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몬드 데 아마치스 장편소설 『사랑의 학교(Cuore)』
이탈리아 작가 에드몬드 데 아마치스(Edmondo De Amicis, 1846~1908)가 1886년 발표한 동화로, 원작 이름 ‘쿠오레’는 ‘마음’이란 뜻으로서 ‘사랑의 마음’ ‘애정’을 표시한다. 한국에서 쓰는 제목은 일본판 초판 부제인 'クオレ、愛の学校'에서 유래한 것이나 중국판 제목은 '愛的教育(사랑의 교육)'으로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준다. 초등학생 엔리코가 학교와 집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일기로 적은 것과 엔리코의 담임 선생님이 한 달에 한 번씩 들려주는 이야기 이렇게 두 가지 종류의 스토리가 이어진다. 엔리코의 일기가 소년의 성장 위주로 다루고 있다면 담임 선생님의 이야기는 소년들이 가져야 할 덕목, 그중에서도 애국심과 자긍심을 강하게 역설하는 에피소드가 많다.
통일 이탈리아 왕국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쓰였지만 다분히 서정적인 에피소드가 많아서 고전에 올랐다. 몇몇 이야기는 국수주의 냄새가 나지만 에드몬도 데 아마치스1는 근본적으로 사회주의적인 사상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지금도 이탈리아 사회주의 계열에서는 높게 평가된다. 전체적으로 조국애와 부모 ·형제 ·선생 ·친구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말하고, 이웃 ·시민 ·노동자 ·빈민에 대한 사랑과 이해와 동정을 권하고 있다. 특히 국가에 대한 충성 ·헌신, 육친이나 친구에 대한 자기희생을 다루고 있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이웃과 조국 사랑 이야기. 부자와 가난한 사람, 아이와 어른 모두가 어울려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사랑과 평등의 세계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동화 속에서 담임선생님이 반 학생들에게 들려준 이야기 중 하나이다. 이 에피소드의 원제는 '아펜니노 산맥에서 안데스 산맥까지'이다. 나라에 대한 작가의 애국심과 가난을 피해 이민이나 해외 취업을 해야 했던 이탈리아 민중들의 삶에 대한 묘사가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4학년이 된 엔리코는 어느 날 어머니와 함께 한쪽 팔이 불구인 크로시네 집에 속옷을 주기 위해 간다. 크로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다. 엔리코의 친구들은 대부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코레티도 그러한 친구들 중 한 명이다. 그는 부지런히 부모님의 일을 도우면서 공부도 열심히 한다. 엔리코는 이러한 코레티가 행복해 보인다. 한편 보티니는 길에서 만난 장님 소년에게 자신의 장화를 자랑하는 잘못을 범하기도 한다.
눈이 내리던 어느 날, 눈싸움을 하던 가로피는 실수로 한 할아버지의 눈을 맞힌다. 혼날 것이 두려워 숨어 있던 가로피를 가로네가 할아버지에게 데려가 용서를 구한다. 이후 가로피는 할아버지에게 병문안을 갔다가 할아버지의 조카에게 자신이 가장 아끼는 우표첩을 준다.
장학관이 학교를 찾아온 어느 날, 교장 선생님과 장학관은 학생들에게 메달을 수여한다. 일등 메달은 데로시가 받았고 이등 메달은 프레코시가 받는다. 대장장이인 프레코시의 아버지는 무척 기뻐했고 착한 프레코시 덕에 삶의 의욕을 찾는다. 엔리코는 프레코시가 메달을 받은 것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한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자신은 너무 게으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던 4월의 어느 날, 아이들은 체육 시간에 높은 수직 철봉 위에 있는 나무판 위에 서 있어야만 했다. 넬리의 어머니가 와서 몸이 약한 넬리를 말리지만 넬리는 철봉 위에 오르고 싶어 한다.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넬리는 결국 정상에 오른다.
그러던 어느 날 가로네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일이 생긴다. 검은색 상복을 입은 가로네의 모습을 본 친구들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 선생님은 너무나 슬퍼하는 가로네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엔리코는 아버지의 사업이 잘 안 될 때, 누나와 함께 희생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엔리코는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을 때마다 말대꾸를 한다. 엔리코는 어머니의 편지를 받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한다. 너그러운 아버지께선 이러한 엔리코를 용서해 주었다.
7월 10일 월요일을 마지막으로 4학년 생활도 끝난다. 엔리코는 이제 계산 실력도 늘었고 아는 것도 많아져서 책의 내용을 거의 다 이해할 수 있다. 엔리코는 자신이 이렇게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께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엔리코는 아버지의 일 때문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고, 친구들은 서로의 행복을 빌며 각자 다음 학년으로 진급한다.
이 작품은 저작재산권이 만료된 지 오래된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에도 번역판이 우후죽순으로 나와 있는데, 거의 대다수가 에피소드를 상당수 덜어내거나 축약한 편집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이거나 논술 대비로 나온 판본이 많아서 저학년들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한국 현실과는 맞지 않거나 논술에는 득이 되지 않는 부분을 가위질한 것들이 많다. 완역판은 딱 하나 있는데, C사에서 낸 3권 구성의 판본이다.
『사랑의 학교』의 원 제목인 '쿠오레 Cuore'는 '마음'을 뜻하는데, 사랑, 우정, 열정 등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엔리코는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다. 학교생활과 친구들을 중심으로 쓴 엔리코의 일기 속에는 이탈리아 가정과 사회, 국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들이 들어 있으며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친구들,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사이의 사랑 등이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 또한 학교와 마을, 국가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을 묘사한 것으로 엔리코와 친구들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자신감 등의 선한 마음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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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아마치스는 이탈리아가 통일된 직후에 이 작품을 발표했는데, 이는 이탈리아 국민들의 이데올로기적 분열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그 대책으로 나라를 사랑하고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는 선량한 마음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작품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의 경우도 그렇다. 1,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접했던 국민들이 가질 진영논리에 의한 국론분열을 막는 것이 당시 지식층에게는 절체절명의 과제였던 측면이 있다.
또한 작가의 앞서 가는 생각을 대할 수 있는 부분은 여러 직업의 사람을 등장시켜 귀족과 평민,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간의 사랑과 평등을 강조하고 부분이다. 어린이들이 자라서 이분법으로 정립된 세상을 경험할 것은 불문가지기 때문이다.
- 1846년 이탈리아의 오네글리아에서 태어났다. 모데나 육군사관학교에서 교육받고 포병대에 배속되어 이탈리아 독립 전쟁에 참가했다. 1868년에 「군대 생활」을 발표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뒤 1870년부터 본격적으로 작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시문 기자 생활을 하면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했고, 또 많은 여행기를 썼다. 1886년 교육적인 내용을 담은 「쿠오레(사랑의 학교)」를 발표했는데, 오늘날까지도 온 세계 어린이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언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아 발표한 「고상한 말」을 발표하고, 1908년에 세상을 떠났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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