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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억울해서 화가 납니다

by 언덕에서 2014. 10. 16.

 

 

 

 

 

억울해서 화가 납니다

 

 

 

 

 

 



Q : 저는 아주 평범하게 살아온 편인데 갑자기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진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저를 매우 미워하고 증오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해를 풀어보려고 얘기를 했는데, 오해가 다 풀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랑 관계없는 일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억울하다고 생각하니까 안 나던 화도 막 나고 그 사람이 밉습니다.


A : 미워하고 싶습니까? 그럼 미워해 버리세요. 그런데 미워하면 누구 손해죠? 저 앞에 있는 산을 미워하면 산이 손해예요?


Q : 제가 손해입니다.


A : 여기 있는 꽃을 보고 못생겼다고 하면서 욕하면 누가 나쁘죠?


Q : 제가 나쁘죠.


A : 아따, 그 꽃 예쁘다. 하면 꽃이 좋을까요. 내가 좋을까요?


Q : 제가 좋지요.


A : 그래, 그러면 됐지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알았어요?


Q : 그런데 너무 황당하니까 벌을 주고 싶거든요.


A : 그럼 벌을 주세요. 내 마음이 일으켰으니까 내 마음에다 벌을 주세요. 오늘부터 집에 가서 21일간 그 사람을 향해서 하루에 108배를 하면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그 동안 당신 마음이 얼마나 아팠습니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하세요. 나는 전혀 몰랐는데 그 사람이 오해해서 나를 미워했다면 그 사람이 손해지요. 그런데 왜 내가 억울해요. 사실은 그 사람이 손해 봤으니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합니다. 내가 미안한 마음을 내면 나한테는 아무런 찌꺼기가 남지 않습니다. 나는 손해 본 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 얘기를 듣고 내가 억울해 하면 나한테 손해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엎드려 절을 하면서 ‘그 동안 나 때문에 당신 가슴이 얼마나 아팠습니까? 그 동안 나 때문에 얼마나 답답했습니까? 그걸 내가 일찍 알아 풀어 줬으면 당신에게 좋았을 것을, 내가 모르고 이제까지 외면해서, 그 동안 당신 가슴 아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 법륜1. 저 <답답하면 물어라2>  p186 ~189

 

 

 

 

 

  1. 본명 최석호.승려. 1953년 경남 울산군 두서면 출생. 1972년 경주고등학교 졸업. 1969년 분황사에서 불가에 입문, 1988년 [정토회]를 설립해 사회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개인의 삶이 전환되는 수행을 기초로 해서 기아·질병·문맹퇴치운동, 인권·평화·통일운동, 생태환경운동을 실천해 온 운동가요, 수행자이다. 전지구적인 관점에서 오늘의 문제를 바라보고 대중이 스스로 문제해결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이끈다. 그는 이러한 입장에서 개인들을 이끌고 공동체를 조직해 왔다. [본문으로]
  2. 2007년 04월 30일 '정토출판'에서 간행된 책이다. '정토법당'에서 열리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법회 내용을 김희오 님이 녹취하고, 이현정 님이 정리하여 구성한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와 고민, 그리고 마음에 걸림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소화해 나갈 것인지를 각 개인의 구체적인 질문과 법륜스님의 대답을 통해서 듣게 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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