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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존 스타인벡 중편소설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en)』

by 언덕에서 2015. 11. 17.

 

존 스타인벡 중편소설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en)』

 

 


미국 작가 존 스타인벡(John Ernst Steinbeck, 1902 ~ 1968)의 중편소설로 1937년 간행되었다. 제명은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스1의 시에서 따온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중부 설리너스 강 근처 농장을 무대로 덩치가 크고 동작이 느린 팔푼이 거한 레니와 조그맣고 팔팔하여 빈틈없는 조지라는, 육체나 성격이 모두 상반되는 두 사람의 이주 날품팔이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꿈과 우정을 따뜻하게 묘사한 애수에 넘치는 작품이다.

 로버트 번스의 시에서는 사람이 아닌 쥐에게 ‘축복받았구나, 나에 비하면(blessed compared with me!)’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스타인벡의 소설에서는 ‘생쥐’ 레니와 달리 ‘인간’ 조지가 미래에 대한 추측(guess)과 두려움(fear)으로 힘들어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한 가지 의문을 가슴에 품는다. 나아진다는 희망도 거의 없이 힘들게 일하며 미래를 향해 가는 ‘인간’ 조지와 너무나 단순해서 오히려 운 좋은‘생쥐’ 레니. 과연 둘 중 누구의 삶이 더 나을까?

 이 소설은 동지애와 남자들끼리의 이상적인 유대를 거부하는 가혹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지와 레니의 독특한 관계는 이상에 가깝다. 그러나 진정한 우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약자를 이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은 이를 오해한다. 이 소설의 진정한 비극은 현실로서의 위대한 아메리칸 드림이 단지 “꿈”에 불과했음을 드러냄으로써 아메리칸 드림의 죽음을 고했다는 점을 알리려 하고 있다. 우리는 현실사회에서 꿈의 덧없음을 다룬 작자의 비극관의 구조를 이해하게 된다.

 주요 등장인물의 대비에서 이미 전체 구성이 희곡적인 복선을 나타내고 있으며, 후일 작가 자신에 의해 극화( 1937 초연)되었으며, 그 상연으로 [퓰리처상]과 [뉴욕 연극평론가 서클상]도 탔다. 이후 스타인벡은 196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영화 <생쥐와 인간 Of Mice And Men> , 1992 제작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일하던 캘리포니아의 목장에서 수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기차에서 강제로 내려진 조지와 레니는 집이 없는 사람들이다. 조지는 검은 살빛의 작고 날카로운 사나이이고, 레니는 지능은 떨어지는 거한으로 조지에게 지극히 헌신적이며 언제나 조지에게 의존한다. 그날 밤  캠핑을 하면서 두 사람은 함께 농장을 차리는 꿈을 꾼다.

 목장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둘의 우정을 칭찬하는 노새몰이꾼 슬림과 늙은 외팔이 일꾼 캔디를 만난다. 슬림은 레니에게 강아지 한 마리를 주고, 캔디는 땅을 사서 집을 지으려는 두 사람의 계획에 자기를 끼워달라고 한다. 그러나 레니가 뜻하지 않게 사고로 그 강아지를 죽이고 목장의 한 여자의 목을 부러뜨리면서 이 꿈은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폭력단의 손에 죽을 뻔한 레니는 간신히 도망쳐 조지를 만난다. 조지는 부드럽게 두 사람의 전원생활 계획을 다시 들려주다가, 레니의 뒷머리에 총을 쏘아 그를 죽인다.

 폭력단이 도착하자 슬림은 조지가 레니에 대한 연민으로 그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조용히 조지를 빼낸다.

 

 

영화 <생쥐와 인간 Of Mice And Men> , 1992 제작

 

 

『생쥐와 인간』은 [노벨문학상], [퓰리처상]수상 작가인 존 스타인벡의 초기 대표작이다. 짙은 여운을 남기는 이 중편소설은 뜨내기 일꾼 조지와 레니의 오랜 우정과 자기 땅을 사서 일구려는 소박한 꿈이 경제 대공황의 척박한 현실에 부딪혀 철저히 파괴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 작품은 폭력적인 거친 표현과 작품에서 제기되는 안락사라는 화두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학부모와 기독교 단체로부터 금서 지정 요청이 가장 많이 되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내용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 소설은 1930년대 경제 불황 때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고 대범하게 살려는 소박한 농민의 삶이, 서정이 풍부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원시로의 회귀, 인간의 평등, 농본주의 등 미국정신의 전통을 내포하고 있다. 스타인벡은 이 작품으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제목은 스코틀랜드의 시인 R. 번스의 시 <생쥐에게>의 제7연에 의한 것으로, 미래의 일이란 누구에게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대부분의 일꾼들이 혼자서 떠도는 반면, 성격과 외모가 정반대인 레니와 조지는 늘 함께 붙어 다닌다. 힘이 장사이고 거구인 레니는 순수하지만 멍청해서 늘 말썽을 일으킨다. 한편 작고 교활한 조지는 그런 레니를 타박하면서도 살뜰히 보살핀다. 조지는 레니가 없으면 매우 편하게 지낼 수 있지만 일자리를 잃을 위험까지 감수하며 레니와 함께 다니며 그를 보살핀다.

 조지가 마부 슬림에게 털어놓는 이야기에 따르면, 자신은 친한 사람과 함께 다니는 게 더 좋으며, 사람이 너무 오래 혼자 다니면 아무 재미도 없이 지내게 되고 결국 속이 꼬여서 남을 공격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조지는 레니와 함께 다니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렇듯 가족도 없이 혈혈단신인 조지도 레니에게 마음으로 의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농장의 여느 고립된 등장인물들과 대조를 이루던 이들의 순수한 우정은 애석하게도 한쪽이 다른 한쪽을 죽일 수밖에 없는 비참한 결말을 맞는다.

 비록 해칠 마음은 없었다 해도 레니의 커다란 손아귀에서 작은 짐승들이 죽어 나가듯, 결국 레니도 조지의 손에 죽고 만다. 오랜 우정과 아름다운 꿈을 나누었던 두 친구는 결국 살아남기 위해 약자를 짓밟고 일어서야 하는 거대한 먹이사슬의 일부로 포섭되고 만다. 비록 조지의 선택이 레니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우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해도 말이다.

 『생쥐와 인간』은 꿈, 우정, 폭력 등 청소년기에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할 굵직한 주제들을 담은 고전으로 대부분의 영미권 국가에서 고등학교 문학 수업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연극의 대사처럼 군더더기 없는 대화중심의 구성과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체를 통해 사건을 박진감 넘치게 진행시키고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이 작품은 수백 회 이상 연극 무대에 올랐고 세 차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1. (1759 ~ 1796) 영국 시인. 그의 시는 18세기 잉글랜드 고전 취미의 영향에서 벗어나 스코틀랜드 서민의 소박하고 순수한 감정을 표현한 점에 특징이 있다.《샌터의 탬》을 비롯한 이야기시(詩)의 명작과 《새앙쥐에게》와 《두 마리의 개》처럼 동물을 통하여 인도주의적 사상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로버트 번스 [Robert Burns] (두산백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