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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늦가을의 제주

by 언덕에서 2014. 11. 11.

 

 

 

 

늦가을의 제주

 

 

 

 

 

 

 

 

공직에 오랫동안 근무 중인 아내가 부부동반 포상휴가를 받는 통에 그의 남편 자격으로 지난 주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여러 번 들린 곳이지만 올 때마다 제주의 분위기는 달라져 있다.

 

 

 

 

 

 아들아이가 군대 가기 보름 전에 부자간의 여행으로 만난 4년 전의 제주는 눈 오는 쓸쓸한 겨울 풍경이었지만 금번의 제주는 여행객들로 인하여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였다. 문득 제주에 살고 있는 아는 분들이 떠올랐다. 연동 성당 성가대 지휘자로 계신 사진작가님, 강정 마을에서 영화를 찍는 고교 동창, 전번 방문 때 도움을 주신 민박집 주인장, 유채꽃 피는 동네의 바둑 고수님 등 만나고 싶은 분들이 많았지만 단체 여행의 특성상 연락드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제주도를 여행하며 실감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구름 같이 많은 중국인 인파(人波)다. 올레길 길목마다 만날 수 있었던 무인카페는 무분별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추태 때문에 없어진 곳이 많았고, 묵었던 연동의 호텔 근처에서는 아무렇게나 가래를 뱉고 쓰레기를 버리며 담배 피우는 중국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제주도에선 현재 얼마간의 투자를 하면 중국인들에게 영주권을 주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 소유의 점포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언론에서 제주의 금싸라기 땅을 중국인 자본에 잠식당한다는 기사를 자주 접하는데 과연 실감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여행기의 시작이 그렇듯 여행의 시작은 일상에 대한 환멸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이는 여행이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로 이어지고 여행 중 겪는 갖은 사건 사고들은 삶에 대한 깨달음의 지침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여행이 주는 깨달음과 휴식이나 즐거움보다는 발에 차이는 듯 많은‘중국인’들로 인해 걱정스러운 느낌만 가득했던 며칠이었다고 해야 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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