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김홍도의 잘 알려지지 않은 화첩
2005년 7월 6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하우스에서 열린 제96회 ‘한국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서 단원 김홍도(1745~ ??)의 10폭짜리 화첩그림(37.8*33.8)은 9억원으로 시작했으나 입찰자가 없어서 유찰되었다.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는 2004년 서울옥션이 경매했던 ‘청자상감매죽조문매병’의 10억 9000만원(수수료 별도)이었다. 179점의 경매물품이 나선 이날 행사에서 72번째로 경매에 나선 김홍도의 화첩은 9억원부터 경매에 나섰지만 워낙 고가인 탓에 작품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화첩이 유찰되자 최고가 경신을 기대하며 몰려든 관객들은 아쉬운 듯 일제히 한숨을 쉬었다. 일본의 개인 소장자가 경매에 내놓은 김홍도의 화첩은 수보리도, 수차도, 면벽도, 계색도, 맹인도, 무인식성명, 몽골인도와 같은 인물화 계통의 풍속화들과 묘길상과 같은 산수화, 중국 명화의 필법을 본떠 그린 유상독조, 화조도로 구성돼 있다.
또 글씨와 문장에도 뛰어났던 단원의 행서, 전서 화제까지 함께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화폭마다 관지(款識)와 도서(圖書)를 달리해 단원 연구에도 특별한 자료적 가치를 갖는 작품이라고 서울옥션측은 설명했다.
화첩에는 석가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수보리가 험난한 산행을 통해 참선하는 가운데 포말이 이는 물을 바라보는 장면을 그린 '수보리구경'과 수차를 힘차게 밟으며 밝은 표정으로 생업에 열중하고 있는 인물을 그린 '수차도'가 있다.
또 달마의 면벽좌선 모습을 그린 '구년면벽좌선', 중국 명대 절파풍의 화조화가 여기(呂紀)의 필법을 본떠 버드나무에 앉은 새 한 마리를 그린 '유상독조', 한적한 들길에 동자 1명을 데리고 나귀를 타고 있는 인물을 그린 '무인식성명', 웃통을 벗고 부채를 든 남자가 잡은 물고기를 응시하는 장면을 포착한 '계색도' 등이 있다.
이밖에 호방하고 원숙한 필치가 돋보이는 '지팡이를 든 두 맹인', 당시 중국풍물을 다룬 이색적인 풍속화 '낙타를 탄 몽골인', 북한의 국보 제46호 지정된 묘길상을 그린 실경산수화인 '묘길상', 중국 명대 절파풍의 화조화가 임양(林良)의 필법을 본떠 그린 '화조도'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림들은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사회상을 한국적인 해학과 정취를 가미해 생생히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그림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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