꼽히는 『자야』는 상하이와 그 근교 농촌을 무대로 하여 1930년대 초기 중국사회의 전체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려고 시도한, 웅대한 장편소설이다. 그러한 작가의 의도가 완전히 반영되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시대를 대표하는 모든 계층의 인물이 정확하게 배치되어 있다. 반식민지 상태에 있는 중국의 경제파탄을 직시하는 작가의 시각이 예리하며, 혁명의 어렴풋한 태동의 암시를 읽어낼 수 있다.  '자야'는 본디 자시(子時)ㆍ오후 11시에서 오전 1시를 지칭하는 말로, '칠흑 같은 어둠' 혹은 '한밤중'을 의미한다.

1930년대 상하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배경은 1930년대의 중국 상하이. 주인공인 오손보는 민족공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야심과 모험정신, 그리고 뛰어난 수단을 지니고 있는 민족 자본가 계급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남다른 경력과 성격의 소유자로 유럽과 미주를 다니면서 익힌 선진 지식이 있고, 뛰어난 지혜와 계책과 수완이 있어 가정과 조직생활에서 위엄이 있었다.

 오손보는 중국의 공업이 서양인들의 손에 들어가는 이유는 기업을 경영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고 간주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업을 확충하려 했다. 그러한 그는 사업에 있어서 약간의 동정심도 없는, 냉정하기 짝이 없는 이다. 주변의 비단공장과 제사공장 등을 손에 넣고, 왕화보 등과 결탁하여 익중신탁은행을 설립한 후 8개의 작은 공장을 차례로 매수하여 자신의 기업 왕국을 구축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대규모의 공장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과다하게 벌인 사업 경영을 위한 자금이 부족하게 되자 모든 공장들이 제대로 가동될 수 없게 되는 경영상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결국 작은 공장부터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경제 상황은 중국산 명주실이 외국에서 배척당하는 등 불황이 가중된다. 위기 타결을 위해 오손보는 종업원을 다그치게 되고, 노동자들의 반발은 파업으로까지 이어진다. 이에 대해 오손보는 어용노조를 설립하여 노동운동을 탄압하고, 자기 돈으로 병력을 요청하여 노조를 진압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막다른 골목의 오손보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8개의 공장을 죄다 일본과 영국의 기업에 넘겨주고 채권투기시장에 끼어든다. 그 결과, 매판 자본가이자 채권시장의 ‘마왕’인 조백도가 설립한 채권시장의 올가미에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를 알고 있는 오손보는 조백도의 야심을 꺾기 위해 공장과 집까지 저당을 잡혀 조백도의 책략에 대항한다. 그러나 믿었던 매형 두죽재까지 몰래 조백도와 결탁함으로써 오손보는 마침내 파산하여 오손보는 상해를 떠나고 만다. 

 이후, 중국의 민족자본이 노동자, 농민들의 무장투쟁을 지원함으로써 제국주의, 봉건제도의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한밤이 지나고 새 시대의 광명을 맞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영화 [자야], 1981

 

 소설에서는 상해를 무대로 오손보라는 민족자본가와 매판금융자본가 조백도 사이의 흥망성쇠가 펼쳐진다. 오손보는 민족공업을 진흥시키고 중소기업을 통합시켜 대성의 꿈을 키우고, 조백도는 군벌의 혼전과 농촌의 파탄을 틈타 매판자본으로 민족자본을 압박하고 공채와 투기로 시장을 파탄시킨다.

 마오둔은 "매판 계급, 민족 자본 계급, 혁명 운동가와 노동 대중의 세 측면을 묘사하려고" 『자야』를 창작했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이 말처럼 『자야』는 제국주의 세력 및 금융 매판 자본 계급을 대표하는 조백도와, 민족 자본 계급을 대표로 하는 오손보의 대결을 통해 중국 민족자본가 계급의 현실적 상황과 전망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중심 테마를 축으로 하여 우(吳) 나리와 쩡창하이 등으로 상징되는 봉건 계급의 몰락 양상, 판보원과 리위팅 등 쁘띠부르주아 계급의 향락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양태, 노동 운동 및 노동 대중의 흥기 등과 같이 상하이를 배경으로 당시의 사회상이 다양한 측면에서 섬세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다.

 

 

 작품의 스케일이 몹시 방대하여 1930년대 중국의 사회적 현실을 아주 폭넓게 반영하고 있다. 70여 명에 이르는 등장인물들의 형상을 성공적으로 부각하였을 뿐만 아니라 구성과 인물의 묘사 및 언어구사 등에서도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사회과학적 관점으로 사회를 관찰한 뒤 뚜렷한 예술형상을 통해 1930년대 중국 사회의 성격을 보여주고, 아울러 이를 비판하면서 정치성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등장인물이 매우 많고 구성이 복잡하기에 메모를 하면서 읽으면 스토리 파악에 도움이 된다. 또한 상당 부분이 좌경화되거나 현실사회의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 풍자소설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작자는 도시생활을 추구함으로써 중국 사회를 분석하려 하였고, 다시 농촌 형태의 분석까지도 준비하였으나, 신병으로 이루지 못하였다. 이 작품은 스케일 면에서 대단히 크고 우수한 필력으로 신문학운동 개시 이래 최대의 걸작이라고까지 일컫던 걸작이다. 오늘날까지도 중국 신문학의 대표작으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