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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다자이 오사무 장편소설 『인간실격(人間失格)』

by 언덕에서 2011. 3. 7.

 

다자이 오사무 장편소설 『인간실격(人間失格)

 

일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1909∼1948)의 소설. 1948년 6월부터 8월까지 [전망(展望)]지에 연재하였고, 그 해 단행본으로 출간하였다. 작자가 그의 애인과 함께 투신자살하기 수개월 전에 쓰인 작자 자신의 자화상이다.

 도쿄대학 불문과 중퇴한 오사무는 재학 중에는 반제동맹(反帝同盟) 등 좌익 운동에 참가하였다가 후에 이탈하였으나, 그 좌절감을 평생토록 떨치지 못하여 그의 작품에 영향을 남겼다. 벗을 수 없는 죄악감과 절망적으로 분쇄된 순수성과 예민한 자의식을 캐리캐추어에 감싸서 반속(反俗) 정신을(反俗) 꿰뚫으려 한 <도화의 꽃>(1935)을 비롯하여 최초의 단편집 <만년(晩年)>에 정리된 작품들을 발표하여 전향시대가 낳은 대표적 작가의 하나가 되었다. 1935년 일본 '일본낭만파'에 참가하였으며, <다스 게마이네>(1935) <20세기 기수>(1937) <Human Lost>(1937) 등 역작을 발표하였고, 군국주의적 억압의 강화는 그 작품에도 변화를 주어 어두운 실감을 내부에 간직한 채 인생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측면을 포착, 묘사한 <만원(滿願)>(1938) <모디가 다께백경(富嶽百景)>(1939)모디가다께백경(富嶽百景)>(1939) 등을 썼다. 그 후 인간성의 미묘한 명암을 풍부다채롭게 전개한 <팔십팔야(八十八夜)>(1939) <달려라 메로스>(1940) <신(新) 햄리트>(1940)신(新)햄리트>(1940) 등을 썼다. 태평양전쟁 중에는 향토기행의 중편 <쓰가루(津輕)>(1944) <신석(新釋) 여러 고장 이야기>(1944) 등을 발표하였다. 전후에는 주어진 자유에 들떠 있는 시류에 반항하여 들어앉아 얼마동안 단편으로 모색하다가 다시금 <겨울의 꽃불>(1946) <뷔용의 아내>(1947) <사양(斜陽)>(1947) 등에서 「인간실격(人間失格)」(1948)에 이르는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임으로써 마음에 입은 상처를 펼치고, 데카당스에 함락하는 자기를 허용고무하려 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성의 아름다움과 순수에의 애착과 사회를 한결 통절(痛切) 한(痛切) 것을 표현하려는 파멸적인 창작 방법에 전력을 기울였으며, 특히 전후 발표된 <사양(斜陽)>은 청년층의 열렬한 환영을 받음으로써 일약 인기작가가 되었으나 마침내는 애인과 정사(情死)를 하였다.

인간실격(人間失格)」은 청춘기 이래의 자학과 반항ㆍ패배에 색칠된 생애를 회화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낭만적 심정으로 흥청거리며 살아온 작자의 모습이 가슴 아프도록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다자이 오사무는 1940년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이 작품을 완성한 뒤 자살하였다.. 

 

영화 [인간실격], 2019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나는 남과는 다른 감각이 있어 그에 대한 혼란해 발광할 것 같다. 게다가 온전히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는 나는, 인간에 대한 마지막 구애로서 익살스러운 광대 짓을 하게 된다. 하지만 부잣집 아들인 "나"의 본성은 가정부나 하인에게 범해지는 잔혹한 범죄('강간'으로 추정함)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 힘없이 웃고 있는 인간이었다. 결과적으로"나"는 서로 속이는 인간들에 대한 난해함 끝에 고독을 선택한다.

 중학교 시절, 나는 익살꾼이라고 하는 자신의 기술이 간파될 것 같게 되어 두려워한다. 그 후 구 제국고등학교에 있어 인간에게 대한 공포를 감추기 위해서 나쁜 친구 호리키에 의해 술과 담배와 매춘부와 좌익사상에 빠져들게 된다. 이것들은 모두, 나에게 있어서 추악한 인간사로부터 잠시나마 해방을 가져왔다.

