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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소설

김내성 장편소설 『청춘극장』

by 언덕에서 2011. 9. 2.

 

김내성 장편소설 『청춘극장』

 

 

김내성(金來成.1909∼1958)의 장편소설로 1953∼1954년에 [청운사]에서 전5권으로 간행하였으며, 1970년 [성음사]에서 3권으로 출간하였다.

 일제 강점기 말 젊은 남녀의 애정문제에 독립투쟁의 사회상을 곁들인 중간소설로 김내성의 초기 추리소설에서 보여준 치밀성에다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흥미를 적절하게 가미시켜 본격적 대중소설의 영역을 확대시킨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사건의 필연성과 인물의 성격이 조화되지 않아 오직 흥미본위의 작품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주인공의 애국운동을 미화시킴으로써 소설적 의미를 부여했다. 당시의 일반 대중에게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 소설로서 김진규, 김지미, 황정순, 최무룡, 이민자, 김동원, 장동휘, 윤정희, 김희라, 신영일, 김창숙 등 인기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로도 여러 차례 제작, 상영되었다.

 

영화 <청춘 극장, Story of the Youth , 1967 제작>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백영민은 완고한 구시대의 사상에 젖은 부모에 의하여 연상의 여인 허운옥과 정혼한다.

 그러나 동경 유학을 감행하면서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부모와의 약속을 깨뜨리고, 오유경이라는 여인을 깊이 사랑하게 된다.

 한편, 백영민의 친구인 신성호와 장일수는 각각 백영민을 좋아하던 기생 춘심과 영민의 약혼녀인 허운옥을 각각 사랑하게 된다. 오유경 역시 영민의 아들 금동을 낳을 정도로 백영민을 사랑하나, 한편으로 김준혁의 사랑을 받게 된다. 춘심은 친일파이자 오유경의 아버지인 오창윤 및 최달근과 관계를 맺으며, 오창윤의 소실이 된다.

 그러던 중 백영민은 학도병으로 끌려가서 전투 중 부상을 당한다. 그의 소식을 알기 위하여 찾아 나선 허운옥은 한때 오창윤ㆍ최달근을 협박하여 총격전까지 벌였던 투사 장일수를 만나 우연히 그를 도와주며, 존경하게 된다. 장일수는 허운옥에게 사랑을 고백하나, 그녀가 친구 백영민의 약혼녀임을 알자 포기한다.

 허운옥은 부상당한 백영민을 찾아내어 간호하고 함께 고향에 내려오지만, 고향에는 오유경이 아들 금동이를 데리고 와서 살고 있다. 그들이 함께 상면함으로써 모두들 번민에 빠진다. 허운옥은 결국 자살을 결심하고 나가다가, 집요하게 자신을 따라다니던 헌병 박준길에게 잡혀 실랑이를 벌이던 중 그를 살해하고,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는다.

 백영민은 허운옥을 살리기 위하여 번민하고, 오유경 또한 괴로워하던 중 금동이 폐렴으로 죽자 자살한다. 이때, 광복이 되고 정치범들이 풀려나오자 장일수는 허운옥을 맞이하여 환성을 지르지만, 백영민은 오유경의 죽음 앞에서 허탈감에 빠져 그 역시 자살하고 만다. 

 

영화 <청춘 극장, Story of the Youth , 1975 제작>

 

 

이 작품에서 주인공 백영민이 여러 여성으로부터 받는 사랑은 필연성은 없으나 흥미를 조장시키는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백영민의 성격을 구국의지, 덕성의 진지함 등으로 묘사하여 이상화시킴으로써 독자들의 선망을 모으고 결말에서 그의 자살과 광복의 기쁨을 대조시킴으로써 독자의 동정을 사게 만들었다. 이처럼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사건의 필연성과 인물의 성격이 조화되지 못하고 오직 흥미만 유발한 작품이나, 백영민과 친구들의 애국운동을 미화시킴으로써 소설적 의미를 획득했고 1950년대 최고의 인기소설로 자리 잡게 되었다.

「청춘극장」은 우리 나라 광복 전후의 파란만장한 현실상을 파노라마같이 다양한 필치로 보여 주는 그림 같은 소설이다. 일제 말기의 청춘 남녀의 애정과 독립투쟁 양상 등을 다루었고 추리소설에서 익힌 치밀한 구성력과 대중적 흥미를 융합하였다.

 


 꿈 많은 장일수, 꼬마신랑 백영민, 콘사이스 신성호 등 삼총사를 세로축으로 하고 땅개 최달근, 애꾸눈이 박준길과 허운옥, 오유경, 박춘심, 나미에 등 개성이 다른 여인들을 가로축으로 등장인물의 변화 무상한 활약상을 통하여 흥미진진하게 엮어 간 애정소설이요 사회소설이기도 하다.
「청춘극장」은 1949년부터 여러 해에 걸쳐 구 [한국일보]에 연재되었고, 이해 11월에 1, 2부가 단행본으로 [청운사]에서 간행되었다. 이 소설은 1953년에 전5부작이 단행본으로 처음 간행된 이래 거의 10년마다 다시 간행되었고, 여러차례 영화와 TV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시대를 초월하여 그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관심과 호응이 지속되는 유별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