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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플로베르 장편소설 『감정 교육( L'Éducation sentimentale)』

by 언덕에서 2014. 1. 14.

 

플로베르 장편소설 『감정 교육( L'Éducation sentimentale)』

 

 

프랑스 소설가 G.플로베르(Flaubert Gustave.1821∼1880)의 장편소설로 l869년에 발표되었다. 작자가 청년시절부터 시작(試作)을 거듭한 끝에 48세가 되어서야 완성한 사실주의적인 작품이다. 부제를 <어떤 청년의 이야기>라고 한다. 2월 혁명1 전후의 어수선한 파리를 배경으로 평범한 지방 청년 프레데릭의 사랑과 실패, 꿈과 현실의 파탄을 그린 것으로, 후세 자연주의 문학에 영향을 주었다.

 카프카가 이 작품에 “전적으로 굴복한다”라고 고백하면서 자신의 미숙함을 토로했던 『감정 교육』은 동시대의 감정적 특성을 형상화하려는 작가의 커다란 야망과, 역사에 대한 작가의 방대하고도 집요한 연구가 완성한 대작이다. 부끄러운 자신들의 모습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 주기에 동시대인들이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았던 소설이기도 하다. 특정한 형식이나 구성에 구애되지 않는 특유의 독창성으로 사람들을 동요하게 만들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생생하고 사실적인, 작가 세대의 감정과 열정에 대한 이야기인 『감정 교육』은 플로베르가 19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프랑스 작가로 자리 매김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840년, 18세 젊은 지방 청년 프레데릭 모로는 파리에서 노장(Nogent)으로 가는 배에서 지방의 소부르주아 부인인 마리 아르누라는 연상의 여인을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하게 된다. 정치적, 예술적 야망과 숭고한 사랑을 모두 성취하기를 원하는 프레데릭은 파리와 고향 노장을 전전하며 다양한 관계와 역사적 사건들을 체험하게 된다.

 프레데릭은 파리에서 법률을 공부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그의 야망을 성취하고자 하지만 나태한 생활로 인해 시험을 망친다. 마리의 남편인 난봉꾼 자끄 아르누를 찾아가 그의 부인을 칭찬하며 질투심을 일으키고 상류 계층과의 교류를 통해서 당브뢰즈 부부와 같은 영향력 있는 인물들과 만난다. 델로리에와는 오랜 우정을 유지하고 또래의 반항적인 젊은이들과 함께 1848혁명과 나폴레옹 3세의 쿠데타를 겪는다. 그들 중 프레데릭만은 복잡한 갈등들 때문에 이 사건들에 직접 연루되지 않고 그저 멀리서 바라볼 뿐이다.

 아르누 부인에 대한 사랑은 현실이 되지 못하고 다른 여인들 품에서 스스로를 위로해 보려하지만 그 누구도 아르누 부인을 넘어서지 못하고 그 관계들은 일시적일 뿐이어서 열정은 그저 짚불처럼 수그러들고, 모험들은 불만족스럽고 바보스럽기만 하다. 자끄 아르누의 정부였던 로자네뜨 브롱과 연인이 되고 그들 사이에서 한 사내 아이가 태어지만 그 아이는 곧 죽는다. 프레데릭은 돈 많은 은행가 당브뢰즈를 이용해서 부자가 되어보려고 그의 아내에게 접근해서 연인이 된다. 그러나 당브뢰즈가 아무런 유산 없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는 당브뢰즈 부인의 결혼 제안을 거절하고 그녀를 떠나버린다. 그러는 동안 빚더미에 쌓인 자끄 아르누는 가족들을 데리고 파리를 떠나 지방으로 가게 되었다. 절망에 빠진 프레데릭은 자신의 감정의 일대기가 무너지는 것을 느낀다. 반면 델로리에는 프레데릭과 간절하게 결혼하고 싶어했던 순박한 처녀 루이즈 로끄와 결혼한다.

 몇 년 후 아르누 부인과 프레데릭은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는 그들이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그리고 그들이 같은 나이였다면 더 좋았을 거라며 아쉬워한다.