 그러나 급격하게 환경이 바뀌는 것에 따라 여러 가지 속박으로부터 피하기 어려워져, 결과적으로 술집 여급인 유부녀와의 따뜻한 하룻밤 뒤에, 그녀와 동반 자살을 기도하지만, 미수에 그치고, 혼자 살아남아, 경찰과 검찰에서 자살방조죄를 추궁받는다. 결국, 부친과 사업 거래 경험이 있는 남자를 보증인(인수인)으로 해서 석방되지만, 혼란한 정신 상태는 계속된다.

자살 시도를 계기로 고등학교를 퇴학당하고, 한때 보증인(인수인) 남자의 집에 체류하게 되지만, 남자에게 장래에 어떻게 할 건지 추궁받아 나는 가출을 한다. 그것을 계기로 아이 딸린 여자나, 바의 마담 등과의 파괴적인 동거 관계에 몰두하게 되어, 나는 한층 더 깊은 절망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 끝에 마지막으로 동거했고 처음으로 결혼했던 순결한 여자가, 근처 상인에게 강간당하고, 그로 인해 지나친 절망에 술에 절어 지내다가, 마침내 어느 날 밤, 우연히 찾아낸 수면제를 이용해, 발작적으로 다시 자살 기도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났지만, 더욱 몸이 쇠약해져 한층 더 술독에 빠지게 되어, 어느 눈 오는 날 밤 결국 객혈한다. 약국에서 처방된 모르핀을 사용하면 급격하게 상태가 회복됐기 때문에, 거기에 맛을 들여 몇 번이나 사용하게 되다가 결국 모르핀 중독에 걸린다.

 모르핀을 너무 원한 나머지 몇 번이나 약국으로부터 외상으로 약을 사다가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액수가 되어, 마침내 약국의 부인과 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그 부인은 두 다리가 불구인 소아마비였다. 어쨌든 그 자신의 죄의 무게에 참을 수 없게 되어, "나"는 친가에 상황을 설명해 돈을 원한다는 편지를 보낸다.

 이윽고, 가족의 연락을 받은 것 같은 보증인(인수인) 남자와 호리키가 와서, 병원에 갈 것을 결정한다. 목적지는 요양소라고 생각했는데 정신병원에 입원당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미친 사람으로서 평가를 받아진 것을 느끼고, 나는 이미 인간을 실격했다고 확신하기에 이른다.

 수개월의 입원 생활 후, 고향에 간 나는 거의 폐인이 되어, 불행도 행복도 없고, 단지 지나갈 뿐이라고 중얼거린다.

 

 

 

일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太宰治.1909&sim;1948)

 

 순수하고 여린 심성의 젊은이가 인간 사회의 위선과 잔혹성을 견디지 못하고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로, 어느 세계에도 속하지 못한 채 인간 실격자로 전락한 주인공의 내면을 치밀한 심리묘사로 기록하였다. 다자이 작품 속의 타락과 자기 파괴적 언행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후 공황상태에 빠진 일본 젊은이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이 소설은 다자이 오사무 문학의 결정판으로 처음으로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쓴 정신의 자화상이다. 자신을 객관화하는 머리말과 후기 사이에 지금은 미쳐 버린 오바요조(大庭葉藏)라는 인물의 수기를 3부로 나누어 소개하는 형식의 소설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자신의 체험을 그리면서 세속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고 인간존재의 본질을 묘사하여 기성세대로 들어서는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다.

 

 

 다자이 작품은 기성세대의 가치관 및 윤리관, 도덕관이 패전과 함께 붕괴되면서 기존 사회에 속한 모든 것을 거부하고 새로이 시작하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을 담고 있다. 어떻게든 사회에 융화하고자 애쓰고, 인간에 대한 구애를 시도하던 주인공이 결국 모든 것에 배반당하고 인간 실격자가 되어가는 패배의 기록인 이 작품은 그런 뜻에서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고발 문학이라 할 수 있다.

 고전적 완성에 대하여 뼈저린 애착의 심정으로 숭앙의 절을 하면서, 그러나 동시에 현대의 예술가로서 이에 반역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을 표현한 자탄의 노래라고도 할 수 있다. 탁월한 외적 미모와 순결한 심정의 소유자인 작자가 세속의 우매와 추악 앞에서 인간이기를 스스로 실격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는 것, 자신을 신의 위치에까지 높이지를 못하고 드리어 그 작품이 세속적 갈채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자조의 표백이다. 죽음을 앞둔 작자의 비통한 절규로서 주목을 끈 작품이다.