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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전쟁의 대서사시 『전쟁과 평화』

by 언덕에서 2011. 9. 28.

 

 

 

 

 

 전쟁의 대서사시 『전쟁과 평화』

 

 

 

 

 

 


1956년 킹 비더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오드리 햅번, 멜 페러, 헨리 폰다, 멜 페러 등이 출연했고 한국에는 1977년 재개봉되었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의 대하소설 '전쟁과 평화'를 파라마운트社가 하나의 업적을 남기겠다는 각오로 영화화한 초대작이다.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인간과 전쟁, 그리고 사랑의 대하 드라마로 개봉 당시 엄청난 규모의 제작비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2시간으로 줄여서 상영했던 것을 1977년에 3시간 15분 완품으로 재개봉되었다.

 원작에 충실한 대사, 오드리 헵번만의 특유의 연기, 당시 블럭버스터 영화로서 손색이 없는 웅대한 전투씬등 볼거리가 많은 영화이다.

 현대영화 기법과 빠른 장면 전환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긴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원작 느낌을 잘 반영하고 작가가 작품을 통해서 주고자 한 메시지를 영화에서도 잘 재현하여 감동이 큰 영화이다. 1957년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805년 초여름의 어느 날, 피에르(헨리 폰다)는 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아버지의 많은 유산을 상속받아 가지고 엘렌과 결혼한다. 러시아는 서유럽에 출병하게 되는데, 쿠투조프가 사령관으로, 안드레이(멜 페러)가 부관으로 나갈 때 니콜라이도 지원해서 같이 출정한다.

 한편 피에르(헨리 폰다)는 아내 엘렌을 처음에는 고전적인 미인이라고만 생각하고 결혼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 영지(領地) 개혁운동에 헌신한다.

 1806년 나폴레옹 전쟁이 다시 일어났고, 1808년 휴전이 성립된 다음, 안드레이(멜 페러)는 로스토프 집에 찾아가 나타샤(오드리 헵번)와 사랑을 속삭인다. 그러나 나타샤(오드리 헵번)는 안드레이가 로마에 여행 간 틈에 다른 남자와 결합하고 만다.

 1812년 나폴레옹은 대군을 이끌고 모스크바에 진군해 들어오게 되자, 안드레이는 군에 입대해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여 때마침 옆에서 반사상태(瀕死狀態)에 이른 아나톨(비토리오 가스먼)을 만난다. 아나톨은 바로 자기 애인 나타샤(오드리 헵번)를 범한 사람이었다. 안드레이는 원수라면 원수일 수 있는 아나톨을 보고 미움보다 사랑과 동정을 느끼게 된다.

 이러는 동안에 뜻하지 않게 모스크바에서 후퇴명령이 내려진다. 최후까지 남았던 로스토프 집에서도 집을 비우게 되자, 전쟁터에서 운반되어 온 부상병 중에서 안드레이를 만난 나타샤는 그의 손을 잡고 용서를 빈다. 그러나 안드레이는 죽고 만다.

 

 

 한편, 피에르(헨리 폰다)는 전선에 나가 나폴레옹 군에게 포로가 되었다가 구사일생으로 돌아와 보니, 엘렌이 치정(癡情)으로 번민하다가 죽은 것과 안드레이가 정사한 일에 가슴 아파 한다. 나폴레옹 군에 유린된 바 있는 모스크바가 차츰 복구될 무렵, 피에르(헨리 폰다)는 안드레이의 누이를 찾아갔다가 뜻밖에도 나타샤를 만난다.

 그로부터 7년의 세월이 흘러간다. 1820년 가을의 어느 날 피에르와 나타샤는 세 어린이를 데리고 니콜라이의 집을 찾아간다. 피에르는 집안일을 모두 아내에게 맡기고 어떤 정치단체 일을 보고 있었다. 일동은 한 방에 모여앉아 옛 일을 회상하게 된다. 모스크바가 불바다가 되던 일, 그러나 모두 먼 일의 추억이 될 뿐이었다.

 


 원작에는 수백 명의 인물이 등장해서 처음 작품을 대하는 독자에게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기억하는 일만으로도 벅차다. 하물며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영화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닌 게 이 영화를 보는 고충이다. 영화 줄거리 파악하기도 힘겨운 분은 위의 원작 줄거리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원작에 충실한 것으로 보이는 이 영화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작품의 주제를 한두 마디로 말하기가 무척 어렵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젊은 귀족 여인 나타샤의 성장기로 봐도 되고, 안드레이와 나타샤, 피에르의 사랑의 삼각관계로 봐도 무난할 것이다. 그러나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러시아의 젊은이들이 전쟁 전에 나폴레옹을 희대의 영웅으로 존경하다가 전쟁을 겪으면서 증오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적국의 수장을 존경하면서 전장에 나서야 하는 러시아 젊은이들의 지적 방황은 이 작품의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이 문제에 주목하다 보면 프랑스가 왜 러시아를 침공했는지? 프랑스 혁명에 열광한 지식인 민중이 왜 독재 군주 나폴레옹을 지지하다 철회했는 지를 알게 된다.

 위대한 고전을 영화로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 모스크바 함락, 초토화 작전으로 퇴각할 수밖에 없었던 프랑스군 등등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장면들을 엄청난 돈을 들여 찍어내었다. 영화 자체로도 기념비적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