 네 가지의 사랑, 말하자면 ‘진정한’, ‘감각적인’, ‘허무한’, 그리고 ‘순진한’ 사랑은 그를 한 남자로 만들고자 했고, 무기력한 열정과 세계의 우연들이 그의 감정 교육을 담당한다. 어느 날 저녁 그가 어린 시절 친구인 델로리에와 함께 난롯가에 않아있을 때 늙어있는 자신을 본다. 둘 모두 지나간 젊든 날들을 돌아보며 눈물 흘리며, 그날들이 가장 좋은 날들이었음을 기억한다.

 

 프랑스 사실주의 사조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플로베르의 유일한 역사소설이 바로 『감정 교육』이다. 동시대의 감정적 특성을 형상화하려는 작가의 커다란 야망과, 역사에 대한 작가의 방대하고도 집요한 연구로 탄생한 이 작품은 특정한 형식이나 구성에 구애되지 않는 특유의 독창성으로 사람들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플로베르가 19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프랑스 작가로 자리 매김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작품은 장관을 꿈꾸는 지방 출신 법학도 프레데릭 모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근대 파리는 사랑과 예술, 혁명의 도시였지만, 그에게 있어 파리는 젊은이다운 순수한 야망을 쟁취하기 위한 발판이 아닌 연상의 여인 아르누 부인에 대한 과장되고 미숙한 열정의 불을 지핀 곳에 불과하다. 가질 수 없는 ‘마음속의 그녀’이기에 고급 창녀 로자네트를 통해 그녀에 대한 사랑을 대신 채우고, 탕진한 시간과 부, 그로 인해 쟁취하지 못한 권력은 실세 당브뢰즈 부인을 통해 얻으려 한다. 플로베르는 가질 수 없는 연상의 여인을 사랑하며 젊음을 탕진한 프레데릭을 중심으로 부에, 권력에, 명예에 집착하는 19세기의 도덕적 불구자들을 신랄하게 보여 준다.

 

 

 이 소설은 덕성과 감정과 그리고 지성에 있어서 평범을 대표하는 청년 프레데리크 모로가 몇 가지의 야심과 특히 세 여성과의 사랑의 변천 사이에서 꿈꾸듯 세월을 보내지만, 결국은 체념으로 인생을 마치게 된다는 사실을 묘사하고 있다.

 1848년 2월 혁명을 배경으로 하는 19세기 중기 프랑스 사회의 풍속ㆍ정치ㆍ정신을 그린 세세한 파노라마로서, 뒤의 자연주의 작가들로부터 소설의 경전처럼 존중되었으며, 그 영향에 있어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또한 이 소설은 단조로운 필치로 씌어 있어 일반에게 차가운 반응을 받았으나, 그 단조로움에는 미묘한 음영이 깔려 있으며, 인생 그 자체의 단조로움을 교묘하게 표현한다. 현대의 비평가들은 이 점에서 이 작품의 진가를 인정하여 <보바리 부인>과 함께 플로베르의 걸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격변의 세월이었던 프랑스 19세기 사회를 세밀하고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인 동시에, 형식과 내용이 조화를 이루고 사상과 문체가 일치하는 사실주의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까닭에 이 작품은 사회비평이나 심리비평, 또는 정치기호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재분석이 시도되고 있다. 또한 문학도뿐만 아니라 역사학도에게도 귀중한 자료가 되며, 프랑스 19세기 사회와 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으로 손꼽힌다.

 


☞2월 혁명 : 1830년 7월에 있었던 7월 혁명에서 샤를 10세를 몰아내고 루이 필립이 왕위에 올라 스스로를 '시민의 왕'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7월 왕정이 시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소수의 부유층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자 상공 시민층과 노동자들이 선거권의 확대를 요구하였다. 마침내 1848년 2월에 7월 왕정이 붕괴되고 새 헌법에 따라 루이 나폴레옹이 집권을 한 제2공화정이 수립되었는데, 이를 2월 혁명이라고 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