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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희곡

소포클레스 희곡 『안티고네(Antigone)』

by 언덕에서 2017. 1. 10.

 

 

 

소포클레스 희곡 『안티고네(Antigone)』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 소포클레스(Sophocles, BC 496∼BC 406)가 쓴 희곡으로, <오이디푸스 왕>과 연결되는 대표작이다. BC 441년 고대 그리스 춘기대제(春期大祭) 디오니소스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소포클레스는 서구 문학사에서 가장 훌륭한 극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작품들은 고대 그리스의 사상과 희곡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중요한 작품이고, 동양과 서양을 가릴 것 없이 어느 독자에게나 감명을 줄 수 있는 수작이다. 『안티고네』와 『오이디푸스 왕』을 위시한 소포클레스의 비극 작품들이 희곡 문학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 중의 하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소포클레스는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이다. 123편의 희곡을 썼으나 전하는 것은 7편뿐이다. 그의 성격은 차분한 편이었으며 우아함과 매력이 있고 사교적이었다고 한다. <오이디푸스 왕>은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신과 인간, 국가와 개인의 모순된 경험을 통찰력 있게 그려냈다. 율동적인 대사와 연극적인 장치는 관객을 빨아들이는 장점이 있어 당시의 어떤 극작가들의 작품보다 인기가 있었다. 

『안티고네』는 전통적인 비극의 한 유형으로 <오이디푸스 왕>과 함께 오랫동안 공연되어왔다. 한편 에우리피데스의 『안티고네』는 안티고네와 하이몬이 함께 테베를 도망쳐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으로 소포클레스의 것과 다르다.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B.브레히트와 프랑스의 극작가인 J.아누이에 의해 새로 쓰여 공연되었고 1999년 한국 서울시립극단과 극단 감동광산에 의해서 공연되었다.

 

 

스스로 눈을 빼내고 왕위에서 물러나려는 오이디푸스와 그를 끌어안고 안타깝게 바라보는 안티고네, 장 안투안 테오드르 지루스트 作 ,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1788.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안티고네는 영웅 오이디푸스와 그의 어머니 이오카스테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로, 오빠는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이고 여동생은 이스메네이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여성 가운데 가장 고상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아버지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죄를 부끄럽게 여겨 스스로 눈을 도려내고 장님이 되어 방랑하다가, 아티카의 콜로노스에서 일생을 마칠 때까지 아버지 곁에서 시중을 들었다. 아버지가 죽은 뒤, 조국인 테베로 돌아와 여동생과 함께 살던 중 새로운 불행이 닥쳤다. 테베로 침공해 들어온 아르고스의 일곱 장수를 격퇴했을 때, 오빠인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적과 아군으로 대립하게 되어 결투하다가 둘 다 죽었다.

 테베의 새 왕이 된 그녀의 큰아버지 크레온은 왕위를 둘러싸고 서로 싸우다가 죽은 안티고네의 오빠 에테오클레스와 폴류네이케스 중에서 조국의 지도자로서 에테오클레스의 장례는 거행했으나, 적군에 든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은 매장하지 못하게 하였고, 이를 거역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포고하였다.

 그러나 안티고네는 육친을 장사지내는 것은 신들에게서 부여받은 의무라고 생각하여, 안티고네가 이를 어기고 형제를 모두 매장하자 크레온은 이 일로 크레온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사형선고를 받은 그녀는 조상 라브다키데스의 무덤에 생매장당하였다. 안티고네는 그 속에서 목을 매어 죽었고, 그녀를 도우러 온 약혼자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도 그녀의 주검 앞에서 자살하였다. 크레온의 아내 에우리디케도 슬퍼한 나머지 칼로 가슴을 찌르고 죽었고 크레온은 파멸에 이른다.

 

프랑스 화가 세바스티앵 노르블랭의 1825년 작 &lsquo;폴리네이케스에게 제주(祭酒)를 바치는 안티고네&rsquo;. 프랑스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 소장.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시인 중 하나인 소포클레스의 대표작.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 왕』,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와 함께 테베를 배경으로 하는 일종의 연작 삼부작이다. 3대에 걸친 오이디푸스 일가의 비운을 다룬다는 사건 전개는 서로 관련을 맺고 있지만 독자적인 완결성을 지닌 작품이다. 그리스 비극이 신화적인 주인공들의 희생과 고통을 통해서 신에 대한 인간의 죄와 그로 인해서 야기된 오염을 씻어내는 제의적인 과정임을 소포클레스보다 잘 보여주는 극작가는 없는데 『안티고네』는 그가 테베3부작에서 일관되게 다루고 있는 오염과 그 정화의 문제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잘 알려진 비극 <오이디푸스>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비극으로서 안티고네가 의미심장한 것은 그것이 자연의 법과 세속의 법을 대비시키고 후자에 대한 전자의 우선권, 우월성을 주장하는 데 있다. 즉, 이 비극은 왕명을 거역한 안티고네가 가혹한 형벌을 받은 끝에 자결해 버리고 크레온 역시 안티고네를 사랑한 자신의 아들 하이몬이 자결해 버리는 것으로 끝이 난다. 자신의 왕으로서의 권력의 힘을 과신한 크레온은 결국 그것을 능가하는 자연의 힘의 복수를 이겨낼 수 없었다.

 

 

 영국 소설가 조지 엘리옷(George Eliot)은 『안티고네의 교훈』이라는 그의 에세이에서 소포클레스를 ‘셰익스피어와 비견될 유일한 비극작가’라고 선언한다. 18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시인, 철학자, 학자들에게 『안티고네』는 단지 그리스 비극 최고의 작품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이 생산한 완벽에 가장 가까운 예술작품이었다.

 시인 셸리(Percy Bysshe Shelley)는 이렇게 말했다.

 “안티고네는 얼마나 숭고한 여성의 초상인가! 그녀의 희생은 오히려 그녀를 신적 반열에 올려놓지 않는가! 우리는 전생에 그녀와 사랑에 빠진 존재가 아니었던가! 그래서 이 세상 어디에서도 그와 같은 사랑을 찾지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헤겔 또한 안티고네를 “숭고미에 있어 가장 뛰어난, 모든 면에 있어서 인간의 노력이 빚은 최상의 예술작품”이라 극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