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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봄바람 분 날, 매화를 보러 삼랑진과 원동에 가다

by 언덕에서 2012. 3. 28.

 

 

 

 

봄바람 분 날,  매화를 보러 삼랑진과 원동에 가다

 

 

 

 

 

  봄바람이 불던 지난 휴일에는 열차를 타고 삼랑진과 원동으로 나들이를 했습니다. 삼랑진은 경남 밀양시에 속해 있는 읍이고 원동은 경남 양산시에 속해 있는 면소재지이요. 경부선을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두 도시 모두 부산 바로 위에 위치하며 경전선과 경부선 역을 끼고 있습니다. 유홍준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언급한 대로 열차에서 본 삼랑진역에서부터 부산 구포역까지는 강과 산이 조화된 풍경은 절경 중의 절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열차에서 본 풍경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삼랑진은 저의 죽마고우가 살고 있고 원동은 매화로 유명한 곳이어서 두 곳을 택했네요.

 

 

 

 

 교편생활을 하던 친구는 전원으로 돌아가 밭을 갈며 주경야독을 하고 있습니다. 제 친구 草汀 선생은 밤에는 주로 술을 마시니 주경야주(晝耕夜)이겠군요. ^^ 

 

 

 

 

 삼랑진읍(三浪津邑)은 경남 밀양시의 동남부에 위치하여 밀양, 양산, 김해 등 세 지역이 접경을 이루며, 경부선과 경전선이 분기하는 철도교통의 요지였습니다. 밀양강이 낙동강 본류에 흘러들어 세 갈래(三) 물결(浪)이 일렁이는 나루(津)라 하여 삼랑진(三浪津)이라 하였지요. 예로부터 영남대로(嶺南大路)와 접속하는 수운의 요충지였습니다.   삼랑진역은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 <<무정>>(無情)의 배경이 된 곳으로, 2006년에는 영화 '마음이'가 촬영되기도 하였습니다.

 

 

 

  

  삼랑진 읍내를 두루 구경합니다. 나부키는 현수막에는 불멸의 가수 배호 추모가요제... 헐~~~~ 이런 것도 있었네요.

 

 

 

 

 어딜 가나 유흥업소는 즐비합니다. <항상대기, 전화만>... 아니, 뭘 항상 대기한다는 건지???  ㅎㅎ

 

 

 

 

 삼랑진읍은 일제시대에 동부 경남과 서부 경남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다고 하나 지금은 영락없이 쇠락한 시골도시입니다. 적산가옥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군요.

 

 

 

 

 삼랑진읍에 있는 철도관사 마을의 흔적입니다. 1927년부터 1945년까지 18년에 걸쳐 조선총독부 철도국 표준설계도에 의해 역 왼편으로 동서 230m, 남북 260m 규모의 격자 주거지에 17동 34호가 건설되었다는군요. 읍내 규모에 비해 이국적인 모양의 목조가옥들이 유난히 많이 남아있고 일제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흔적입니다. 과거에 비해 일제시대 가옥들이 많이도 개조도 되었고 철거된 건물도 많습니다. 철도관사마을과 송원마을 등지에 아직도 빛바랜 모습으로 이국적인 모습의 일제가옥이 제법 남아 있네요. 부끄러운 시절이 남긴 유산일지라도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있는 집들은 잘 보수하여 외부의 사람들이 탐방할 수 있도록 역사의 흔적으로 남겨두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자수 식당>에 <보리수 다방>, 게다가 <인간서점> 까지... ㅎㅎ 우리가 어릴 때 많이 보아왔던 그러나 지금 대도시에서는 찾기 어려운 그리운 상호들입니다.

 

 

 

  

 삼랑진 역전 풍경입니다. 가장 번화한 거리이겠군요.

 

 

 

 

 

  위의 사진은 삼랑진역 구내에 위치한 급수탑입니다. 이 시설물은 경부선을 운행하던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1923년 삼랑진역 내에 건립된 것이지요. 하부는 석조로 되어 있고, 상부는 철근 콘크리트이지만 석조의 무늬를 나타내기 위해 줄눈을 표시하였고 위쪽에 철제 물통실을 설치하였습니다. 당시 교통 요충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삼랑진역의 철도 시설물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2003년 1월 28일 등록문화재 제51호로 등록되었습니다. 탑1기, 면적 36.7㎡ 우물 1개소, 면적 23.6㎡ 의 규모이군요.

 

 

 

 

 

 

 

 삼랑진읍은 삼랑진역, 철도관사, 삼랑진5일장인 송지시장이 볼만하고, 영화 ‘청풍명월’로 알려진 ‘만어사’도 유명합니다. 만어사 운해는 밀양 8경으로 알려져 있지요. <작원관>은 옛 영남대로 험애(險隘) 중의 하나로 임진왜란 전적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김해시와 밀양시를 잇는 <삼랑진철교>는 '콰이강의 다리'라 불리며, 곽경택 감독의 영화 '똥개'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정우성이 주연으로 나왔지요. 다음 기회에 소개할까 합니다.

 그외에도 삼랑진에는 천주교 순교자 '김범우의 묘'와 기념성당이 있습니다. 오수영 신부님이 지은 천주교 장애인 복지시설 '오순절 평화의 마을' 도 유명합니다.

 

 

 

 열차를 타고 남행합니다. 삼랑진역 바로 옆의 역, 매화꽃이 만발했다는 원동역으로 이동합니다. 원동역에서 40분이면 부산역에 도착합니다.

 

 

 

 

 

 지난 휴일이 원동매화축제가 열린 날이었지요. 수많은 인파가 열차에서 내리는군요.

 

 

 

 

 

 

 

 

 멀리 갈 것도 없이 원동역에서 10분 거리인 순매원에서 매화를 구경합니다. 이 곳은 철길 옆에 위치한 매실농장인데 매화와 철길이 어울린 사진을 얻기 위해 출사한 사진애호가들이 해마다 이 시기에 대거 모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동역 옆 순매원 언덕에서 열차가 올 때 사진을 찍으면 이런 그림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원동역은 낙동강가의 매화와 벚꽃, 갈대가 고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이름난 곳입니다. 인근에는 영남알프스의 배내골, 천태산, 토곡산을 비롯한 등산 코스와 관광지가 있습니다. 기차는 하루 17회 원동역에 멈추는데요. 그 중 경부본선을 달리는 열차는 6회이고, 나머지는 진주~순천 간 경전선 열차와 부산~영주 간 경북선 열차입니다. 어느 여행작가는 강원도에 정동진이 있다면 영남지방에는 정남진인 원동역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원동역에 내려 주위를 살펴보면 매화와 강 풍경 외에는 볼거리가 별로 없어 실망을 금치 못합니다. 강변 풍경도 4대강 정비 사업 때문에 이리저리 마구 파헤친 상태라 황사 같은 모래 바람만 불어 을씨년스럽습니다. 빨리 공사가 끝나야 할텐데요. 그리고 양산시 원동면은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는 배내골 등에 투자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기차역과 면사무소가 있는 거리는 초라하게 퇴락한 시골에 다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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